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은 팀은 키움 히어로즈(4.33)였다. 조상우, 안우진, 이영준, 오주원, 김상수 등 가용할 수 있는 불펜 자원이 많았던 팀이다. 최근 수 년간 꾸준히 가을야구에 갈 수 있었던 것도 이들의 힘이 컸다. 

그렇다면 키움의 뒤를 잇는 팀은 어느 팀이었을까. 바로 LG 트윈스였다. 4.6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남부럽지 않은 불펜의 위력을 자랑했다. 주축 불펜 투수들이 대거 활약하면서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었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비롯해 2019년 신인왕 수상자인 정우영, 꾸준한 좌완 불펜 투수 진해수까지 필승조가 든든했다. 여기에 최성훈, 최동환, 이정용 등도 팀에 큰 보탬이 되면서 무게감을 더했다.
 
 지난 달 이천 스프링캠프에서 선동열 전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

지난 달 이천 스프링캠프에서 선동열 전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 ⓒ LG 트윈스


필승조에 플러스 알파, 불펜이 확실히 강해진 LG

기존 필승조 투수들은 어김없이 지난 시즌에도 자리를 지켰다. 전년도에 비해 조금 주춤했던 고우석은 8월 이후 안정감을 찾았고, 정우영은 2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하면서 제 몫을 다했다.

76경기에 등판한 좌완 투수 진해수는 주권(77경기)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또한 2년 연속 20홀드를 올렸는데, 이는 LG 구단 역대 두 번째다. 진해수보다 앞서 해당 기록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는 이동현(2013-2014시즌)이었다.

주목해봐야 할 것은 나머지 불펜 투수들의 활약이다. 2019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이정용은 1군 데뷔 첫 시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34경기 34이닝 3승 4홀드 ERA 3.71를 기록하면서 올해 역시 필승조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필승조까진 아니더라도 불펜에서 궂은 일을 도맡았던 최동환과 최성훈도 나란히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두 선수 모두 40경기 이상 등판할 정도로 코칭스태프가 믿는 불펜 투수로 거듭났다.

56경기에 출전한 우완 불펜 투수 송은범도 진해수, 정우영에 이어 팀 내에서 세 번째로 많이 마운드에 오르면서 베테랑으로서의 진가를 발휘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송은범과 같은 나이에 단일 시즌 57경기 이상 등판한 투수는 KBO리그 역사상 14명 밖에 없었다. 
 
 3일 NC와의 경기에서 불펜 투수로 등판한 진해수

3일 NC와의 경기에서 불펜 투수로 등판한 진해수 ⓒ LG 트윈스


디펜딩 챔피언 상대로 점검 마친 LG 불펜

외국인 원투펀치에 이민호, 정찬헌, 임찬규까지 5선발을 어느 정도 갖춘 LG는 마운드가 완성체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제는 실전 모드에 돌입해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추려고 한다.

지난 달까지 이천에서 훈련을 진행했던 LG는 이번주부터 남부 지방을 돌면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2일과 3일에는 '디펜딩 챔피언' NC 다이노스를 창원 원정에서 만났다. 성과도, 과제도 남긴 2연전이었다.

대부분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주어진 경기였지만, 팀의 핵심 불펜 투수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갔다. 첫날에는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이상규가 돋보였고, 최성훈과 이정용도 1이닝 무실점으로 무난하게 경기를 마쳤다. 특히 이정용은 9회 말에 등판, 세 타자를 차례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튿날에는 송은범, 진해수, 고우석 등이 점검을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과정은 조금 험난했다. 7회 초 진해수가 1사 1, 3루에서 김민수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동점을 헌납하는가 하면, 9회 초 마무리로 등판한 고우석은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잘 잡고도 연속 안타를 허용해 불안함을 드러냈다. 마지막 타자를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창원에서의 일정을 모두 끝낸 LG는 부산 사직구장으로 이동해 5일과 7일 롯데 자이언츠를 만난다. 그 이후에는 울산(kt 위즈), 대구(삼성 라이온즈)로 향해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아직 두 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만큼 투수들에게 기회가 많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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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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