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마르소의 머리 위로 헤드폰이 내려앉은 순간, 사랑은 시작됐습니다. 소녀의 눈앞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지요. 아등바등 사느라 자주 놓치게 되는 당신의 낭만을 위하여, 잠시 헤드폰을 써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현실보단 노래 속의 꿈들이 진실일지도 모르니까요. Dreams are my reality.[기자말]
 장범준 '잠이 오질 않네요' 커버

장범준 '잠이 오질 않네요' 커버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년 봄마다 음원차트 상위권을 향해 스멀스멀 올라오는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올해는 조금 조용한 듯하다. 대표적인 봄 계절송으로 지난 몇 년 동안 꽃이 필 때쯤이면 늘 등장했던 '벚꽃좀비'인데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차트 상위권에는 '벚꽃엔딩'을 대체하는 장범준의 노래가 있다. 바로 '잠이 오질 않네요'다. 지난해 10월에 발표한 노래인데 해가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니 따로 '벚꽃엔딩'이 필요치 않은 셈이다. 더군다나 장범준의 '잠이 오질 않네요'는 벚꽃 엔딩보다 차분한 곡임에도 그에 못지않은 설렘을 담고 있기에 벚꽃좀비를 대체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당신은 날 설레게 만들어/ 조용한 내 마음 자꾸만 춤추게 해/ 얼마나 얼마나 날 떨리게 하는지/ 당신이 이 밤을 항상 잠 못 들게 해

매일 같은 밤 너를 생각하면서/ 유치한 노랠 들으며/ 심장이 춤을 추면서/ 오오 난 너를 기다리면서/ 유치한 노랠 부르며/ 심장이 춤을 추면서 워"


장범준이 만든 이 곡은 사랑에 빠진 이의 심리를 잘 그린다. 가사뿐 아니라 멜로디, 장범준의 음색과 창법 등 모든 것이 사랑의 떨림이라는 감정에 특화돼 있는 듯하다. 가사는 꽤 직설적이고 단순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감정이 잘 전달되는 장점도 있다. 

언제부턴가 계절송이 큰 의미가 없는 듯하다. 봄과 여름에도 발라드는 굳건히 사랑받고, 겨울에도 댄스곡의 열기는 식지 않는다. 그러므로 봄 노래라고 해서 하늘하늘거릴 필요는 더 이상 없다. '잠이 오질 않네요'처럼 차분한 곡도 봄에 어울리는 설렘을 담았으니 봄에 잘 어울리는 시즌송이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는 것이다.    

"나를 떨리게 하나요/ 그대 왜 나를 설레게 하나요 자꾸만/ 오늘도 잠 못 이루는 이 밤/ 아름다운 그대/ 나를 아프게 하나요/ 웃는 그대 왜 자꾸 설레게 하나요/ 하염없이"

'벚꽃엔딩'이 따스한 햇살이 내리는 낮에 어울리는 곡이라면 이 노래는 마음이 싱숭생숭한 봄밤에 딱 어울리는 감성이다. 음원차트 댓글 창에 달린 다른 리스너들의 반응을 살펴보니 이 곡이 '벚꽃엔딩'을 대체한 듯한 인상을 받았단 점에서 나의 감상과 다르지 않았다. '벚꽃엔딩 대신 이제 이 노랜가...'라는 댓글부터 '봄=장범준'이라는 간결한 댓글까지 다양한 피드백이 눈에 띄었다.

"하 이 요망한 가수 같으니"  
"솔직한 가사 어쩔 거야. 후렴부의 긁는 음성에 계속 반해요."
"이 노래 하염없이 듣느라 잠에 들 수가 없어요. 들으면 들을수록 가슴이 떨리고 울컥울컥 해요"


이런 반응들을 보면 확실히 장범준의 노래는 마음을 홀리는 매력이 있나보다. 그런데 장범준의 유튜브에 그가 쓴 이 곡에 대한 설명을 보면 "태어나서 제일 급하게 만든 노래"라며 "이렇게 급하게 만들게 된 이유는 비밀"이라고 써 있다. '흔들리는 꽃들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가 그 전까지는 급하게 만든 곡 1위였는데 그 1위를 '잠이 오질 않네요'에 빼앗겼다는 설명은 재밌는 비하인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그가 남긴 나머지 설명이 흥미로워 아래에 붙여본다.   

"엊그제 '반지하 노래방'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다가 '범준이형은 호구의 노래가 잘 어울린다'고 한 말이 떠올라 짝사랑하는 남자의 감정을 담아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작자의 설명을 안내 삼아 봄밤에 이 곡을 듣거나 부른다면 그리운 이가 떠올라 제대로 잠이 오질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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