류현진이 다시 만난 양키스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1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TD볼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서 6.2이닝4피안타1볼넷7탈삼진 비자책1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챙겼다. 경기는 류현진의 호투와 타선의 적절한 폭발에 힘입어 토론토가 7-3으로 승리하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12.1이닝4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리 없이 1패만을 안았던 류현진은 두 경기 만에 다시 만난 양키스를 상대로 흠잡을 데 없는 투구를 펼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시즌 첫 승도 중요했지만 올 시즌 처음 올랐던 임시 홈구장 TD볼파크에서 비자책 투구를 펼친 것도 대단히 고무적이었다(토론토는 올해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로저스 센터를 사용하지 못한다).
 
역투하는 류현진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 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에서 토론토의 류현진이 투구하고 있다.

▲ 역투하는 류현진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 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에서 토론토의 류현진이 투구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2회 KKK이닝 포함해 3회까지 9타자로 완벽투

류현진이 작년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계약했을 때 야구팬들이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바로 토론토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했다는 점이었다. 그 중에서도 류현진이 LA 다저스 시절부터 부담스럽게 생각했던 양키스를 자주 만나야 한다는 점은 류현진의 토론토 생활에 큰 걸림돌이 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토론토 이적 후 3차례의 양키스전에서 17.1이닝7실점(평균자책점3.65)으로 비교적 선방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주전 선수 몇 명이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토론토는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이 있었던 루어데스 구리엘이 라인업에 포함되면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제외한 주전 대부분이 선발 출전했다. 배터리 호흡은 전담포수 대니 젠슨과 맞췄다. 이에 맞서는 양키스는 개막전에서 류현진에게 홈런을 친 개리 산체스가 4번타자로 출전하는 등 류현진을 맞아 라인업에 7명의 우타자를 배치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임시 홈구장 TD볼파크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작년 아메리칸리그 타격왕 DJ 르메휴를 상대로 1볼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2번타자로 출전한 홈런타자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상대로 3구 만에 병살타를 유도하며 깔끔하게 주자를 지웠다. 류현진은 2사 후 애런 저지마저 루킹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부담스런 1회를 공12개로 가볍게 넘겼다.

토론토가 1회 말 공격에서 공8개 만에 삼자범퇴로 물러난 가운데 류현진은 2회 투구에서 개막전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을 쳤던 산체스를 시속 148km의 빠른 공으로 삼진 처리했다. 스위치히터 애런 힉스 역시 주무기 체인지업을 통해 삼진으로 잡아낸 류현진은 2사 후 추신수(SSG 랜더스)의 옛동료 루그네드 오도어마저 3구 삼진으로 처리하며 'KKK이닝'을 만들었다(1회 마지막 타자 저지부터 4타자 연속 삼진이었다).

토론토는 2회 말 공격에서 9번타자 조쉬 팔라시오스의 적시타로 2점을 선취했고 류현진은 2점의 득점 지원을 얻고 3회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지오바니 어셀라를 공2개로 땅볼 처리한 류현진은 1사 후 클린트 프레이저 역시 공2개 만에 내야 플라이로 가볍게 잡아냈다. 2사 후 9번 타자 제이 브루스를 상대로는 2볼1스트라이크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지만 커브를 통해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장타 두려워 않은 공격적인 승부 통했다

토론토는 3회 말 공격에서도 랜달 그리칙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추가했고 류현진은 4회 다시 양키스의 상위타선을 상대했다. 첫 타석에서 안타를 허용했던 르메휴를 루킹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기분 좋게 4회를 출발한 류현진은 스탠튼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그리고 저지를 상대로 6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1회 무사1루부터 시작된 11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토론토는 4회 말 공격에서 2사 후 세미엔의 솔로 홈런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적시 2루타로 스코어를 5-0으로 벌렸다. 5회 투구에서 선두타자 산체스를 3루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1사 후 힉스에게 이날 경기 두 번째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고 오도어를 상대로 이날 경기 두 번째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올 시즌 처음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토론토는 5회 말 텔레즈의 홈런으로 점수 차를 6점으로 벌렸고 5회까지 투구수가 57개에 불과했던 류현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선두타자 어셀라를 커터로 삼진 처리한 류현진은 1사 후 프레이저 역시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시속 147km의 빠른 공을 통해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류현진은 2사 후 브루스에게 2루타, 르메휴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스탠튼을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6회까지 79개의 공으로 양키스 타자들을 압도한 류현진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저지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류현진은 1사 후 산체스를 실책으로 출루시키고 힉스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1사2,3루의 위기를 맞았다. 류현진은 오도어를 2루 땅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 점을 내준 후 마운드를 데이비드 펠프스에게 넘겼다. 물론 실책으로 출루한 주자였기 때문에 류현진의 자책점으로 기록되진 않았다. 

투수가 초구부터 공격적인 투구를 하면 투구수가 절약되고 타자들과의 싸움도 더 유리해 진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타자들과의 노림수에 걸릴 확률도 높아져 난타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섣불리 타자들과 공격적인 승부를 벌이기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류현진은 속구와 체인지업은 물론이고 커터와 커브까지 원하는 코스로 넣을 수 있는 빅리그 정상급의 제구력을 가진 투수다.

실제로 류현진은 이날 24명의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14개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양키스의 홈런 타자들을 상대로 유인구 위주의 조심스런 투구를 펼칠 거라는 예측을 역으로 이용한 것이다. 그 결과 류현진은 시속 150km가 넘지 않는 공으로도 양키스를 상대로 6이닝 동안 7개의 삼진을 잡으며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시즌 첫승을 따낸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19일 캔자스시티 로얄스전이나 21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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