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가 지난 2월 27일 공개한 단편 < wind >의 한 장면.

픽사가 지난 2월 27일 공개한 단편 < wind >의 한 장면. ⓒ pixar

 

애니메이션 명가 픽사가 최근 아시안이 주인공인 단편을 무료로 공개했다. 지난 2월 27일부터 픽사는 < wind >(아래 <윈드>)와 < float >(아래 <플로트>)를 자사 유튜브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하고 있다. 

해당 작품을 공개하면서 픽사 측은 "아시안과 아시안 커뮤니티에 대한 혐오에 반대하며 두 커뮤니티를 지지하고자 작품을 공개한다"며 "이 아시안 캐릭터가 모든 곳에 널리 퍼지고 영감을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윈드>는 한국인 할머니와 손자가 주인공인 작품이다. 무중력 상태인 지하 공간에 사는 할머니와 그의 손자는 지상으로 나가기 위해 로켓을 만들고, 할머니의 희생으로 손자는 지상에 무사히 올라오게 된 뒤 그를 그리워한다는 내용이다. 

8분 남짓의 이 작품은 이미 2019년 12월 디즈니 플러스 등 자사 OTT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었다. 해당 작품을 연출한 에드윈 장 감독은 한인 2세로 실제 자신의 할머니에게 영감을 받아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장 감독의 할머니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 평안북도에서 아들 넷을 데리고 한국으로 피난을 왔다. 할머니의 희생정신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 <윈드>의 주제라고 볼 수 있다. 

장 감독은 작품 엔딩 크래딧에 '모든 친구들과 가족에게 감사를 전한다. 특히 할머니에게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덧붙였다. 에드윈 장 감독은 2005년 픽사에 입사한 이후 기술 디렉터로 일했으며, <윈드>를 통해 감독 데뷔를 알렸다.

하늘을 나는 아이와 그의 아버지

필리핀계 미국인 바비 알시드 루비오 감독의 <플로트>는 하늘을 날 수 있는 비범한 능력이 있는 아이와 그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다. 걸음마를 배우는 단계에서 종종 하늘을 날던 아들의 모습을 사람들이 낯선 눈초리로 쳐다보자 아버지는 두려움에 떤다.

아들이 자랄수록 날지 말고 걸을 것을 요구하지만 아들은 하늘을 나는 게 마냥 즐겁다. 작품엔 그런 아들에게 "제발 평범해질 수 없냐!"라고 호통친 뒤 후회하는 아버지의 표정을 현실감 있게 그렸다.

 
 픽사가 지난 2월 27일 공개한 단편 애니메이션 < float >의 한 장면.

픽사가 지난 2월 27일 공개한 단편 애니메이션 < float >의 한 장면. ⓒ pixar

 
루비오 감독의 아들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걸로 알려졌다. <플로트> 엔딩크레딧에 감독은 자신의 아들에게 '나를 더 나은 아빠로 남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조금은 다른 자녀를 둔 모든 가족에게 사랑과 마음을 바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같은 두 아시안 캐릭터의 등장은 최근 픽사와 디즈니가 개봉시키고 있는 작품의 흐름과도 일치한다. 지난 1월 20일 전 세계에 개봉한 <소울>은 흑인 커뮤니티를 소재로 한 작품이며, 3월 4일 국내 개봉하는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또한 동남아시아 문화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픽사와 디즈니 모두 미국 문화가 아닌 다른 나라 문화권을 소재로 할 때 자문 위원 혹은 해당 문화권 인물을 공동 감독으로 두는 등 자체적으로 왜곡을 예방하고 있다.

한편 <윈드>와 <플로트>는 모두 픽사의 '스파크 쇼트'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스파크 쇼트는 새로운 작가, 새로운 이야기 기술을 신진 스태프들과 함께 만들어내는 픽사 고유의 프로그램 중 하나다. 
픽사 윈드 플로트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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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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