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의 한 장먄

의 한 장먄 ⓒ MBC

 
최근 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가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그들은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에서만 100억원대의 땅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충격을 받음과 동시에 크게 분노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LH 사태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지난 23일 MBC < PD수첩 >은 'LH와 투기연대기'편을 방송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고양 창릉, 남양주 왕숙, 광명시흥 그리고 대구 연호, 세종 등에서 이뤄진 부동산 투기 수법들이 담겼다. 취재 뒷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25일 해당 방송을 취재한 조철영 PD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조 PD와 나눈 일문일답.

- 방송 끝낸 소회가 궁금합니다. 
"저는 <실화탐사대>에 있었어요. <실화탐사대>는 이야기를 만드는 프로그램이라, 만드는 입장에서 재미를 느꼈거든요. 그러나 < PD수첩 >은 보도나 취재가 강화되어야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저에게 이번 방송은 좀 어려웠어요."

-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지고 3주 만에 방송을 내보낸 건데요. 취재 시간이 부족하진 않았나요. 
"사실 (취재할 수 있는 시간은) 3주보다 더 짧았어요. 취재를 LH 사태 터지고 나서 바로 들어간 게 아니고 어느 정도 양상이 좀 이상하게 돌아간다고 생각 해서 착수를 했거든요. 방송이 나오기까지 2주 정도 걸린 것 같아요. 2주 동안 한 번 해보자고 했고, 팀을 조직을 해서 여러 방면으로 취재를 했어요."

- 처음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을 접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저도 일반 시청자분들과 비슷한 생각을 했죠. '이게 이렇게 할 수가 있나? 이게 정말 조직의 문화로 자리 잡은 건가? 이게 비단 그리고 LH 많이 문제였나? 도로 공사는? 철도 관리공단은? 땅을 통해서 뭔가 개발을 하거나 그것이 조직의 목표인 곳들은 과연 어떨까?' 등등이요. 이게 문화로 자리 잡은 듯한 정황들이 보였기 때문에, 이건 개인의 도덕적인 해이나 일부 직원 일탈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죠. 

그동안 우리나라가 개발로 GDP도 성장시키고 했는데, 그게 사실은 우리나라의 역사였던 거잖아요. 그 역사가 아직 안 끝난 거죠. 아직도 그걸로 창출할 수 있는 이익이 많고 또 그걸로 (뭔가를) 해나갈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판단하는 세력들이 아직 있는 거예요.

저는 서울이 고향인데 제가 기억하는 서울의 모습과 지금이 너무 달라요. 수많은 아픔이 있었을 거고 우리가 모르는 데서 정보를 가지고 사적 이익을 취한 많은 세력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하지만 이제라도 자각을 해서 좀 끝내야 된다고 생각해요."

- 취재는 어디부터 시작하셨어요?
"지금 약간 소강상태긴 하지만 처음엔 지상파 뉴스 절반이 LH(관련 보도)였어요. 저희는 팀을 다섯 개로 나눠서 고양 창릉, 남양주 왕숙, 광명시흥 그리고 대구 연호 등으로 돌렸어요. '현재 보도되는 것들이 사실인가 아닌가만 가지고 판단하자'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 그럼 팩트 체크 하려고 했나요?
"두 가지 목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팩트 체크도 그중 하나였고 그리고 진짜라면 그건 깊게 취재를 해야 되는 거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와 이것이 조직적인 움직임은 아니었나죠. 저희는 개인의 일탈이나 도덕적 해이로 돌리고 싶지 않았거든요."

- 가장 먼저 광명 시흥 지구를 다룬 이유는 뭔가요. 
"다른 3기 신도시와 다르게 광명 시흥은 올해 2월 24일에 발표가 났어요. 다른 3기 신도시들은 2018년 2019년에 났어요. 근데 광명 시흥은 최근이에요. 그래서 최근에도 보상을 많이 받으려고 혹은 인접 지역 경계선을 파악하고 경계선 밖을 사려는 움직임이 많았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거기를 먼저 했던 거 같아요."

- 가보니 어떻던가요?
"거기는 조연출을 보냈어요. 광명 시흥에 대해선 이미 보도가 많이 나와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조금 더 나아가 일정이 뭔지만 체크하면 되는 거였고 다른 지구는 맨땅에 헤딩이었거든요. 조연출이 가 보니까 거기는 정말 좀 생생하더라고요. 예를 들면 저희가 2월 27일에 강 사장이라는 분이 직원분들과 같이 땅을 사서 그 곳에 갔더니 아직 CCTV가 지워지지도 않은 거예요."

- 투기 의심받는 데는 대부분 맹지인가요?
"맹지인 경우도 있고요. 임야를 산 경우도 많아요. 임야는 우리가 어쩌다 고속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숲들이 조성되어 있고 야생의 땅 같은 느낌이 드는 데가 있잖아요. 그런 것들 그리고 맹지가 많아요. 그런 땅은 가치가 없잖아요. 그런 땅을 뭐 하겠어요. "

- 3기 신도시 경우 1000㎡ 땅을 국가에 양도한 사람에게 현금 이외에도 개발지구 내에 택지를 분양해준다고 하는데 왜 그런 거죠?
"저도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한 건 아닌데, 기본적인 개념은 그렇거든요. 그 안에 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 땅으로 밭을 일구는 등 뭔가를 하던 사람들일 텐데, 그런 사람들은 거기가 수용되면 이제 그 땅에선 더 이상 뭔가를 할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협의양도인 택지라고 해서 '자 우리가 땅을 수용하는 사람들인데 네가 협의를 잘해 줬으니까 그 보답으로 택지를 제공하겠다'라는 개념이거든요. 근데 왜 1000㎡로 설정된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 현금과 택지를 다 주는 건가요, 아니면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건가요?
"제가 알기론 모든 곳에 다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아요. 예를 들면 대구연호지구 같은 경우는 400㎡예요. 예를 들면 수도권이냐, 투기과열지구냐, 공시지가가 얼마나 올랐느냐 등도 변수가 되겠죠. 그런 것에 따라서 돈도 제공하고 그리고 한 필지를 주는 거예요. 근데 이거는 공통으로 적용되는 건 아니에요. 기준이 다 달라요."

- 보상금이 원래 시세보다 낮나요?
"보상 가격은 시세보다 당연히 낮아요. 신도시 개발 계획이 대중에 발표되기 전에 주민 의견을 청취하는 기간이 있어요. '여러분 모이세요. 여러분들의 땅이 신도시 될 겁니다' 이러면 누가 좋아하고 누가 싫어하고 그런 걸 잘 알 수가 없으니까 주민 의견 공람을 해요. 의견 공람하면 발표나 마찬가지예요. 왜냐면 사람들 입을 통해 빠져나가겠죠. 근데 그렇게 얘기를 한 시점과 진짜 신도시 지정이 수용해야 되는 시점에는 차이가 발생하고 그 기간에 땅값이 오르겠죠. 어쨌든 여기가 지구로 개발 된다는 게 어느 정도 얘기가 된 거니까, 그동안 없던 거래도 생길 것이란 말이에요. 그럼 시세는 당연히 올라가고 그 시세가 보상가보단 낮지요. 이유는 이거를 불로소득 보기 때문이에요."

- 신도지 주변 땅 사는 게 그런 이유 때문인가요?
"그런 이유가 당연히 있죠. 개발지로 선정된 곳 내부를 사게 되면 받을 수 있는 게 보상밖에 없거든요. 근데 바로 바깥을 사고, 인근 지역의 인구가 갑자기 늘어나면 상황이 달라지는 거죠. 보상은 정부랑 하는 거지만, 나중에 그 개발지역의 바깥에 있는 땅을 누가 사려고 하면 수많은 구매자와 협상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그때 가서 땅값은 더 올릴 수 있겠죠. 그래서 그쪽을 더 많이 사요. 저희 취재 내용을 보면, (개발지역) 내부보다 외부 거래가 더 많았던 걸로 나타났어요."

- 보상 지역에 나무를 심으면 보상금이 더 많이 지급되는 것 같아요. 
"일단 나무가 있다고 가정해보면, 정부도 당연히 '네가 이 나무를 가지고 먹고 사는데 우리가 수용 하니까 나무까지도 죽겠구나. 참 미안하다' 하면서 '우리가 나무를 이주하는 돈을 줄게' 그렇게 되는 거예요."

- LH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파는 경우도 많나 봐요?
"저희가 부동산 중개업이나 건설 쪽에 관련된 분들의 인터뷰를 조합해 봤을 때, LH 직원들뿐만 아니라 아까 말씀드린 도로 교통 쪽 관련된 공단 철도 등 기반시설을 짓고 하는 곳에서 정보 유출이나 돈으로 사고 파는 행위가 많았다고 해요. 저희가 실체를 다 밝힐 수는 없지만 어디선가 계속 일어나고 있었던 일이구나를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어요."

- 세종시 연서면 기륭리 땅 주인만 770명이잖아요. 산이던데 왜 그런 거죠?
"저희는 세종시 연서면 어떤 마을에 지어진 벌집을 취재하려고 간 건데 거기 옆에 산을 보니 주인이 770명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다뤘던 건데, 이거는 사실 기획부동산이 움직인 것 같아요. 여기가 개발될 것 같다고 마케팅을 해놓고 사람들을 꼬여서 땅을 사게 만든 것 같아요. 어쨌든 저희가 지금 하려고 하는 정보 유출로 인한 구매행위와는 결이 달라서 그 정도만 다뤘죠. 그건 기획 부동산 영역이에요."

- LH 사태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법 제정이 시급해 보인다는 목소리가 커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을 이야기 하는 건데요. 그건 반대가 심해서 10년 넘게 계속 계류됐다 폐지되고 올라가지도 못하고 있었어요. 그럼에도 전문가 등은 고위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 좀 만들어달라고 하고 있어요. 이렇게 되면 저희 방송에 나왔던 강기윤 의원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게 되는 거죠. 강 의원은 과수원 같은 걸 해놓고, 그것이 공원 땅으로 보상을 받을 것 같으니까 공원에 귀속되는 땅의 경우 보상금에서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야 한다는 법안을 발의했어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은 이런 걸 못하게 하는 거예요."

- 취재하며 느끼신 게 있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 (개발에서) 자유로운 땅이 없다는 걸 느꼈어요. 원래는 제목을 '좋은 땅 나쁜 땅 이상한 땅'이라고 하고 싶었어요. 나쁘고 이상한 땅도 계획을 미리 알게 된다면 그게 굉장한 호재로 작용하거든요. 그런 땅들마저 지금은 땅 주인이 여러 번 바뀌는 등 부침을 겪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나라에 정말 자유로운 땅이 없겠구나 했죠.

기획부동산이 정보를 가지고 있었는지 없었는지 확실히 모르겠지만, 산 중턱 땅을 770명에게 팔았잖아요. 하물며 진짜 정보가 있다고 하면 갯벌이라든지 습지라든지 이런 것들에도 자본의 논리가 적용될 수 있는 거잖아요. 취재하면서 자유로운 땅은 없는 것 같고 개발 논리가 계속 이어진다는 게 안타까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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