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회 한국대중음악상 수상자 명단

제 18회 한국대중음악상 수상자 명단 ⓒ 한국대중음악상

 
2월 28일, 서울 노들섬 뮤직 라운지에서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KMA)이 열렸다. 한국대중음악상은 2004년 3월에 문을 연 이후, 올해로 18회째를 맞는 음악 시상식이다. 한국에서 개최되는 음악 시상식 중 유일하게 판매량, 음원 스트리밍 등 상업적 성취 대신 음악적 성취를 기준점으로 삼는다. 음악평론가, 기자, 음악방송 PD 등이 선정 인단으로 참여한다.

아이돌 그룹이 즐비한 TV 시상식에 비하면 대중에게 낯선 인디 뮤지션이 이름을 많이 올리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물론 아이돌 음악의 가치를 절하하지도 않았다. 방탄소년단은 물론, 소녀시대, 빅뱅, 에프엑스 등 많은 아이돌 뮤지션들이 이 시상식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던 바 있다.
 
올해 시상식 역시 '메이저'와 '인디'에 대한 구분 없이, 대중음악의 다양성을 반영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돋보였다. 4개의 종합 분야(올해의 음반, 올해의 노래, 올해의 음악인, 올해의 신인) 중 올해의 음반상은 정밀아의 <청파 소나타>에게 돌아갔다.

<청파 소나타>는 개인적 영역과 사회적 영역을 중첩시키면서 서사의 무게를 키운 작품이다. 정밀아는 '올해의 음반상은 물론, '최우수 포크 음반상'과 '최우수 포크 노래상(서울역에서 출발)'을 수상하면서 3관왕에 올랐다. 선정위원인 서정민갑 대중음악 의견가는 정밀아의 목소리를 '시대를 대변하는 목소리'로 표현했다.
 
올해의 노래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몫이었다. 지난 여름 싱글 'Dynamite'를 발표한 방탄소년단은 한국인 아티스트 역사상 최초로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 정상을 석권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얼터너티브 팝'을 지향하는 그룹 이날치는 '올해의 음악인'상을 수상했다.

이들이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와 함께 선보였던 '범 내려온다'의 뮤직비디오는 조회수 2억 건을 돌파하는 등, 퓨전 국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수궁가>로 '최우수 크로스오버음반상'을 수상했고, 올해의 신인상은 지난 해 첫 정규 음반 <꿈에서 걸려온 전화> 싱어송라이터 김뜻돌이 수상했다.
 
세부 분야에서는 지난 해 < Daydream >을 발표했던 록밴드 ABTB가 특히 돋보였다. ABTB는 '최우수 록 음반상'과 '최우수 록 노래상'을 수상했다. 26년 만에 정규 음반 <푸른 베개>를 발표한 거장 조동익은 모던 록 음반상을 수상했다. 최우수 랩 & 힙합 노래상은 스월비의 'Mama Lisa', 최우수 랩 & 힙합 음반상은 쿤디판다의 <가로사옥>에게 돌아갔다.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음반은 모과에게 주어졌다. 

록밴드 들국화는 한국 록의 역사에 미친 영향을 인정받아 공로상을 수상했다. 선정위원회 특별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을 위한 컴필레이션 앨범 <이야기해주세요> 프로젝트에게 주어졌다. 이외의 상세한 시상 내역은 '한국대중음악상 공식 홈페이지(http://koreanmusicaward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들을 음악이 없다'는 말의 공허함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악인'상을 수상한 이날치의 < 수궁가 >

제18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악인'상을 수상한 이날치의 < 수궁가 > ⓒ (주)리웨이뮤직앤미디어

 
한국대중음악상의 다채로운 수상 결과를 놓고 보면, '요즘 들을 것이 없다'라는 말이 거짓된 신앙에 불과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다. 현대에 이르러, 들을 음악이 없었던 시대는 없다. '들을 음악'이 청자의 귀에 아직 닿지 않았을 뿐이다. 물론 이 시상식의 선정 결과가 모든 음악팬, 뮤지션을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록' 부문과 '모던록' 부문처럼 애매한 장르 구분에 대한 비판 여론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 시상식이 한국 대중음악의 다양성, 그리고 한 해의 경향과 현상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하는 결산의 장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정밀아와 방탄소년단, 이날치, 김뜻돌, 쿤디판다와 들국화, 추다혜차지스를 동시에 거명할 수 있는 시상식은 현 시점에서 한국대중음악상이 유일무이하다.
 
이 날 수상 소감 중에는 다른 아티스트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크게 담겨 있었다. 이날치의 멤버이자 음악 감독인 장영규는 수상 소감에서 "주변에 많은 밴드들과 전통음악인들이 있다. 그들의 음악도 소비될 수 있는 건강한 음악시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의 음반상' 수상자인 정밀아 역시 "(음악을) 많이 들어주시고 이 땅에 있는 모든 음악가들에게 많은 박수와 격려 계속 이어서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싱어게인>에서 이승윤, 정홍일 등 재능있는 뮤지션들이 '무명 가수'라는 타이틀을 달고 무대 위에 오를 때, 시청자들은 '저런 뮤지션들이 어디에 숨어 있었느냐'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이들은 한 번도 숨어 있었던 적이 없다. 뮤지션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창작의 세계를 펼치고 있었을 뿐이다. 그들이 '숨어 있다'고 느끼게 만든 것은 무엇이었을까.
 
예능 프로그램과 음원 사이트가 소개하지 않는 음악이라고 해서, 음악이 아닌 것은 아니다. 연말 가요 시상식을 보면, 한국에는 '케이팝' 음악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든다. 평소에 TV 채널을 둘러 보면, 동시간대에 서로 다른 채널에서 트로트가 흘러 나온다.

반면, 다양한 대중음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의 비율은 극소수다.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EBS <스페이스 공감>이 그 명맥을 이어갈 뿐이다. 최근 방영 중인 SBS < 전설의 무대 : 아카이브 K >가 음악팬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 역시, 음악의 내용에 대한 '역사적 접근법'에 있었다.
 
매스 미디어는 다양한 대중음악을 소개하고자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그것이 의무는 아니지만, 지금처럼 방기해도 되는 것은 아니라 믿는다. 타성에 젖은 트로트 프로그램의 범람은 과연 무엇을 말하는가?

단순히 TV 채널의 주도권이 '시니어 세대'에 넘어갔다는 것으로 모든 것이 설명될 수는 없다. 대중음악이 산업의 산물로만 소비되는 시대, 음악의 실험성, 창의성, 다양성에 대해 접근하는 자세는 과연 촌스러운 것일까. 혹은 순수한 낭만일까. 한국대중음악상의 수상 결과를 보면서 다시 한번, 이 문제 의식을 상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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