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프로 20년째를 맞는 베테랑 좌완 불펜투수를 영입했다.

LG 트윈스 구단은 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작년 시즌이 끝난 후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된 좌완 투수 고효준을 연봉 5000만 원과 옵션 5000만 원의 조건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차명석 단장은 "고효준은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선수로서 좌타자 상대 스페셜리스트로의 활약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효준은 올 시즌 진해수와 함께 좌타자를 전문으로 상대하는 투수로 활약할 확률이 높다.

2002년 롯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고효준은 SK 와이번스(현 신세계)와 KIA 타이거즈, 그리고 다시 롯데를 거치며 통산 454경기에 등판해 40승52패4세이브31홀드 평균자책점 5.33의 성적을 기록했다. 고효준은 "LG 트윈스가 저에게 기회를 주고 믿음을 가져주신 것에 대해 너무 고맙고 감사드립니다. 준비를 잘해서 1군에서 LG트윈스의 우승에 꼭 일조하고 싶습니다"라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홍상삼-유원상-윤대경, 방출선수 성공사례들

활약하던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들은 대부분 현역 연장을 꿈꾸지만 '방출선수'라는 꼬리표가 달리면 재취업이 매우 어려워진다. 선수를 평가하는 각 구단 코칭스태프의 기준은 대체로 비슷하기 때문에 한 구단에서 방출을 당하면 더 이상 프로 구단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출의 아픔을 극복하고 재취업에 성공해 새 구단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부활한 선수들도 얼마든지 있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낙차 큰 포크볼을 던지는 홍상삼은 두산 베어스 시절 가을야구 한 이닝 최다폭투(3개) 기록을 세울 정도로 제구력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2019 시즌이 끝난 후 두산에서 방출된 홍상삼은 작년 시즌을 앞두고 KIA에 입단하며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그리고 홍상삼은 작년 57경기에 등판하며 4승5패17홀드5.06의 성적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며 KIA 허리의 한 축을 담당했다.

한화 이글스 시절 특급 유망주, LG시절에는 국가대표 불펜 투수로 활약했던 유원상은 2019 시즌이 끝난 후 3번째 팀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되며 선수생활에 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유원상은 천신만고 끝에 4번째 구단인 kt 위즈 유니폼을 입으며 현역 생활 연장에 성공했다. 유원상은 작년 62경기에 등판해 2승1패2세이브9홀드3.80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부상선수가 많았던 kt 불펜에 큰 힘이 됐다.

작년 5승7홀드 1.59의 성적으로 사이드암 강재민과 함께 한화 불펜의 희망으로 떠오른 늦깎이 스타 윤대경의 선수생활은 더욱 파란만장했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13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내야수로 프로생활을 시작한 윤대경은 2014년 양일환 코치의 제안에 따라 투수로 변신했다. 하지만 윤대경은 2018년 삼성에서 방출될 때까지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서보지 못했다.

군 전역 후 일본 독립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던 윤대경은 2019년 7월 한화와 계약하며 다시 KBO리그에 서게 됐다. 그리고 윤대경은 작년 시즌 무패와 함께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한화 불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마치 2019년 하재훈(신세계)이 혜성처럼 등장해 세이브왕에 올랐을 때를 연상케 하는 돌풍이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야구할 팀을 찾아 현해탄까지 건넜던 윤대경은 올 시즌 한화의 필승조 한 자리를 예약했다.

진해수 부담 덜어줄 좌완 스페셜리스트 확보

LG 역시 차명석 단장 부임 후 위력적인 구위를 가졌거나 경험이 많은 방출 투수들을 대거 영입했지만 크게 효과를 보진 못했다. 2019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121승 투수 장원삼은 LG 유니폼을 입고 8경기에 등판했지만 2패7.98의 초라한 성적을 기록한 채 1년 만에 방출됐다. 5경기에서 1승을 거두고 은퇴한 심수창(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역시 장원삼과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좌완 정용운은 2009년 KIA입단 당시 박동원(키움 히어로즈)과 장민재(한화), 정수빈, 유희관(이상 두산)보다 높은 순번(2라운드 16순위)으로 지명 받았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았던 유망주다. 정용운은 KIA에서 4승을 올리고 방출된 후 LG유니폼을 입었지만 LG에서도 작년 3경기에서 1.2이닝을 던진 게 1군 등판의 전부였다. 강속구 투수 김정후(키움) 역시 LG에서 단 2경기에 등판한 후 팀을 떠나야 했다.

따라서 올해 30대의 마지막 시즌을 보내는 고효준을 영입한 LG구단의 선택에 우려를 보내는 팬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고효준은 작년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1년1억2000만원의 FA계약을 체결한 후 24경기에서 1승5.74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롯데 마운드에 고효준을 능가하는 활약을 펼친 좌완 불펜 투수가 없었음을 고려하면 애초에 롯데 구단의 세대교체 '프로세스'에 고효준의 이름이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세대교체를 위해 약점으로 지적되던 포수 영입도 시도하지 않았던 롯데와 달리 LG는 당장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구단이다. LG의 핵심 좌완 불펜 진해수가 최근 5년 동안 무려 364경기에 등판했을 정도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고효준은 진해수의 좋은 '대안 및 보험'이 될 수 있다. 만약 고효준의 활약이 불만족스럽다면 시즌 중에 방출수순을 밟기에도 큰 부담이 없다.

작년 시즌이 끝난 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상 유례 없이 많은 선수들이 방출의 칼바람을 맞았다. 대부분은 재취업의 기회를 기다렸지만 해가 바뀌고 겨울이 지나도록 이용규(키움), 안영명(kt), 정인욱(한화), 전민수(NC) 등 일부 선수들을 제외하면 절대 다수의 선수들이 타의에 의해 현역생활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효준은 끝까지 현역 연장의 희망을 놓지 않았고 결국 2021시즌에도 그라운드에 설 기회를 잡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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