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당 144경기의 정규시즌 일정에서 이제 3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그러나 연습경기,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기대감이 개막 이후에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3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신고한 한화 이글스의 이야기다.

올 시즌을 앞두고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비롯해 외국인 코칭스태프가 대거 팀에 합류한 한화는 스프링캠프부터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선수단 평균 연령이 낮아졌고, 비주전 선수들도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다.

결과적으로 20년 만에 시범경기를 1위로 마무리했고, 개막 이후 3경기에서도 투-타 모두 집중력을 발휘했다. 패배한 경기에서도 1점 차 접전을 펼치면서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팀임을 입증했다.

타선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출루

정은원, 하주석, 노시환, 최재훈, 정진호 등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라인업을 지키는 선수가 적지 않은 가운데, 뉴페이스도 대거 라인업에 포진됐다. 실전을 통해 수베로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박정현을 비롯해 임종찬, 유장혁 등도 개막 이후 기회를 받았다.

6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1점 홈런을 쏘아올린 임종찬 이외에는 홈런포를 가동한 선수가 없다. 중심 타선에 배치된 하주석-힐리-노시환도 마수걸이포를 노리는 가운데, 현재 한화 타선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은 출루다.

8일 오전을 기준으로 0.361의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는 한화는 롯데 자이언츠(0.39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17개의 볼넷으로 이 부문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부 기록을 봐도 한화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타석당 투구수는 4.03개로 전체 5위이지만, 2020년 한화가 기록했던 3.91개보다 늘어났다.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의 경우 0.338로 지난해(0.305)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인다.

4일과 6일 예열 과정을 거친 한화는 7일 SSG와의 경기에서 장단 18안타를 기록했고, 10개의 사사구를 얻어냈다. 무려 17득점을 뽑아내면서 SSG 마운드를 폭격한 한화는 홈런을 한 개도 기록하지 않고도 손쉬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젊은 투수 성장세와 시프트 효과

마운드에서도 변화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두산 베어스(1.33), kt 위즈(1.67)에 이어 팀 평균자책점 부문 3위(1.75)를 기록 중이고,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부문에서도 KIA 타이거즈(0.97)에 이어 2위(1.05)에 위치해 있다.

더구나 외국인 투수 닉 킹험이 아직 선발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고, 국내 선발 투수 장시환도 이제야 로테이션 합류를 눈앞에 둔 상태다. 여의치 않은 사정 속에서도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점에서 마운드의 선전이 의미가 있다.

또한 매 타자, 타석마다 수비 위치를 옮기고 있는 벤치의 적극적인 시프트 활용도 한화 마운드에 큰 힘이 된다. 한화의 팀 투수 BABIP는 0.203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수치가 낮다. 주중에 열리고 있는 SSG와의 경기에서도 한화의 시프트에 이재원, 추신수 등 주축 타자들의 타구가 쉽게 잡혔다.

물론 상대의 도루 또는 기습번트 시도에 대처하는 게 쉽진 않다. kt, SSG 모두 이 부분을 공략하려고 했다. 그러나 수베로 감독과 조성환 수비코치 모두 보완을 하되 시프트를 활용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 듯하다.

당장 팀 성적이 바뀐다고 장담할 순 없지만, 수베로 감독은 팀 리빌딩의 최종 목표를 '우승'으로 잡았다. 갈 길은 멀어도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첫 발을 내디뎠다. 하룻밤 지날 때마다 달라질 한화의 모습에 모든 야구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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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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