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이 시즌 초반 흔들리고 있다. 구창모와 웨스 파슨스, NC 다이노스의 주축 선발 투수가 두 명이나 빠진 상태에서 개막전을 맞이했지만 선발과 불펜 할 것 없이 마운드의 상태가 좋지 않다.

4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서는 2실점을 기록했던 마운드가 주중 3연전으로 접어들면서 대량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이 어느 정도 득점 지원에 나섰음에도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에서 단 1승을 거두는 데에 그쳤다.

아직 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으나 지난해 정규시즌을 시작할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개막 이전만 해도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큰 전력 누수가 없어 무난하게 1강으로 분류됐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달라졌다.
 
 6일 롯데전 선발로 등판한 송명기

6일 롯데전 선발로 등판한 송명기 ⓒ NC 다이노스

 
변수 많은 선발진

골밀도 문제로 좌완 선발 구창모의 합류가 늦어지는 것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이동욱 감독 역시 구창모가 조급함 없이 차근차근 몸상태를 끌어올리길 바랐고, 재활 프로그램에 맞춰서 복귀를 준비 중이다.

문제는 나머지 선발 투수다. 구창모가 빠져도 여전히 선발진이 탄탄하다는 평가가 무색해질 정도로 대부분의 선발 투수들이 첫 등판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어깨 통증으로 파슨스가 로테이션에 들어오는 시점이 늦어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지난해 우승을 했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실망스러운 홈 4연전이었다.

'에이스' 루친스키부터 출발이 좋지 않았다. 루친스키는 지난 4일 LG와의 홈 개막전에서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99구를 던졌다. 4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으나 원하는 대로 투구수 관리를 하지 못하면서 이닝이터로서의 임무를 수행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루친스키에 이어 2선발 중책을 맡게 된 송명기는 6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2.1이닝 3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3회 초 송명기가 던진 빠른 공이 마차도의 머리로 향했고, 결국 퇴장 조치를 받아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시즌 첫 승을 신고한 7일 롯데전에서도 이재학(3.2이닝 5피안타 6사사구 3탈삼진 6실점)이 아쉬움을 남겼고, 8일 선발이었던 김영규도 기대 이하였다. 2.2이닝 4피안타 6사사구 2탈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 지금까지 5이닝을 채웠던 선발 투수는 루친스키 단 한 명에 불과하다.
 
 시즌 초반부터 임창민을 비롯해 필승조의 어깨가 무겁다.

시즌 초반부터 임창민을 비롯해 필승조의 어깨가 무겁다. ⓒ NC 다이노스

 
믿었던 불펜도 고개 숙였다...마운드 부진 장기화되나

지난해 NC의 통합 우승을 이끈 불펜도 흔들리고 있다. 4일 LG전에서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좌완 임정호가 0.2이닝 동안에 피안타와 사사구를 각각 1개씩 기록했고, 바뀐 투수 임창민이 적시타를 허용하며 승계주자 1명이 홈을 밟았다.

주중 3연전에선 말 그대로 처참했다. 6일 선발이었던 송명기가 예상보다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마운드 운영이 꼬이기 시작했고, 화요일부터 무려 8명의 불펜 투수가 등판했다. 이 과정에서 원종현과 문경찬이 피홈런을 허용하는 등 9회초에만 5점을 헌납했다.

그나마 7일 경기에서 이재학에 이어 등판한 강동연이 3.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는 듯했지만, 곧바로 8일 경기에서 다시 불안함을 드러냈다. 임창민과 홍성민이 나란히 1이닝을 던지면서 피안타 3개씩 허용했고, 경기 후반에 등판한 류진욱과 이승헌의 투구 내용도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7일 6타점을 몰아친 나성범의 활약이 없었다면 NC는 개막전부터 4연패 수렁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매일같이 타선이 잘해주길 바랄 수도 없고, 아직 다 올라오지 않은 주축 타자들의 컨디션을 감안할 때 마운드의 반전이 필요하다.

홈 4연전에서 1승만 수확한 NC는 광주로 이동해 9일부터 KIA 타이거즈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미 롯데와의 3연전에서 불펜 투수들의 체력 소모가 컸던 만큼 기대감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일정이다. 마운드의 부진이 더 길어지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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