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6%에 이르는 압도적인 공 점유율, 상대 팀보다 6개나 많은 15개의 슛 기록을 남겼지만 홈 팀 리버풀은 한 골도 못 넣고 무기력하게 졌다. 라이벌 팀 골키퍼 조던 픽포드의 슈퍼 세이브가 여러 개 나오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은 그저 핑계에 그칠 뿐이다.

정규리그를 기준으로 리버풀은 최근 4게임(2득점 9실점) 연거푸 패했고, 지난 달 22일부터 안필드에서 열린 4게임(1득점 8실점) 모두 졌다. 비긴 것까지 포함하면 지난 해 12월 17일 토트넘 홋스퍼를 2-1로 이긴 이후 안필드에서 6게임 연속 무승(2무 4패, 2득점 9실점) 늪에 빠졌다. 리버풀에게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할 정도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이끌고 있는 에버턴 FC가 한국 시각으로 21일 오전 2시 30분 리버풀에 있는 안필드에서 벌어진 20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FC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2-0으로 완승을 거두고 머지 사이드 더비 역사를 바꿔 놓았다. 10년만에 연고지 라이벌 리버풀을 이긴 것이며 디펜딩 챔피언이 자랑하는 축구 성지 안필드라는 장소를 기준으로 하면 1999년 이후 22년만에 바로 그곳에서 이긴 것이기 때문이다.

22년만에 안필드에서 바뀐 더비 역사
 
 4월 21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머지사이드주 리버풀에 위치한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EPL 35라운드 에버튼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 에버튼의 길피 시구르드손(왼쪽)이 맨유를 상대로 득점한 후 동료 히샬리송(오른쪽)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에버튼의 길피 시구르드손(왼쪽) ⓒ EPA/연합뉴스

 
게임 시작 후 3분만에 놀라운 골이 터져나왔다. 어웨이 팀 에버턴의 유능한 미드필더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감각적인 왼발 하프 발리 어시스트가 일품이었고 터키 출신 리버풀 센터백 오잔 카박을 왼쪽에 달고 빠져들어간 브라질 출신 골잡이 히샤를리송이 오른발 슛을 낮게 깔아 넣었다. 

아무리 최근 팀 컨디션이 최악이라고 해도 리버풀이 안필드에서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20분에 결정적인 동점골 기회를 얻은 것이다. 하지만 조던 헨더슨이 에버턴 페널티 구역 반원 안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아웃사이드 발리슛을 날린 것을 에버턴 골키퍼 조던 픽포드가 자기 오른쪽으로 날아올라 기막히게 쳐냈다. 이 슈퍼 세이브가 이번 머지 사이드 더비의 갈림길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순간이었다.

그리고 리버풀에게 또 하나의 슬픈 소식이 날아들었다. 주장 완장을 차고 센터백 역할까지 해내던 팀 기둥 조던 헨더슨이 30분을 넘기지 못하고 사타구니 근육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나가고 나다니엘 필립스가 대신 들어왔다. 리버풀 팬들도 낯선 필립스-카박 센터백 조합이 엉겹결에 형성된 것이다. 오랫동안 부상 치료로 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는 최고의 수비수 페어질 판 다이크가 마침 안필드 관중석에 앉아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더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후반전에도 리버풀은 동점골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교체 선수 샤키리의 짧은 패스를 받은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 모하메드 살라가 69분에 상대 골문 바로 앞에서 왼발 인사이드 슛을 날렸지만 과감하게 각도를 줄이며 달려나온 골키퍼 조던 픽포드가 그 공을 잡아내는 활약을 펼쳤다.

이후 어웨이 팀 에버턴은 페널티킥 쐐기골까지 넣으며 완승을 확인시켜 주었다. 81분에 VAR(비디오 판독 심판) 시스템이 가동되며 리버풀 풀백 알렉산더-아놀드가 에버턴 교체 선수 도미닉 칼버트-르윈을 걸어 넘어뜨린 것을 잡아낸 것이다. 교체 선수 길피 시구드르손이 오른발 페널티킥을 실수 없이 정확하게 왼쪽 구석으로 차 넣었다.

이에 홈 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87분에 수비형 미드필더 티아고 알칸타라를 빼고 골잡이 디보크 오리기를 들여보냈지만 완패의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후반전 추가 시간에 미드필더 조르지뉴 베이날둠이 박스 밖에서 날린 오른발 감아차기 역시 에버턴 골키퍼 조던 픽포드가 날아올라 기막히게 쳐냈다. 리버풀이 이 게임에서 날린 여섯 개의 유효 슛 모두 픽포드라는 벽 앞에 막히며 끝난 순간이었다.

이제 리버풀은 3월 1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어웨이 게임을 위해 브라몰 레인으로 찾아간다. 에버턴은 그 다음 날 사우샘프턴을 구디슨 파크로 불러들인다. 

20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결과(21일 오전 2시 30분, 안필드, 리버풀)

리버풀 FC 0-2 에버턴 FC [득점 : 히샤를리송(3분,도움-하메스 로드리게스), 길피 시구드르손(83분,PK)]

20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순위표
1 맨체스터 시티 24게임 56점 17승 5무 2패 49득점 15실점 +34
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4게임 46점 13승 7무 4패 50득점 31실점 +19
3 레스터 시티 24게임 46점 14승 4무 6패 42득점 26실점 +16
4 첼시 FC 25게임 43점 12승 7무 6패 41득점 25실점 +16
5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24게임 42점 12승 6무 6패 37득점 28실점 +9
6 리버풀 FC 25게임 40점 11승 7무 7패 45득점 34실점 +11
7 에버턴 FC 24게임 40점 12승 4무 8패 37득점 33실점 +4
8 아스톤 빌라 22게임 36점 11승 3무 8패 36득점 24실점 +12
9 토트넘 홋스퍼 23게임 36점 10승 6무 7패 36득점 25실점 +11
10 아스널 FC 24게임 34점 10승 4무 10패 31득점 25실점 +6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