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오은영은 아이를 키울 때 마음의 어려움이 있다면 반드시 부모와의 관계를 돌아보라고 지적했다. 그래야만 자신이 겪은 아픔을 내 아이에게 대물림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금쪽이의 (부모의) 경우도 오은영의 조언이 적용되는 케이스일까. 지난 26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10살과 7살 형제를 양육하고 있는 부부가 출연했다. 엄마의 표정은 생각보다 어두웠다. 

수학 선생님인 엄마는 육아를 하면서 스스로도 느낄 만큼 성격이 많이 변했다고 털어놓았다. 아빠의 표현대로라면 세졌다. 엄마는 목소리도 잔뜩 쉬어 있었다. 악전고투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착했던 엄마를 변하게 만든 금쪽이(형)의 문제는 무엇일까. 엄마는 금쪽이가 5살 무렵부터 지적을 받기 시작했다며 규칙을 지키지 않아 학원에서 잘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평범하지 않은 금쪽이

금쪽이는 7세 때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경계 선상에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치료를 위해 3년 동안 약을 복용했다. 엄마는 금쪽이가 좀 괜찮아지는 듯하다 원위치로 돌아가자 효과가 없어보여 약을 중단했다고 얘기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금쪽이의 일상을 들여다보기로 하자. 동생과 놀아주던 금쪽이는 갑자기 장난감을 바닥에 쏟아버렸다. 그리고 동생이 화를 내자 뺨을 때리는 게 아닌가. 

동생은 울며 엄마를 찾았다. 엄마가 출동해 금쪽이를 혼냈지만, 금쪽이는 실실 웃으며 "짜증나네"라며 엄마의 약을 올렸다. 엄마가 큰소리를 내도 전혀 먹히지 않았다. 엄마의 목소리가 왜 그리 쉬었는지 알 듯했다. 이후 금쪽이는 동생과 함께 정리를 하는가 싶더니 이번엔 딱지를 찢고 동생을 때렸다. 형제끼리는 조금 격하게 논다고들 하지만, 평범한 모습은 결코 아니었다. 

"금쪽이는 다른 아이들과 달라요."

금쪽이의 학교 생활은 어떨까. 선생님은 금쪽이가 이해력이 뛰어나고 탐구심도 많다고 칭찬했다. 예체능 방면으로 탁월한 재능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런데 보통 아이들은 끌면 따라오기 마련인데 금쪽이는 그런 면이 전혀 없을 뿐더러 규칙을 잘 못 지킨다고 걱정했다. 선생님은 1년 동안 노력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전문적인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 채널A

 
엄마가 선생님과 상담을 하는 사이에 동생과 함께 놀던 금쪽이는 신발에 흙이 들어가자 "아, 씨O"이라며 심한 욕설을 내뱉었다. 도대체 금쪽이는 왜 욕을 하는 걸까. 더 심각한 문제는 동생도 형을 따라 역을 배우고 있다는 점이었다. 동생은 욕이 나쁜 줄도 모르고 형을 똑같이 따라하고 있었다. 그 장면을 지켜보는 부모의 표정은 걱정으로 일그러졌다. 

또, 식탐으로 인한 건강 이상도 걱정이었다. 검사 결과, 금쪽이는 동일 연령 대비 체중이 100명 중 99.9등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지방간이 있을 정도였다. 고혈압도 있어 이대로 지속되면 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한편, 금쪽이는 병원에서도 엄마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 청개구리마냥 뭐든 반대로 했다. 엄마는 그런 금쪽이에게 많이 지쳐 있었다. 

"저는 금쪽이가 왜 그러는지 알 것 같아요."

금쪽이의 문제로 지적되는 행동은 1. 규칙과 지시를 무시 2. 욕하는 습관 3. 식탐으로 인한 건강 이상이었다. 모두 근심어린 얼굴로 영상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오은영은 아주 편안해 보였다. 그는 금쪽이가 보이는 행동들의 이유를 알아챘던 것이다. 그런데 오은영의 분석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가 금쪽이를 바라봤던 관점을 180도 뒤집어 버렸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왜 욕을 하는지 생각해보자고 운을 띄웠다. 정답은 '불편할 때'였다. 금쪽이는 몸이나 마음이 불편할 때마다 욕을 했다. 가령, 신발에 모래가 들어갔거나 병원에서 두려움을 느낄 때처럼 말이다. 상황을 복기하면 이렇다. 주사 맞기가 겁났던 금쪽이는 마음을 안정시키려 잠시 누워 있었는데, 엄마 눈에는 예의 없는 것처럼 보였다. 엄마가 다그치자 금쪽이는 청개구리가 됐다. 

동생과 놀아줄 때도 간혹 위험한 행동을 하기는 했으나 기본적으로 동생을 잘 돌보고 있었다. 다들 금쪽이가 지시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오은영은 가이드라인을 정해 안전하게 노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식탐은 왜일까. 그건 엄마와의 갈등 때문이었다. 엄마와 다투면 마음이 불편했기에 그 감정을 달래려고 먹는 것에 의지했던 것이다. 이제 초점은 엄마에게로 모아졌다. 

엄마는 금쪽이와 동생을 데리고 식당을 방문했다. 자리에 앉은 금쪽이가 "휴대폰 하고 싶다"는 말을 했을 뿐인데, 엄마는 마치 금쪽이가 휴대폰을 한 것처럼 혼을 내고 잔소리를 했다. 그 장면을 본 오은영은 엄마가 '순종'과 '고분고분'이 너무나중요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단호히 말하는 엄마 때문에 금쪽이는 기분이 나빠졌다. 엄마는 그런 금쪽이를 다시 꾸짖기 시작했다. 

한편, 금쪽이는 아빠 앞에선 애교쟁이였다. 휴대폰을 끄라는 지시도 군소리 없이 따랐다. 아빠와는 대화도 잘 나눴고, 장난을 치며 재미있게 놀았다. 엄마를 대할 때와 전혀 딴판이었다. 엄마는 마냥 사랑스럽기만 했던 아들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싫다"는 말까지 뱉게 될 정도로 서로 사이가 멀어졌다고 했다. 아빠는 엄마가 아이를 싫어해서 이렇게 된 건 아닐까 걱정을 했었다고 털어놓았다. 

엄마는 체계적이고 질서정연한 사람이었다. 규범을 중시하고, 계획적이며 조직적이었다. 반면, 금쪽이는 창의적이고 틀에 갇히지 않는 예술가 타임이 아이였다. 둘은 완전히 다른 성향의 타입이었다. 순종적이고 모범적인 행동을 중요시하는 엄마의 입장에서 금쪽이를 바라보면 금쪽이는 하루종일 문제 투성이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갈등의 원인은 거기에 있었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엄마와의 관계에서 원칙과 질서를 편안하게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첫 집단생활부터 규칙을 지키는 것에 거부 반응을 갖게 됐을 거라 설명했다. 엄마는 집에서도 '선생님' 같았기 때문에 금쪽이 입장에서 선생님과의 관계가 어려웠던 것이다. 선생님의 말투에서 평소에 엄마에게 받은 상처가 떠오르지 않았을까? 금쪽이의 마음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엄마랑 사이가 많이 안 좋아?"
"엄마가 없어도 될 만큼요. (동생과) 차별하는 거 같아요. 지난번에 심하게 혼나을 때, 동생한테 오염된다고 멀리 떨어지라고 한 적도 있어요. (저를) 병균 취급했어요. 충격적어서 엄마랑 그때부터 사이가 진짜 안 좋아졌어요."


오은영이 제시한 '지중해식 육아'

오은영은 남극 같은 엄마와 열대지방 같은 금쪽이를 위해 금쪽처방으로 따스한 '지중해식 육아'를 제시했다. 핵심은 '선 감정, 후 설명'이었다. 먼저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감정이 진정이 된 후훈육을 하라는 것이었다. 또, 논리적 대화를 하기보다 아이의 감정을 수용하고, 작은 일은 작게 다루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동생과 비교했던 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제안했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 채널A

 
촬영 후 오은영은 엄마와 따로 만나 상담을 실시했다. 엄마가 부모와의 관계에서 싫다는 표현을 하지 못한 채 살아왔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엄마는 어린 시절에 순종이 익숙했던 아이였다. 엄마는 친정 엄마와 즐거웠던 기억이 없다며 혹독한 훈육을 받으며 자랐다고 고백했다. 그는 친정 엄마로부터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 '미안하다'는 사과였다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오은영은 부모의 격려와 인정이 간절했던 엄마의 내면의 아이를 위로했고, 금쪽이를 위해 사랑의 마음으로 변화를 이끄는 작은 실천들을 해보자고 격려했다. 엄마는 금쪽이와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자신보다 금쪽이를 더 사랑한다는 엄마의 말에 금쪽이는 "날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았어"라며 감정의 문을 열었다. 엄마의 품에 안긴 금쪽이는 아기처럼 엉엉 울기 시작했다. 

금쪽이는 엄마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 들였다. 두 사람은 그렇게 묵은 감정을 녹여냈다. 금쪽처방대로 엄마는 금쪽이와 함께 놀아주며 장난을 받아주었다. 논리를 따지기보다, 순종을 강요하기보다 먼저 감정을 받아들이려 노력했다. 그런 엄마를 본 금쪽이는 처음으로 감정의 소통을 경험했다. 건강 운동을 함께 하며 자연스러운 스킵십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도저히 방법이 없어 보였던 금쪽이는 금세 변화했다. 놀랍고 신기했다. 대단한 처방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보는 관점을 달리하자 모든 게 달라졌다. 부모의 생각이 바뀌자 아이도 달라졌다. 또, 주양육자가 자신의 어린시절, '내면의 아이'를 마주하고 상처를 보듬자 많은 것이 바뀌었다. 육아는 단지 아이를 돌보는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나 자신을 마주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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