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헬렌: 내 영혼의 자화상> 공식 포스터.

영화 <헬렌: 내 영혼의 자화상> 공식 포스터. ⓒ 영화사진진

 
지금은 복지 선진국이라 알려진 핀란드도 20세기 초엔 사회적 차별과 성 불평등이 존재하던 사회였다. 당시를 살았던 이 화가도 그 불평등의 무게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핀란드의 뭉크라고 불리는 헬렌 쉐르벡 이야기다.
 
영화 <헬렌: 내 영혼의 자화상>(아래 <헬렌>)은 핀란드 대표 화가 헬렌 쉐르벡의 삶을 다루는 작품이다. 완고한 어머니와 단둘이 살며 핀란드 히방카라는 시골에서 홀로 작품 활동을 해나갔던 그의 삶 일부를 시간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헬렌(로라 비른)은 후천적 장애가 있는 인물이다.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그는 캔버스에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고 수정하고, 종종 전시를 알아보러 다니는 게 일상이다. 카메라는 예민하게 자신 그림 구석구석을 바라보며 다양한 표정을 보이는 헬렌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묘사한다. 민감하고 열정적인 예술가의 기질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전반적으로 느린 속도감에 정적인 화면 앵글이다. 마치 한 예술가의 에너지를 오롯이 담아내겠다는 듯 손끝 하나, 붓질 소리 하나까지 정교하게 담아낸다. 동시에 헬렌 쉐르벡의 엄마, 친한 친구, 친오빠를 등장시키며 그들과의 관계성을 하나하나 제시한다.
 
지금은 핀란드를 대표하는 화가지만 당시 헬렌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번번이 전시 기회를 박탈당하거나 얻지 못하곤 했다. 심지어 친엄마 또한 오빠와 헬렌을 노골적으로 차별하며 능력을 무시했다. 여성으로서 느껴야 했던 사회적 벽을 강하게 느끼면서도 헬렌은 자기 그림에 집중할 따름이다.
 
그런 헬렌의 재능을 알아보고 두 명의 미술상이 접근한다. 그중 에이나르(요하네스 홀로파이넨)는 본인 또한 아마추어 화가이면서 헬렌의 진가를 알아보는 이다. 영화는 성심을 다해 자신의 그림을 관찰하고 해석하는 에이나르와 그런 그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헬렌을 섬세하게 제시한다.
 
 영화 <헬렌: 내 영혼의 자화상>의 한 장면.

영화 <헬렌: 내 영혼의 자화상>의 한 장면. ⓒ 영화사진진

  
 영화 <헬렌: 내 영혼의 자화상>의 한 장면.

영화 <헬렌: 내 영혼의 자화상>의 한 장면. ⓒ 영화사진진

 
많은 예술가들의 사랑이 그렇듯 헬렌 또한 자기만의 방식으로 에이나르를 사랑하고 품는다. 그리고 에이나르는 헬렌이 아닌 먼 친척과 약혼한다. 일방적인 기대가 원치 않는 결과로 다가온 순간 헬렌은 스스로를 망가뜨리기 시작한다. 이처럼 서툰 사랑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과정 또한 꽤 자세하게 영화에 등장한다.
 
전도유망했지만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도 큰 벽을 느껴야 했던 헬렌은 절망의 에너지를 오롯이 자신의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예술가의 본령을 그 자신도 모르게 충실하게 수행한 결과물은 결국 지금의 명성일 것이다. 어떤 극적 사건이나 묘사가 아닌 한 예술가의 일상과 인생 일부를 통해 강한 여운을 남기는 게 <헬렌>의 특징 중 하나일 것이다.
 
연출을 맡은 안티 조키넨 감독은 윌 스미스, 비욘세, 셀린 디온 등 미국 유명 가수들의 뮤직 비디오를 만든 장본인이다. 감각적인 화면의 마술사인 그가 우연히 라켈 리에후 작가의 소설 <헬렌>을 접한 후 영화를 제작했다고 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빛을 보지 못하다가 50세가 넘어서야 첫 전시회를 가진 그녀의 삶과 에너지에 매력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헬렌 역을 맡은 로라 비른은 6개월에 걸쳐 미술 수업을 받고 직접 그림을 반복해서 그리는 열정을 보였다고 한다. 연출진과 배우의 노력이 작품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한줄평: 강렬했고 아름다웠던 한 화가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전한다
평점: ★★★☆(3.5/5)

 
영화 <헬렌: 내 영혼의 자화상> 관련 정보

원제: Helene
수입 및 배급: ㈜영화사 진진
감독: 안티 조키넨
출연: 로라 비른, 요하네스 홀로파이넨, 크리스타 코소넨 외
러닝타임: 121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일: 2021년 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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