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방영된 SBS '티키타카'의 주요 장면

지난 4일 방영된 SBS '티키타카'의 주요 장면 ⓒ SBS

 
토크쇼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요즘, SBS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예능을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 4일 밤 방영된 <티키타카>가 그 주인공. '티키타카'는 원래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는 축구 전술에 쓰이던 용어인데 요즘은 사람간 대화의 합이 잘 맞아 주고받기가 잘 될 때 쓰는 용어로 의미가 확장됐다.

제목에서 짐작 가능하듯 이 프로그램의 중심이 되는 건 대화다. 노래방 기계를 장착한 버스가 초대손님을 태운 후 멤버들과 시시콜콜 대화를 하며 이들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주는 것이다.

MBC <라디오스타>로 스튜디오 토크쇼의 한 획을 그은 김구라와 '악마의 입담' 탁재훈을 중심으로 <라스> 출신 규현, 늦깎이 스타로 부상 중인 배우 음문석 등 4인을 앞세운 <티키타카>는 다양한 초대손님과의 쉴 틈 없는 이야기로 첫 방송을 꾸몄다. 

이제훈-이솜·홍현희-재재, 첫 손님으로 등장
 
 지난 4일 방영된 SBS '티키타카'의 주요 장면

지난 4일 방영된 SBS '티키타카'의 주요 장면 ⓒ SBS

 
​노래방으로 개조한 고급 버스에서 만난 첫번째 출연자는 SBS 새 드라마 <모범택시>(오는 9일 방송)의 주연 이제훈-이솜이었다. 상암동 한적한 도로 벤치에서 기다리던 이제훈을 태운 버스가 출발하자 본격적인 대화가 펼쳐진다. 이제훈이란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영화 <건축학개론> 속 장면에 대한 이야기부터 그의 어릴 적 우상 신해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어색함을 털어냈다. 이어 신해철의 '일상으로의 초대'를 이제훈과 멤버들이 번갈아 부르며 노래방 토크 예능 특유의 색을 입힌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버스에 탑승한 인물은 이솜. 소속사 사장 정우성·이정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에게 각종 상을 안겨준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이야기, 모델 활동을 하다가 배우로 전향하게 된 사연 등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이어진 노래방 토크 시간. 이솜은 '사랑은 창밖의 빗물 같아요'를 부르며 노래솜씨를 선보이고 멤버들이 추임새를 넣으며 <티카티카>는 비교적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첫 촬영을 마쳤다.  

예능 고수들도 당황한 첫 녹화 분량 조절 실패
 
 지난 4일 방영된 SBS '티키타카'의 주요 장면

지난 4일 방영된 SBS '티키타카'의 주요 장면 ⓒ SBS

 
하지만 첫 촬영 이후 방송분량이 짧아 녹화 한 주 만에 다시 만난 4인의 <티키타카> 멤버들. 이들은 두 번째 촬영을 앞두고 농담 반 진담 반 첫회 녹화 이야기를 언급했다.

TV 예능 달인 김구라와 탁재훈에게조차 분량 부족은 초미의 관심사이자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었던 것. "3시간 찍고 20분 나가면 되냐?"는 김구라의 탄식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제작 환경이 순탄치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첫 촬영 후 집에 가서 소주 두병 마셨다"는 담당 PD의 고백(제작발표회 당시)은 결코 빈 말이 아니었다. 

이어진 멤버들의 하소연. "제작진이 토크쇼인데 토크쇼처럼 안 보이게 해달라더라"(김구라), "내가 듣기론 음악 예능이래요"(규현), "저한텐 그냥 듣기만 하래요"(음문석) 등 이들은 프로그램 방향성에 대한 중구난방 토론까지 벌이면서 혼란 속에 촬영을 이어갔다.

그리고 심기일전해 맞이한 두 번째 초대소님은 개그우먼 홍현희와 <문명특급> MC 재재였다. 홍현희는 정인의 창법을 그대로(?) 빌려 '오르막길'을 열창했고 재재는 애프터스쿨의 'Diva'를 불러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동식 노래방+라디오스타? 
 
 지난 4일 방영된 SBS '티키타카'의 주요 장면

지난 4일 방영된 SBS '티키타카'의 주요 장면 ⓒ SBS

 
<티키타카> 첫 회만 놓고 보면 사실 식상했다. 버스를 개조한 이동식 노래방은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예능 <싱투게더>에서 봐왔던 구조였고, 도로 위를 주행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은 과거 tvN <현장 토크쇼 TAXI>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기에 <라디오스타>의 기운을 강하게 내뿜는 MC들의 조합 또한 익숙함을 불러왔다. 문제는 친숙한 구성으로 실을 꿰긴 했지만 그 이상의 내용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데 있다.

<모범택시> 출연진의 전반부 내용은 이제훈의 우상 신해철에 대한 이야기를 제외하면 이미 다양한 경로로 방송에 알려진 것들이었고, 재재·홍현희가 나선 후반부는 극한의 텐션을 끌어올린 노래방 무대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가 애창곡 부르는 구성에 김구라의 특유의 화법이 더해지다 보니 '이동식 노래방에 탑승한 라디오스타' 마냥 프로그램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오기도 한다.

향후 방영될 <티키타카>에는 SBS <펜트하우스> 속 청소년 역할로 분한 배우들을 비롯해 이승철, 제시, 김세정, 장항준, 장도연, 장현성 등 유명 스타들이 얼굴을 비칠 예정이다.

예약된 초대손님만 놓고 보면 나름 풍성함을 자랑하지만 얼마나 신선함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만으로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는 게 방송가의 현실이다. 새 예능 <티키타카>에게 필요한 건 신선함이 담긴 방향성의 확보다. 지금의 진행방식이라면 과연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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