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산어보> 온라인 제작발표회 현장.

영화 <자산어보> 온라인 제작발표회 현장. 배우 설경구(왼쪽)와 변요한의 모습. ⓒ 메가박스중앙플러스

 


다산 정양용이 아닌 그의 형 약전의 이야기가 영화로 나온다. 이준익 감독 특유의 시선, 그리고 그의 오랜 동료 배우 설경구가 의기투합한 결과다.

25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자산어보> 주역들이 작품의 의미와 출연 이유를 전했다. 영화는 전라남도 흑산도로 유배를 간 정약전의 생애를 조명하면서 그와 함께 자산어보 집필에 도움을 준 장창대라는 인물을 등장시킨다. 설경구가 정약전을, 변요한이 창대 역을 맡았다.

겉으로 드러나는 가장 큰 특징은 영화가 흑백 화면이라는 점. 이미 이준익 감독은 <동주>를 통해 흑백영화 실험을 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그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위인이 아닌 다소 덜 알려진 실존 인물을 중심으로 내세운 이유를 설명했다.

"역사를 잘 모르니까 역사 영화를 찍는 것 같다. 정약전이 갖고 있는 근대성을 다루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무엇보다 제가 영화로 보고 싶었다. 보통은 영웅을 주인공으로 내세우잖나. 하지만 가끔은 역경을 이겨낸 사소한 개인, 나와 같이 보통의 사람에게서 영웅적 모습이 보이는 게 좋다. 동주 옆에 몽규가 있었고, 박열 옆에 가네코 후미코가 있었듯 정약전 옆에 창대가 있었다. 

두 사람의 가치관에 집중했다. 유배를 가서 자기의 가치관을 실현하는데 그곳에서 창대를 만난 거지. 나이 차, 신분 격차가 엄청난데 가치관을 같이 하다 보니 친구가 됐다. 즉, 우정은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가치관이 같은 사람이 함께 하다 보니 우정이 생긴 것이라 할 수 있지." (이준익 감독)


배우 설경구는 데뷔 27년 만에 첫 사극을 경험했다는 의의가 있었다. "한 영화제 뒤풀이에서 이준익 감독님을 만나서 무턱대고 책 달라고 했는데 며칠 뒤에 받은 책이 <자산어보>였다"던 설경구는 "읽을수록 눈물이 핑 돌고 여운이 있더라. 나이 들어서 이준익 감독님과 첫 사극을 해서 다행이다 싶다. 흑백영화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한 번의 결정으로 여러 가질 얻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약전이라는 실존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던 설경구는 "그분 또한 섬에서 민초들과 어울리며 민초들에게 가르침을 받고 업적을 실천하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저 또한 현장에서 튀지 않고 잘 묻히려 했다"고 말했다.
 
 영화 <자산어보> 온라인 제작발표회 현장.

영화 <자산어보> 온라인 제작발표회 현장. 이준익 감독이 답변 중이다. ⓒ 메가박스중앙플러스

 
특히 <자산어보>엔 웬만한 영화 주연을 맡아야 할 배우들이 대거 우정 출연한다. 류승룡, 정진영, 동방우 등이 단 몇 분을 위해 흔쾌히 합류했다. 설경구와의 인연 덕이었다. 이준익 감독은 "난 너무 미안해서 연락 못하고 있는데 설경구 배우가 (대본을) 줘보라고 하더라. 그랬더니 섭외가 됐다. 배우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 덧붙였다.

<자산어보>로 이준익 감독, 설경구 배우를 처음 만난 변요한은 "처음엔 전라도 사투리와 고기 잡는 법을 연습하고 준비했는데 어느 순간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며 "그 시대, 그 나이를 살던 창대의 마음을 알려고 하자 설경구 선배 및 많은 배우와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됐고, 창대의 눈빛이 생긴 것 같다. 선배님과 감독님께서 저와 잘 놀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영화 <자산어보>는 오는 3월 31일 개봉한다.

 
 영화 <자산어보> 온라인 제작발표회 현장.

영화 <자산어보> 온라인 제작발표회 현장. ⓒ 메가박스중앙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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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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