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축구대표팀이 22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여자 대표팀은 중국과의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이날 소집됐다. 2021.3.22

여자 축구대표팀이 22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여자 대표팀은 중국과의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이날 소집됐다. 2021.3.22 ⓒ 연합뉴스

 
한국축구의 사상 첫 남녀 동반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꿈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 대표팀은 앞서 통산 11번째이자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제는 여자대표팀의 차례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중국과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플레이오프(PO) 1차전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당초 올림픽 PO는 지난해 3월로 예정되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미뤄졌고, 도쿄올림픽 본선이 1년 연기된 끝에 올해에 열리게 됐다. 홈앤드어웨이로 치러지는 이번 PO는 1차전에 이어 오는 13일 오후 5시 중국 쑤저우 올림픽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차전 원정 성적을 합산해 올림픽을 향한 주인공을 가리게 된다. 1, 2차전 합계 무승부에 원정 다득점까지 같을 경우 2차전 이후 연장전과 승부차기를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된다.

여자축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부터다. 남자축구의 중심이 유럽과 남미라면, 여자축구는 유럽 못지않게 북중미와 아시아의 강세가 두드러진다는게 특징이다.

대회 최다 우승국은 미국으로 자국에서 열린 초대 애틀란타 대회 금메달을 포함하여 6번의 본선중 절반이 넘는 4번(1996, 2004, 2008, 2012)이나 정상에 올랐다. 나머지 두 번은 유럽팀으로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는 노르웨이, 지난 2016년 리우 대회는 독일이 각각 우승한 바 있다.

한국 여자축구는 지난 24년간 단 한 번도 본선을 밟아보지 못했다. 첫 두 번의 대회까지는 직전에 열린 여자 월드컵 대회의 상위 7개국과 개최국이 출전하는 방식이었다. 1996년 애틀란타 대회에는 전년 스웨덴 여자 월드컵 성적으로, 2000년 시드니 대회는 전년 미국 여자 월드컵 순위에 의해 참가국이 정해졌다. 당시 한국 여자대표팀은 여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적이 없어서 올림픽에 나가는 것 자체도 불가능했다.

초창기 8개국이 참여했던 올림픽 본선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10개국으로 확대되며 지역예선이 도입됐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는 12개국으로 늘어났다. 한국 여자축구도 꾸준히 올림픽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2016 리우 대회까지 지역 예선을 넘지 못하고 4회 연속 탈락의 아픔을 맛봐야했 다.

단지 올림픽 본선에 나가지 못했다고 해서 한국 여자축구의 경쟁력이 과소 평가받을 이유는 없다. 남자축구 월드컵에서 유럽 지역 예선을 뜷는 게 본선보다 더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다면, 여자축구도 올림픽 아시아 예선이 비슷한 케이스다. 아시아 여자 축구의 강호로 꼽히는 일본, 중국, 호주, 북한 등은 세계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지닌 팀들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신흥 강호인 한국까지 이들이 단 2장뿐인 출전권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이니 치열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실제로 2012년 런던 올림픽 예선에는 중국이 탈락하기도 했고 2016년에는 일본이 탈락한 바 있다.

현재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8위로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으로서는 4위다. 호주(7위)-일본(10위)-중국(15위) 순서로 한국보다 높은 피파랭킹에 올라있는 AFC 국가들이다.

올림픽을 향한 최종 관문은 중국이다. 비록 중국 남자축구는 아시아에서도 변방에 그치고 있지만 여자축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중국 여자대표팀은 FIFA 여자 월드컵 본선진출 7회, AFC 여자 아시안컵 우승 8회를 기록했으며 올림픽에서는 5번 출전하여 8강에 3회 진출,은메달 1회(1996년 애틀란타)까지 기록하며 아시아 국가로서는 일본(2012년 런던대회 은메달)과 함께 나란히 최고 성적 타이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여자축구는 중국을 상대로 역대 전적에서 4승 6무 27패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국전 마지막 승리는 지난 2015년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렸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1-0)이었고, 이후 최근 5차례 대결에선 1무 4패(1득점 7실점)으로 다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콜린 벨 감독이 부임하고 가장 최근에 치른 중국전이었던 지난 2019년 12월 부산 동아시안컵에서는 중국과 0-0으로 비기며 4연패를 끊는 데 성공했다.

특히 아시아 무대에서 그동안 여러 차례 한국 축구의 발목을 잡아온 것이 바로 중국의 벽이었다. 어쩌면 중국을 넘지 못하고는 올림픽에 나간다고 해도 큰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여자대표팀은 '에이스' 지소연(첼시 위민)을 비롯해 조소현(토트넘 위민), 이금민(브라이턴 위민) 등 유럽파까지 모두 집결한 최정예 멤버를 구성했다. 국내파 역시 이민아, 장슬기(이상 현대제철), 여민지(한수원), 추효주(수원도시공사) 등 황금세대로 꼽히는 1980~1990년대생부터 2000년대생 신예까지 망라하는 신구 조화로 모처럼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여자축구로서는 이번이 올림픽 본선을 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번 도쿄 올림픽의 경우 개최국인 일본이 자동으로 출전권을 가져가게 되며 지역예선을 건너뛰게 되어 난이도가 다소 수월해졌다. 아시아에 할당된 티켓은 일본을 제외하고 2장이다. 유럽이 3장, 북중미 2장이며, 남미와 아프리카는 1.5장, 오세아니아 1장이 배정된다. 현재 일본과 브라질(남미), 뉴질랜드(오세아니아),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유럽), 캐나다, 미국(북중미), 잠비아(아프리카), 호주(아시아) 등 10개국이 본선에 오른 상태다. 한국-중국, 칠레-카메룬의 PO 승자가 올림픽 막차를 타게 된다.

현재 여자대표팀의 핵심 전력은 30대에 접어든 선수들이 많다. 이들이 4년 뒤에 열리는 파리 올림픽까지도 전성기 기량을 유지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그동안 세계적인 실력을 보유하고도 올림픽 무대와 인연이 없었던 지소연같은 선수들에게는 이번 올림픽이 어쩌면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기에 더욱 각별한 의미가 있다.

축구 팬들도 이번만큼은 중국에 져서는 안 된다는 반응이다. 심지어 중국 언론은 이번 여자축구 PO를 앞두고도 한국 선수들의 코로나 19 검역을 문제삼는 등 자극적인 보도와 트집잡기로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축구 팬들은 남자축구에서처럼 여자축구도 시원한 승리로 만리장성을 뛰어넘어 올림픽 무대에 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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