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마르소의 머리 위로 헤드폰이 내려앉은 순간, 사랑은 시작됐습니다. 소녀의 눈앞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지요. 아등바등 사느라 자주 놓치게 되는 당신의 낭만을 위하여, 잠시 헤드폰을 써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현실보단 노래 속의 꿈들이 진실일지도 모르니까요. Dreams are my reality.[기자말]
 
 브레이브걸스 '운전만 해'

브레이브걸스 '운전만 해'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롤린'으로 역주행 신화를 쓴 브레이브걸스가 '운전만 해'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8월 발표한 이들의 곡 '운전만 해(We Ride)' 역시 발표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으나 '롤린'이 쏜 신호탄에 힘입어 현재 음원차트 상위권에 안착했다.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왔다는 말이 딱 맞을 정도로 '운전만 해(We Ride)'는 음원 순위권 바깥에서부터 순위권 안으로 진입, 이후에 차근차근 아래서부터 위로 올라왔다. 지금은 차트 줄세우기를 한 아이유의 새 앨범 수록곡들 사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모습이다.

브레이브걸스의 소속사 대표이자 작곡가 용감한형제가 작사·작곡에 참여한 '운전만 해(We Ride)'는 일상 속의 특정한 상황을 그대로 가사로 풀어내는데 이 점이 공감을 끌어낸다. 사실 처음에 곡 제목만 보고서는 굉장히 신나는 곡이라고 예상했다. 여행을 떠나는 커플이 드라이브를 하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내용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들어보니 반대였다.   

"달리는 차 안에 우린 아무 말 없네/ 너는 그렇게 운전만 해/ 난 핸드폰 보네 넌 창밖을 보네/ 난 너무 답답해/ 우리 사이는 막막해 Babe"
 
Radio 소리만 이곳에 이곳에/ That's so sad 무슨 말 좀 해봐/ 말없이 그냥 걷기만 해요/ We just walking down the street/ 아무런 말도 없이/ 처음과는 너무 다른 사이/ 말없이 그냥 먹기만 해요"


부쩍 줄어든 대화와 웃음에 어색해진 연인이 어디론가 이동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습관처럼 식사하러 가기 위해 차에 올라탔지만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공기에 이별을 직감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마음속으로 "우리 사이가 왜 이리 된 걸까"라고 묻는 화자는 "함께 있는 게 불편해졌어"라고 마음속으로 되뇐다.

꼭 연인 사이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법한 상황일 것이다. 인간관계라는 게 워낙 미묘하다보니 서로의 공기가 조금만 차가워져도 부쩍 줄어든 대화, 침묵이 잦아진 시간들 속에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오히려 이별보다, 이런 첫 감지의 순간이 더 슬픈 일이 아닌가 싶다. 

"이 침묵은 깨져야만 해/ 너도 나도 다 알면서도/ 쉽게 뗄 수 없는 입/ 달리는 차 안에 우린 아무 말 없네/ 너는 그렇게 운전만 해"

보통 운전을 소재로 한 노래는 드라이브라는 기분 좋은 경험을 묘사하는 곡들이 대부분인 데 반해, '운전만 해'는 정반대의 그림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운전이라는 단어를 보고는 신나는 곡일 거라 생각한 나의 예상이 빗나갔을 때 기분 좋은 배신감이 들었다. 

많은 이별 노래가 있지만 이렇게 특정한 상황을 가사로 풀어냄으로써 연인의 관계를 짐작하게 하는 스토리텔링은 흔하지 않는 듯하다. 덕분에 노래를 끝까지 듣고 나면 드라마의 한 장면을 본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니 "이 침묵은 깨져야만 해/ 너도 나도 다 알면서도/ 쉽게 뗄 수 없는 입"이란 가사는 독백일 것이다.  

이 커플의 다음 신이 그려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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