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방영된 MBC '쇼 음악중심'에서 1위를 차지한 임영웅.  MBC 음악순위 프로그램에서 트로트가 정상에 오른 건 장윤정 '어머나' 이후 16년만의 일이다.

지난 20일 방영된 MBC '쇼 음악중심'에서 1위를 차지한 임영웅. MBC 음악순위 프로그램에서 트로트가 정상에 오른 건 장윤정 '어머나' 이후 16년만의 일이다. ⓒ MBC

 
지난 20일 방영된 MBC <쇼 음악중심>에선 이변이 일어났다. 아이유, 로제(블랙핑크) 등 케이팝 스타들의 인기곡을 제치고 정통 트로트 곡이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다. 지상파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트로트가 1위에 오른 건 지난 2007년 9월 KBS 2TV <뮤직뱅크> 강진의 '땡벌' 이후 14년만이다. MBC에선 <음악중심>의 전신인 <생방송 음악캠프> 시절 2005년 2월 장윤정의 '어머나' (총2주) 이후 무려 16년 만에 이뤄진 일이다.

그동안 음악방송 트로피는 인기 아이돌들의 몫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음원 순위를 장악한 몇몇 초대박 인기곡이 아니라면 비아이돌 가수가 순위 프로 1위는 고사하고 1위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일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특히 트로트 음악은 댄스를 가미한 세미 트로트 성향이 아닌 한, 이런 프로그램에선 순위권 진입조차 어려웠던 게 불과 한두해 전까지의 상황이었다.

KBS <가요톱10>으로 대표되는 음악방송에서 트로트가 1위를 차지하는 일은 자주 목격되는 일 중 하나였다. 태진아, 현철, 김정수, 김지애, 김수희 등이 트로트를 받고 눈물을 흘리는 광경은 지금도 나이 많는 시청자들에겐 어제 일 마냥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트로트는 점점 인기 순위에서 자취를 감추다시피한다.

그동안 임영웅 이전 트로트의 음악방송 1위는 왜 어려웠을까?

음원 성적의 취약 + 노년층 위주 선호도
 
 임영웅

임영웅 ⓒ 물고기뮤직, 뉴에라프로젝트

 
8090시대 <가요톱10>만 하더라도 사전에 마련된 후보곡을 대상으로 왕복 엽서에 의한 투표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었다. 연령대별 투표인단을 안배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유행 변화를 상대적으로 덜 타는 어르신 취향 트로트로선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가요들을 상대로 순위 싸움을 펼치는 게 가능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ARS, PC통신을 거쳐 현재 온라인 또는 모바일 앱 등 다양한 방식의 인기 투표 방식이 도입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또한 음악 시장의 재편 속에 LP, CD, 테이프 등을 거쳐 이젠 음원 서비스 이용 실적이 각종 음악방송 순위를 크게 좌우하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신곡 발매시 막강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팬덤의 존재 역시 큰 힘을 발휘한다.

그런데 트로트는 음원 보단 행사 수요에 맞춰진 데다 50~60대 이상 세대는 각 음원 사이트의 주된 고객도 아니었다. 변변한 음원 성적을 갖춘 트로트 장르 노래가 없다보니 자연히 음악방송 순위에서도 관련 곡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나마 최근 각종 오디션 프로 열풍에 이어 과거에 비해 개선되고 있는 편이다.

유튜브, SNS 조회수 등의 트로트 열세
 
 임영웅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싱글 표지

임영웅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싱글 표지 ⓒ 티조컬처앤컨텐츠, 뉴에라프로젝트, 물고기뮤직

 
요즘 음악방송에선 유튜브 조회수, 트위터 같은 각종 SNS에서의 동향도 순위 산정에 적극 반영되고 있다. 곡 발표와 동시에 수천만회~억단위 조회수가 기본인 글로벌 케이팝 스타들이 즐비한 상황에선 트로트로는 이들과의 경쟁이 제대로 이뤄질리 만무했다.

요즘엔 사정이 다소 나아졌다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살펴보면 널리 애창되는 트로트 인기곡 중에는 공식 뮤직비디오는 아예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는 행사 시장 및 입소문 홍보에 치우쳤던 트로트계 스스로의 실책이기도 했다.

트위터 및 인스타그램 등 SNS의 소극적 활용 역시 마찬가지다. 해외 팬덤이 거의 없고 어르신 기호에만 맞춰졌던 트로트 쪽에선 이 부분에 대해선 훨씬 열세를 드러낼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임영웅은?
 
 지난 20일 방영된 MBC '쇼 음악중심' 순위표

지난 20일 방영된 MBC '쇼 음악중심' 순위표 ⓒ MBC

 
앞서 언급한 사항들을 반대로 생각해보면 임영웅의 성공 비결을 쉽게 알 수 있다. <미스터트롯> 우승을 차지하면서 가수에 대한 확고한 인기가 형성되었다. 이를 토대로 BGM, 벨소리, 컬러링 등에서 초강세를 보이면서 2021년 11주차 가온차트 5관왕을 차지할 만큼 예전 트로트 선배들과는 다르게 음원 시장에서도 임영웅의 노래들은 강세를 보여왔다.

그리고 확고한 팬덤의 존재는 임영웅을 기존 케이팝 스타들과 충분히 겨뤄 볼 만한 위치에 올려놓는다. <음악중심> 실시간 문자 투표 및 모바일 어플을 이용한 글로벌 투표 1위는 이러한 요인에 힘입은 결과다.

이밖에 유튜브에서의 강세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임영웅 공식 채널 및 음원 배급사 채널에 공개된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조회수는 약 800만 뷰에 달한다. 1천만 뷰 달성도 금방 해내는 케이팝 가수들에 비하면 적은 수라곤 하지만 해외팬 유입 없는 국내 팬 중심의 정통 트로트 임을 감안하면 선전을 펼친 것이다. 결국 임영웅의 음악방송 1위는 최근 불어닥친 트로트 열풍의 가장 정점을 보여주는 증거물이 되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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