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이환 감독과 배우 이유미, 안희연, 신햇빛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이환 감독과 배우 이유미, 안희연, 신햇빛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리틀빅픽처스

 
"내가 어른이라서 (주인공을) 이해하지 못하는건가 싶었다."(이유미)

어른들은 모르는, 혹은 어른들이 외면하고 있었던 10대 가출 청소년들의 처절한 현실이 관객을 찾아올 준비를 마쳤다.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언론 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환 감독과 배우 이유미, 안희연, 신햇빛이 참석해 영화를 완성한 소감과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전했다.

오는 15일 개봉 예정인 <어른들은 몰라요>는 덜컥 임산부가 되어버린 18세 세진(이유미 분)이 임신 중절을 하기 위해 거리를 헤매는 이야기를 그린다. 

연출을 맡은 이환 감독은 "임신 중절 합법화 문제로 대한민국 사회가 떠들썩 할 때 이 시나리오를 처음으로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중절 찬성, 반대에 대한 토론회나 TV 프로그램을 많이 봤는데 나는 찬성인가, 반대인가 생각해봤다. 그런데 답을 못 내리겠더라. 영화를 완성할 때까지도 답을 모르겠다. 이를 영화로 옮겨서 관객과 함께 토의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지난 2019년 4월 헌법재판소는 '낙태죄' 조항을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 기자 말).

<어른들은 몰라요>는 이환 감독의 전작 <박화영>에서 조연이었던 세진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풀어낸 스핀오프 격의 작품이다. 그러나 이환 감독은 이번 작품이 "<박화영>의 시즌2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시나리오를 구성할 때 세진이라는 인물을 똑같은 배우가 연기한다고 생각했지, <박화영2>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같은 인물이지만 완벽한 다른 영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화영> 때 이유미가 보여준 (연기에) 믿음이 있었다. 또 제가 생각한 이유미의 스펙트럼은 더 견고하고 단단해서, 그걸 지켜보고 더 바라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배우 안희연, 이유미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배우 안희연, 이유미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리틀빅픽처스


극 중에서 임신 중절을 하고 싶지만 수술할 돈도 없고 방법도 모르는 세진은 아이를 떼기 위해서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몸을 내던진다. 여기에 세진의 동갑내기 주영(안희연 분)과 위기의 순간 다가온 파란머리 재필(이환 분), 신지가 합류해 네 사람의 좌충우돌 유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세진 역을 맡은 이유미는 처음엔 캐릭터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점점 10대들의 세계에 호기심을 갖게 됐다고 고백했다.

"<박화영>에서 세진 캐릭터를 너무 좋아했고 연기하면서도 재미있었다. (감독님이) '세진을 중심으로 영화를 하나 찍을 거야, 너랑 닮은 동생이 있으니 걔가 나올거야' 하시더니 며칠 뒤에 시나리오를 주셨다. 처음에는 '세진이 왜 이래요?'라고 계속 물어봤었다. <어른들은 몰라요>라는 제목처럼 내가 어른이어서 이걸 모르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진이가 직접 되어서 알아보자 라는 마음으로 호기심을 갖게 됐다."

한편 그룹 EXID 멤버 안희연(하니)은 이번 <어른들은 몰라요>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했다. 앞서 카카오TV 웹 드라마 <아직 낫서른>, MBC 드라마 <SF8-하얀 까마귀> 등 배우 안희연으로서의 모습이 공개됐지만 촬영 시점은 <어른들은 몰라요>가 이르다. 현장의 모든 게 처음이고 낯설기만 했다던 그는 이환 감독의 독특한 '워크숍 시스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저는 처음이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이환 감독님의 워크숍 시스템 도움을 받았다. <박화영> 때도 했다고 하더라. 두 달 정도 워크숍을 하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주셨다. 어떤 신을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지 가르쳐줬을 뿐만 아니라, 감독님이 여기서 아악 (하고 소리를) 지르면 저는 반대쪽에서 아악 (하고 소리치고) 그렇게 오가는 연습도 했다. 갑자기 나를 막으면서 넘어와 보라고 하기도 하고. 그러면 점점 열받는 감정이 올라오더라." 

네 사람의 갈등이 그려지는 영화 후반부에는 차마 지켜보기 힘든 충격적인 장면도 등장한다. 배우들은 모두 가장 힘들었던 촬영으로 이 장면을 꼽았는데, 특히 안희연은 "그동안 견고하게 지켜왔던 (내면의) 뭔가를 무너트려야 했던 장면"이라고도 표현했다.

"일단 (현장이) 너무 추웠고. 안희연이라는 사람이 28년 동안 (그렇게 살지 않게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는데, (연기를 위해서는) 그런 행위를 해야 했다. 물론 연기지만 나는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연기를 연기로만 하기가 어렵더라. 그 장면을 워크숍에서도 굉장히 많이 연습했다. 너무나 중요한 장면이어서 잘해내고 싶었다. 진심으로 찍고 싶었는데 워크숍을 할 때도 계속 멈추게 되더라. 안희연이라는 사람은 그러면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나 보다. 그래도 그 장면을 찍어야했고 견고하게 지켜왔던 (내면의) 뭔가를 무너뜨려야 했다. 찍고 나니까 생각보다는 자유로워진 것 같아 놀라기도 했다."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이환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이환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리틀빅픽처스

 
앞서 2018년 개봉한 <박화영>으로 가출 청소년들의 어두운 현실을 그려내 화제를 모았던 이환 감독은 이번 <어른들은 몰라요>에서도 폭력과 탈선에 노출된 10대들을 가감 없이 표현했다. 19세 이상 관람가인 만큼 수위 높은 폭력신도 꽤 많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날 이환 감독과 배우들은 "센 영화라고만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입을 모았다. 

"저는 만든 사람이지만, 선뜻 재미있게 보셨냐고 질문하기가 어렵다. 가슴에 질문을 하나씩 가져갈 수 있는 영화가 될 수 있다면, 어느 순간 (영화를) 곱씹게 된다면 충분히 의미 있지 않을까 싶다. 저희가 만들었지만 영화의 완성은 관객분들의 몫이다. (제 영화가) 세다고들 말씀하시지만 여린 것도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일차원적으로 보시지 마시고 이면을 바라봐 달라. 인물들의 감정과 정서를 느끼신다면 이런 작은 영화들도 살아남을 수 있고 세상에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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