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한국 및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김민영 총괄.

넷플릭스 한국 및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김민영 총괄. ⓒ 넷플릭스

 
2016년 이후 5년간 약 7700억 원 투자, 게다가 올 한해에만 55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글로벌 OTT 업체인 넷플릭스에게 한국과 한국 콘텐츠는 어떤 의미길래 이처럼 적극적일까. 최근엔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세트장 두 곳을 경기도 지역에 직접 장기 임대하기도 했다.

25일 오후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김민영 한국-아태지역 및 콘텐츠 총괄은 "아시아 시장 견인에 한국콘텐츠 역할이 크다. 그게 투자의 계기였다"고 말했다. "4분기 실적을 보니 <스위트홈>이 공개 후 28일 만에 2200만 가구가 시청했다. 한국콘텐츠가 일시적 유행이나 현상이 아닌 글로벌 대중문화의 한 장르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그는 분석하고 있었다.

"한국은 인터넷 보급률이 높고 한국 사람들은 문화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업계 생태계 또한 탄탄한 것 같다. 작가 양성 프로그램도 잘 돼 있고, 훌륭한 감독, 배우들도 많다. 외국 드라마에 비해 인간의 감정을 세밀하게 보여준다는 장점 또한 있다."

한국이 가진 인프라를 한껏 인정하면서 김 총괄은 "무엇보다도 넷플릭스는 시청자들의 즐거움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강조했다. 즐거움을 주는 콘텐츠라면 소재나 장르 불문 일단 수용한다는 게 넷플릭스가 일하는 방식이었다. <킹덤> 시리즈를 비롯해 <인간수업> <보건 교사 안은영> 등 각종 드라마 작업 편수가 늘고 있는 데엔 한국콘텐츠만의 고유성을 높게 본 경영진의 판단이 있었다고 한다.

"종종 글로벌을 겨냥한 콘텐츠라고 말씀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일단은 한국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중요하다. 한국만의 고유성이 있어야 세계로 나갔을 때 공감받을 수 있다. 또한 넷플릭스는 창작자들이 작업할 때 좀 더 좋은 기억을 주고자 한다. 무엇보다 창작의 자유가 중요하다. 소재, 수위, 표현 방식, 기술의 자유 등 모든 면에서의 자유다. 그렇다고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아니다. 창작자들에게 무얼 하고 싶은지, 주제는 무엇인지 묻고 경청한다." 

단순히 콘텐츠만 계약하는 게 아닌 생태계와 인프라 지원까지도 신경쓰고 있다고 김 총괄은 짚었다. 일본 지역에 애니메이터 육성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 한국에서도 영화 전공자들을 위한 워크숍 등을 기획한 것도 그 연장선이었다.

이처럼 웬만한 공기관에서 하는 투자보다 더욱 큰 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우려도 있다. 왓챠나 웨이브, 티빙 같은 토종 OTT와의 경쟁, 나아가 디즈니 플러스, HBO 등 또 다른 글로벌 OTT 업체가 한국에 들어올 시 혼전 양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세계가 공감하는 한국콘텐츠 개발에 매진"

"저도 디즈니 등이 한국에 진출했을 때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분명한 건 시청자들의 시청 패턴이 많이 변했다는 사실이다. 다양한 업체가 한국에서 서비스되는 건 소비자를 위해선 좋은 일 같다. 다양한 콘텐츠가 생길 것이고 동반 성장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우린 좀 더 창작자들에게 매력적이 되도록 노력하면 된다. 파이를 키울 때이지, 작은 파이를 가지고 싸울 땐 아니다. 넷플릭스가 해온 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 전 세계가 공감하는 한국콘텐츠 발굴에 매진할 예정이다."

넷플릭스가 거대 자본을 등에 지고 국내 콘텐츠를 독점한다는 시각에도 김민영 총괄은 "분명 우리가 기여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영화, 한국콘텐츠에 세계적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데 넷플릭스로 그런 게 많이 알려지고 창작자들이 호평받을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답했다. 이를 위해서 기성 제작사, 방송사와도 언제든 협업할 수 있다고 김 총괄은 덧붙였다. 

국내 망사용료 미지급 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자신이 관련 전문가는 아님을 강조하면서 김 총괄은 "지난 수년간 전 세계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와 협력해왔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자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네이버나 카카오 등의 업체는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에 망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으나 해외 기업은 그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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