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정말 어쩔 수 없이 고려하시거나 이혼을 한 분들이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굉장히 마음이 아프실 거 같은데요." (오은영)

얼마 전까지 이혼한 연예인 부부들이 새로운 관계 설정을 위해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그런 모색이 절실한 이유는 아무래도 자녀 때문이다.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헤어져 버린 부모 어느 한쪽의 부재로 고통받는다. 어른들이야 자신들의 사랑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진다지만, 아이들은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게다가 아무런 준비조차 할 수 없이 그저 받아들여야만 하는데 말이다.

이번 주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7살 딸(금쪽이)과 4살 아들을 양육하고 있는 아빠가 출연했다. 그가 홀로 방송에 나온 까닭은 이혼을 했기 때문이다. 아빠는 곧 초등학교에 들어갈 딸이 엄마가 없다는 눈초리로 상처를 받진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현재 할머니가 육아를 도와주고 있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여러모로 죄인처럼 살고 있다며 막막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한 장면. ⓒ 채널A

 
"엄마 어디 있어?"

아침에 잠에서 깬 금쪽이는 집안을 이리저리 헤매며 엄마를 애타게 찾았다. 이혼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엄마를 찾던 습관이 남아있었다. 아빠는 자신이 있을 때는 엄마를 찾지 않는다며, 그 이유를 물어봤더니 "아빠가 힘들까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속상할 아빠 생각에 엄마가 보고 싶어도 참았던 것이다. 나이에 비해 성숙한 금쪽이가 아빠 입장에선 마음 아팠다. 

금쪽이의 두려움

금쪽이는 부모의 이혼을 기점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전보다 더 내성적인 성격으로 바뀌었고, 분리 불안 증세까지 생겼다. 할머니는 금쪽이가 두려움을 극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보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금쪽이는 그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거세게 저으며 왈칵 눈물을 쏟았다. 두려움이 몰려온 탓이었다. 금쪽이가 가진 두려움의 원인은 무엇일까. 

유치원에 간 금쪽이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엄마 아빠를 그려보라는 과제를 받은 금쪽이는 한손으로 그림을 가리며 쭈뼛쭈뼛했다. 다 그린 후에도 과제를 제출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발표시간에도 손을 들지 못했다. 한참 후 용기를 내 손을 든 금쪽이는 쉽게 입을 떼지 못하다가 귀를 갖다대야 겨우 들릴 작은 목소리로 엄마는 화려한 왕관을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렇다면 아빠는 어떤 모습일까. 아빠는 엄마에 비해 작게 그려져 있었는데, 금쪽이는 아빠가 선글라스를 쓰고 있고 머리카락도 멋있게 생겼다고 자랑했다. 오은영 박사는 금쪽이가 엄마를 화려하게 그린 이유를 엄마를 더 좋게 봐줬으면 하는바람 때문이라 설명했다. 또, 엄마의 부재를 숨기기 위해 유난히 화려하게 그린 것이기도 했다. 반면, 아빠는 그런 의식 없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그렸다. 

한편, 아빠는 금쪽이에게 이혼에 대해 '엄마와 아빠가 사랑하지 않게 되었지만, 그건 금쪽이의 잘못이 아니다. 비록 따로 살고 있지만 엄마와 아빠는 똑같이 너희들을 사랑하고 있다'고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거기에 한 가지 덧붙여야 한다면서 세상이 뒤집어져도 안 바뀌는 사랑이 있다는 걸 설명해 주라고 강조했다. 변치 않는 부모의 사랑에 대해 충분히 표현해 주라는 말이었다. 

금쪽이는 엄마와 통화할 때 아빠의 눈치를 많이 살폈다. 말의 양이나 억양 등이 아빠가 있을 때와 없을 때가 확연히 달랐다. 아마도 아빠의 마음이 불편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상황이 착잡하긴 아빠도 마찬가지였다. 전 아내의 목소리를 듣는 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결국 아빠는 먼저 자리를 피했고, 금쪽이도 괜히 눈치를 보게 됐다. 어색한 분위기였다. 

금쪽이는 매일마다 아빠의 사랑을 확인했다. 삶의 변화가 있으니 불안감이 가득 차 있는 상태였다. 그 때문에 양육자에게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금쪽이의 울음에도 불안이 내포되어 있었다. 또, 금쪽이는 7살임에도 아직 기저귀를 차고 있었다. 기저귀를 차지 않으면 불안한지 계속해서 기저귀를 달라고 보채고 울었다. 금쪽이도 힘들고 아빠도 힘든 밤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엄마 아빠가 생존의 동아줄이에요. 어쨌든 엄마와 연락도 하고 만나기도 하지만, 얘네들한텐 아빠가 유일한 동아줄이에요. 그래서 아빠한테 굉장히 매달려요. 아빠가 눈에 안 보이면 불안한 것도 당연하고, 아빠 눈치도 보고. 할머니도 굉장히 중요한 동아줄이에요. 주 양육자가 안 보이면 또 다시 나를 두고 갈까봐 내가 버림을 받게 될까봐 사랑을 잃게 될까봐 눈앞에 보려고 하는 거예요. 지금 상태로는 굉장히 불안이 높은 상태라고 할 수 있죠." (오은영)

오은영은 소변 문제는 크면서 괜찮아지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기저귀를 차는 게 편하다고 하면 그러라고 하면 된다고 안심시켰다(실제로 만 10살이 되면 90%, 만 12살이 되면 98~99%가 좋아진다). 다만, 오줌 못 가리는 걸 창피한 일인양 대하지 말라고 했다. 걱정스러운 일을 겪으면 내면의 변화가 생기기 마련인데, 불안으로 인해 오줌을 못 가리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금쪽이의 불안을 낮춰야 했다. 금쪽이는 아빠를 졸졸 따라 다니고, 아프다고 했다가 아기처럼 말하기도 했다. 동아줄과 같은 아빠에게 집착하는 듯했다. 아빠는 그런 금쪽이에게 지친 상태였다. 아기처럼 말하는 금쪽이의 말투와 행동을 지적했다. 자꾸만 채근하고 다그쳤다. 아이는 단지 아빠에게 따뜻한 눈빛과 관심을 원했을 뿐인데, 아빠는 생활에 지쳐 퉁명스러운 말로 일관했다. 

오은영 박사의 처방법

"아이가 고군분투를 하는 거 같아요. 이 방법 저 방법 다 써보는 것 같아요. 그러는 궁긍적인 목적은 자기 마음의 안정감을찾기 위해서, 내가 사랑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 (오은영)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한 장면. ⓒ 채널A

 
오은영은 혼자 애쓰고 있는 금쪽이를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금쪽이의 경우 평소 말을 잘하기 때문에 말투를 바꾸는 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저 마음을 헤어려 주고 꼭 안아주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불안한 상황일 때는 아빠의 상처도 건드려지는 듯했다. 어쩌면 이혼이 남긴 상처는 금쪽이에게만 남아 있는 게 아니라 아빠에게도 남겨져 있었던 것이리라. 

금쪽이는 엄마와 아빠가 싸웠던 순간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동생과 함께 책상 밑에 들어갔던 것도, 그 당시의 두려움도 모두 알고 있었다. 그 얘기를 하던 금쪽이는 눈물을 쏟고 말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헤어져 버린 엄마와 아빠, 그상황을 받아들이는 건 우주가 갈려져 버린 듯한 슬픔이었을 게다. 이제야 비로소 아빠도 금쪽이의 슬픔을 이해하게 됐다.  

오은영은 아빠와 금쪽이에게 모두 금쪽처방을 내렸다. 우선, 자존감을 잃은 아빠를 위한 '나 잘났어!' 처방을 제시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스스로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들을 하며 자존감을 불어넣으리고 조언했다. 불안한 금쪽이를 위해서는 '안전벨트 육아법'을 제안했다. 가족들이 금쪽이를 안젠벨트처럼 꽉 잡아주고 있다는 걸 항상 인식시켜 주라는 의미였다. 

또, 전 아내와 부부의 연은 끝났지만 육아의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매일 볼 수 없어도 아이들에게 특별한 날을 만들어 줄 것을 당부했다. 아빠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금쪽이 문제를 상의했고, 금쪽이가 훨씬 편한 상태에서 엄마와 통화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처음에는 금쪽이도 아빠의 눈치를 봤지만, 이내 엄마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한결 편안해 보였다. 

마지막 금쪽처방은 '아빠와 만드는 그림일기'였다. 두 사람은 매일마다 그림일기를 그리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 아빠는 금쪽이에게 사과하며 과거 아빠와 엄마가 싸운 이유를 설명해 주기도 했다. 둘은 진솔한 얘기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순간 모든 불안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방송 출연을 결정할 만큼 금쪽이를 사랑하는 아빠라면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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