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이영준 PD 방송 30주년을 맞은 KBS 1TV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의 이영준 PD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생방송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아침마당' 이영준 PD 방송 30주년을 맞은 KBS 1TV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의 이영준 PD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생방송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매일 아침 8시 25분 변함 없이 자리를 지켜온 KBS 1TV <아침마당>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오는 5월이면 1991년 5월 20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로 꼬박 30년째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사옥에서 진행된 생방송 촬영 현장을 찾았다. 방송을 30여 분 앞둔 시점, 스튜디오에는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었다. 생방송 시간이 다가오자 코로나19 방역 지침 준수를 위해 출연진과 몇몇 필수 스태프를 제외하고는 모두 스튜디오 밖으로 나가야 했다. 최종 리허설 역시 꼭 필요한 인력만 남긴 채로 진행됐다.

프로그램의 상징같은 방청객 없이 조용한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이 시작됐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풍경이었다. 방송 직후 만난 이영준 PD는 "처음엔 (방청객 없이 방송하는 게) 참 힘들더라"고 토로했다.

"그래도 이펙트(박수소리 효과)는 쓰지 말자고 했다. 그건 사기 아니냐. 처음에는 진짜 많이 허전했다. 열 몇 분이 (방청석에) 앉아 계시면 느낌이 참 좋다. 그러면 패널들도 신이 난다. 눈 앞에서 호응해주시고 그러니까. 그런데 아무도 없는 곳에다가 이야기를 하려니 처음엔 출연자들도 힘들어 했다. 이젠 다들 익숙해진 것 같다. 생방송 스튜디오는 코로나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 코로나19 때문에 섭외도 힘들었고, 투명 칸막이도 연출들에게는 어려운 요소다. 투명 아크릴이지만 빛이 반사되니까 앵글 잡기가 쉽지 않다. 코로나가 얼른 걷혀서 MC와 출연자들 사이를 가로막는 판도 없어졌으면 좋겠다."

늘 8% 이상의 고정 시청층을 보유하고 있는 <아침마당>은 코로나 시국에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전문가들을 초빙해 면역력을 올리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코로나19 완치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경각심을 주는 식이다. 매주 목요일 방송되는 '슬기로운 목요일' 코너에서는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출연해 코로나19 백신 안정성에 대해 설명하기도 한다.

이영준 PD는 "코로나가 한창 기승 부릴 때는 한 주 전체를 코로나 특집으로 한 적도 있다"며 "워낙 인기 프로그램이니까 회사 차원에서도 요구가 있다. 중요한 어젠다를 소화해야 할 때가 많다. 최근에 사회적 공분이 있었던 '정인이 사건'도 전문가들을 급히 섭외해서 아동학대 사태의 본질에 대해 <아침마당>답게 풀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침마당' 이영준 PD 방송 30주년을 맞은 KBS 1TV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의 이영준 PD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생방송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아침마당' 이영준 PD 방송 30주년을 맞은 KBS 1TV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의 이영준 PD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생방송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매주 금요일 '생생토크' 코너를 맡고 있는 이영준 PD는 1991년 KBS에 입사했다. 그는 "<아침마당>과 입사 생일이 똑같다"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프로그램을 '해우소'(불교에서 화장실을 이르는 말)에 비유했다.

"제가 올해 입사 30주년인데, <아침마당>도 30주년을 맞았다. 제가 KBS에 들어왔을 때 이 프로그램도 막 시작했다. 그래서 감회가 좀 새롭지. 그런데 그동안 한 번도 맡지 못했다가, 입사 27년 차였던 2018년에 처음 맡았다. 7~8년 만에 현장으로 복귀한 것이었는데 너무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KBS의 자랑이고 소중한 자산이기도 하다. 주 시청층도 연배가 있으신, 말하자면 KBS의 근간을 이루는 세대이지 않나. 예전에는 여성 시청자층이 많다고 여겼는데 요즘은 남성 시청자도 그에 못지않게 많은 것 같다. 공영방송의 가치에도 맞는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나는 이 프로그램이 '해우소'같다고 생각한다. 편안하게 볼 수 있고, (마음의 근심을) 풀 수 있으니까."


매주 10명가량의 출연자와 함께하는 '생생토크' 코너 특성상 이영준 PD는 금요일마다 오전 6시즈음 이른 출근을 해야 한단다. 출연자가 많을수록 미리 준비하고 체크해야할 것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는 "패널들도 보통 7시 전에 스튜디오에 오신다. 메이크업도 해야 하고, 전체 대본 리딩도 해야 하니까"라면서도 "코너마다 성격이 달라서 (연출도) 매일매일 다르다"고 설명했다. 

"8800회가량 방송을 하다보니 하나의 확실한 루틴이 생겼다. 워낙 오래된 프로그램이라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더라. 요일별로 다른데 금요일은 워낙 출연하는 패널들이 많아서 이것저것 할 게 많다. 3명의 작가들이 65분 방송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전화기 붙들고 열심히 취재를 한다. 스토리의 힘이 없다면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릴 게 아닌가. 또 저희는 매주 새로운 인물을 불러내야 하기 때문에 한달, 한달 반 전부터 준비한다. 저는 <아침마당> 본령에 가장 충실한 게 금요일 생생토크 코너라고 생각한다. 찜질방 수다같은 느낌인데 너무 고고한 척도 안 하고 대단히 가르치려고 들지도 않고. 편하게 보실 수 있는 방송으로 만들려고 한다."

최근 이 프로그램은 가수 박진영, 비의 출연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두 사람은 지난 1월 1일 생방송에 나와 신곡 '나로 바꾸자'를 공개하고, 일일 멘토로 변신해 스타를 꿈꾸는 후배 가수들에게 조언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당시 방송을 직접 연출한 이영준 PD는 "온라인의 뜨거운 반응을 전부 찾아봤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젊은 층들에게도 점차 확대해나갈 수 있는, 공기같은 프로그램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영, 비가 출연했을 때 젊은 세대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튜브, 포털 사이트에 댓글이 수천개 씩 달리더라. 그 분들이 <아침마당>을 모르는 게 아니다. 청소년 학생들은 우리 프로 타이틀 송을 들으면 '지각이구나, 늦잠 잤다'고 한다더라. 자기들이 보지는 않아도 부모님들이 즐겨 보니까 아는 거다. 그런 1020세대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려면 그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만한 사람을 불러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엔딩에 박진영, 비 신곡 무대가 나갔는데 그걸로도 (인터넷에선) 난리가 났더라. 반응이 좋았다. 카메라 앵글이 신선하다. 음악방송보다 (카메라가) 훨씬 안정적이다. 우리 프로 카메라 감독이 예전에 <뮤직뱅크> 하셨던 고참들이 아니냐는 갑론을박도 펼쳐지고 있더라. 댓글 읽는 재미가 있었다. 박진영, 비가 멋있게 무대를 마치고 숨을 몰아쉬는 장면에서 바로 시그널 음악 빠밤 빠밤 나오는 게 너무 웃긴다는 반응도 많았고."


이어 이 PD는 "매일 보시는 분들은 이 프로그램이 없으면 아침이 안 지나간 것 같다, <아침마당> 보려고 (KBS 채널을) 틀었는데 너무 허탈하다고 호소하시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뉴스특보 등으로 결방되는 날이면, 시청자 참여 어플리케이션 '티벗'에 아쉬워 하는 시청자들의 글이 연이어 올라온다고. 그는 "우리 프로그램이 스테디 셀러이지만 그동안 끊임없이 변화의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이렇게 (30년 동안)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생방송 토크쇼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송 시간이다. 이영준 PD는 "쇼트트랙 계주할 때처럼 65분을 세밀하게 단락별로 나눠서 '랩 타임'을 정한다. 단락이 끝나야 할 시간인데, 이야기가 길어지면 빨리 넘어가야 한다고 MC들에게 신호를 준다"며 "저도 생방송을 연출하다 보면 이야기에 푹 빠져서 시간을 잊을 때가 있다. 그러면 작가들이 제게 말해주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생방송 스튜디오 곳곳에는 '빨리빨리', '마무리', '시간 부족' 등이 쓰여 있는 커다란 팻말이 놓여 있었다. 이 외에도 '스마일', '박수', '시선 정면' 등 다양한 팻말이 있었고, 생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현장 스태프들은 PD와 소통하며 카메라 뒤에서 이러한 팻말들을 이용해 박수를 유도하고 패널들의 움직임을 조정하는 등 방송의 흐름을 이끌었다. 

이날 생방송에는 배우 이순재, 박정수, 김형자, 전원주, 가수 장미화 등 베테랑 방송인들이 많이 출연했다. 전원주와 장미화, 김형자는 "밧줄로 꽁꽁, 밧줄로 꽁꽁 단단히 묶어라~" 리허설 때부터 여러 번 연습했던 노래로 자신들을 소개했는데 긴장한 탓인지 노래가 살짝 맞지 않았다. 이에 김재원, 이정민 아나운서는 "세 자매분들의 호흡이 잘 맞지는 않았어요", "오늘 급히 결성이 되셔서요"라며 웃어 넘겼다. 덕분에 방송은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이영준 PD는 "장미화 선생님같은 베테랑 방송인 분들도 긴장하신다"며 이를 설명했다.

"출연진 중엔 자꾸 아래를 보는 분들도 있다. 자기가 혹시 대본을 놓칠까봐 그러시는 거다. 저는 그러지 말라고 한다. 실수해도 자연스럽게 넘기는 게 훨씬 중요하다. 연출하는 입장에서는 패널들이 고개를 숙이면 아예 카메라로 잡을 수가 없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고개도 끄덕이고 맞장구도 치고 그래야 하는데, 한창 재밌는 얘기 중에 다음 할 얘기를 생각하며 대본을 보고 계실 때도 있다. 생방송은 편집이 없으니까. 그런게 생방송의 장점이기도 하고 묘미이기도 하다."
 
'아침마당' 이영준 PD 방송 30주년을 맞은 KBS 1TV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의 이영준 PD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생방송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아침마당' 이영준 PD 방송 30주년을 맞은 KBS 1TV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의 이영준 PD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생방송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그러면서 이 PD는 "생방송을 이끄는 MC들의 역할이 정말 크다"며 김재원, 이정민 아나운서를 극찬했다. 그는 "우리 프로그램 MC는 KBS에서 최고로 호흡이 잘 맞는 남녀 아나운서들이 한다. 김재원 아나운서는 정말 징그럽게 잘한다. 이 표현 꼭 그대로 써 달라(웃음). 김재원은 생방송에 최적화된, 생방송을 해야 진가가 드러나는 MC다. 이정민도 생방송을 끝내야 하는 시간을 칼같이 맞춘다. 두 사람만 믿고 있으면 아무런 걱정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생방송에 능한 MC들과 스태프들이 있다고 해도 1년 내내 매일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을 터. 이에 대해 묻자 이영준 PD는 "솔직하게 말하겠다. 사실 녹화 방송도 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1년에 몇 번 안 되긴 하지만 녹화를 할 때도 있다. 어떤 날이냐면, 추석 당일같은 경우다. 스태프들도, 출연자들도 다 고향에 가야 하지 않나. 생방송이니까 아침에 전부 다 나오라고 할 수 없다. 그럴 때는 가족들과 차례 지내시면서 (방송) 보시라고 미리 촬영을 하는 경우가 있다. 주로 녹화는 그날 생방송을 일단 끝내고, 스튜디오는 그대로 패널들만 갈아 끼워서 하는 식이다. MC들 옷 갈아입고 30분 뒤에 바로 들어간다든지. 그런 날도 있다."

<아침마당>은 5월 17일 월요일부터 21일 금요일까지를 '30주년 특집 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30주년 특집 방송은 '희망은 당신입니다'라는 큰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영준 PD는 "BTS도 섭외하려고 했다. 방시혁 대표에게 공개 질의서는 보냈으나 답이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화상채팅을 통해 전 세계에 있는 시청자들을 연결할 계획이라는 힌트를 살짝 공개하기도 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다양하게 준비 중이다. (내가 맡은) 금요일에는 외국에 계신 교포분들을 온라인 화상으로 연결할 것이다. 만약 코로나가 없었다면 공연도 크게 할 수 있었을 텐데. 이 프로그램을 거쳐갔던 좋은 스타들 모셔서 콘서트도 하고 그런 계획도 있었다. 하지만 비대면 시대라서 그렇게 못하는 점이 제일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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