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는 기쁜 마음으로 양현종을 미국으로 떠나보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치 않다. 그동안 선발진 구상에 항상 있었던 투수가 떠난 만큼 빈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멩덴과 브룩스로 구성된 외국인 원투펀치는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우려보단 기대감이 크다. 특히 빅리그 경험이 있고 불펜 피칭에서 합격점을 받은 멩덴에 대한 시선은 긍정적인 편이다. 결국 문제는 그 이후, 나머지 세 자리를 차지할 투수들이다.

35선발의 경우 아직 스프링캠프에서 여러 명의 투수가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김현수, 장현식, 김유신 등이 선발진 진입을 노린다. 그러나 3선발과 4선발 주인공은 윤곽이 드러난 상태다.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았던 임기영과 이민우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왼쪽부터) 임기영-이민우

(왼쪽부터) 임기영-이민우 ⓒ KIA 타이거즈


양현종의 자리를 이어받는 임기영, 에이스 역할 해줘야

4년 전 팀의 통합 우승의 주역이기도 했던 임기영이 이제는 3선발로 올라온다. 한국시리즈에서의 활약과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팀 승선 등 2017년은 여러모로 임기영에게 의미있는 해였다.

그 후 지난해까지 네 시즌 동안 KIA 선발진의 한 축을 맡으면서 나름 자신의 입지를 굳힌 임기영이지만,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뒀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선발 투수로서 한 시즌을 완전하게 소화한 시즌은 많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아직 10승 이상을 거둔 시즌이 한 차례도 없었다. 또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시즌이 2020시즌이었는데, 127.2이닝에 불과했다. 25번의 선발 등판 기회를 얻은 점을 고려했을 때 경기당 6이닝도 채우지 못한 셈이다. 당연히 규정 이닝 미달이었다.

희망은 있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평균자책점 5점대를 기록한 임기영의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는 4.10으로 준수했다. 또한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1.45로, 이전 두 시즌에 비해 다소 낮아진 수치였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 두 명과 양현종을 제외하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는 임기영이었다. 올핸 양현종이 빠진 만큼 적어도 외국인 투수들의 뒤를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최근 취재진과 스프링캠프에서 인터뷰를 가진 임기영은 "목표를 크게 잡아서 12승에 도전하려고 한다. 승수 욕심이 없었는데, 올핸 욕심이 난다. 10승은 무조건 하겠다는 각오로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 어느 때보다 부담감도, 책임감도 큰 시즌이다.
 
 기회에 비해 보여준 게 그리 많지 않다. 이민우의 꾸준한 활약이 요구되는 시즌이다.

기회에 비해 보여준 게 그리 많지 않다. 이민우의 꾸준한 활약이 요구되는 시즌이다. ⓒ KIA 타이거즈

 
올핸 4선발 중책...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이민우

선발로 정착하고 나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이민우가 20경기 이상 선발로 등판한 시즌은 딱 한 차례, 2020년이었고 그것도 100이닝을 겨우 넘겼다. 한 시즌 만에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길 바라는 것은 무리이지만, 적어도 지난해보단 나아져야 한다.

2017년 1군 무대에 데뷔한 이민우는 2018년과 2019년에는 주로 불펜으로 등판했다. 지난해 윌리엄스 감독의 눈도장을 받고 선발 투수로 경험을 많이 쌓았다. 6이닝 이상을 던진 경기는 8경기로, 7이닝을 소화한 경기도 두 차례나 있었다.

선발 후보군에서 5선발로, 이제는 4선발까지 한 계단씩 올라왔다. 그만큼 더 많은 경기와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 이전까지는 이민우가 부진을 하더라도 크게 부각이 되지 않았다면, 올핸 활약 여부가 팀 성적으로도 직결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본인도 잘 안다. 이민우는 최근 인터뷰에서 "그동안 현종이 형이 많은 이닝을 소화했는데, 기영이와 함께 지난 시즌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팀 내 에이스의 공백은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완의 기대주라는 꼬리표를 떼어냄과 동시에 선발 투수로 성장하는 것,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지도 모른다. 이민우는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중요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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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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