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의 유망주로 주목받았던 백승호가 최근 K리그 복귀 추진을 놓고 법적 공방에 휩싸일 위기에 놓였다. 독일 분데스리가 다름슈타트에서 활약하던 백승호는 소속팀에서 주전경쟁에서 밀려 어려움을 겪게되자 K리그 복귀를 타진했고 전북 현대와의 협상이 거의 성사단계에 이르렀다.

당초 변수로 거론된 것은 K리그 구단과 계약 없이 해외 무대에 진출한 선수가 5년 이내에 국내에 복귀할 경우 연봉 제한이 발생한다는 '5년 룰'의 적용 여부였다. 하지만 백승호는 이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지며 K리그행이 무난하게 탄력을 받는 듯했다.

그런데 최근 수원 삼성과 백승호의 관계가 알려지며 이적에 제동이 걸렸다. 백승호는 2009년 수원 유스팀(U-15)인 매탄중학교에 스카우트되어 입학이 예정된 상태였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서 입단 제의를 하게되자 수원 측에서는 대승적 차원에서 백승호를 보내주기로 했다. 대신

이후 백승호는 2011년 바르셀로나와 5년 장기계약을 맺었다. 국내 복귀가 불가능해지자 백승호와 수원 측은 두번째 합의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K리그 복귀시 수원에 입단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양측의 해석이 엇갈린다. 백승호 측은 당초 약속했던 2억원의 추가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고 수원의 권리는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수원은 애초에 2차 합의서에 금전적 지원과 구체적 액수와 관련된 문구가 포함되지 않았고, 수원이 백승호에 대한 권리를 포기했던 적이 없다는 반박이다. 수원은 백승호 측을 상대로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여론은 백승호 측에 불리하다. 현재까지 양측이 주장하는 내용 중 일치하는 '팩트'만 짚고 넘어가면, 백승호와 수원이 두 번의 합의서를 작성했다는 것. 백승호가 수원으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아왔다는 것. 백승호가 국내 복귀시 무조건 수원으로 복귀해야한다는 조건이 명시되어있는 것이다. 

백승호 측이 내세우는 방어 논리는 애초 수원이 돈을 지원해주는 것을 전제로 2차 합의서를 작성했는데 수원이 약속한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뿐이다. 하지만 합의서에 금전 지원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는 한 백승호 측의 주장은 법적 설득력이 떨어진다.

수원은 백승호가 바르셀로나에 입단할 때부터 이미 3년에 걸쳐 총 3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분은 백승호 측도 딱히 반박하지 못하는 내용이다. 해외 팀에 입단한 선수에게 국내 구단이 그렇게까지 지원해야 할 의무는 사실 없다. 한국축구의 유망주라는 대승적 차원, 그리고 선수가 언젠가 국내로 돌아오면 수원에 입단할 것을 전제로 한 '투자'였다. 설사 수원이 2차 합의서에서 문서화되지 않은 금전적 지원을 추가로 약속했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이미 그동안 받아온 지원까지 모조리 무시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백승호 측의 가장 큰 잘못은 K리그 복귀 추진 과정에서 최소한의 '절차적 신의' 마저 무시했다는 점이다. 백승호는 수원 측에 K리그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고 전북과 협상을 진행했으며, 또한 전북에게도 수원과의 합의서 문제를 미리 설명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으로 이 사건은 K리그 유소년 시스템의 근간과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다. 황희찬(RB라이프치히), 박주영-기성용(FC서울)처럼 과거 유망주 시절 K리그 프로팀으로부터 적지 않은 지원을 받고도 성인팀 이적이나 해외 진출-복귀 등을 타진하는 과정에서 이기적인 행보로 '뒤통수 논란'에 휩싸인 경우는 한 두 번이 아니다.

프로구단들은 공들여 선수를 육성하고 적지않은 돈을 들여 투자했음에도 '대승적 차원'이니 '선수의 앞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논리에 밀려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사례가 반복된다면 과연 어떤 K리그 구단이 유스팀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거나 유망주의 해외진출을 기꺼이 보장하려 하겠는가.

백승호의 K리그 복귀는 이미 명분도 실리도 잃었다. 이제라도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순리대로 풀어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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