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범인은 바로 너3> 조효진 PD 인터뷰 이미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범인은 바로 너3> 조효진 PD ⓒ Netflix


"추리 드라마에서 명석한 탐정이 비상한 머리로 사건을 푸는 것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이 사건을 마주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조효진 PD)

국내 최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시리즈 <범인은 바로 너>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프로그램 가제도 '덤 앤 더머 디텍티브(탐정)'였던 이유다. 워낙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이라 인기를 얻을 줄도, 시즌제 제작을 예상하지도 못했던 <범인은 바로 너>는 어느덧 시즌3까지 공개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에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범인은 바로 너> 시리즈를 연출한 조효진, 고민석 PD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2018년 첫번째 시즌을 공개한 <범인은 바로 너>는 의문의 사건에 휘말린 유재석, 이승기, 이광수, 박민영, 김종민, 그룹 엑소 멤버 세훈, 김세정 등 좌충우돌 7명의 허당 탐정단이 서로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하고 진실을 밝혀내는 포맷의 추리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번 <범인은 바로 너-시즌3>(아래 <범바너3>)는 악성 댓글이나 검찰개혁 등 실제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사건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1회에서 악성 댓글을 단 사람들이 연이어 살해 당하는 에피소드는 포털사이트 악성 댓글의 심각성을 되돌아보게 했으며, 검사가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고 기자가 돈을 받는 설정 등은 그동안 뉴스에 보도됐던 특정 사건들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했다. 조효진 PD는 예능으로 편안한 웃음만 주는 게 아니라 사회적인 메시지도 던져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있고 추리 과정을 보여주는 포맷이니까, 어떤 화두를 던져보고 싶었다. 한번쯤은 되돌아볼 수 있는 주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사건들이 있었다. 더구나 대본이 있는 드라마라면, 정해진 결말로 가겠지만 저희는 멤버들이 리얼한 상황을 맞닥뜨린다. 평범한 사람들이 그 사건을 대면했을 때의 감정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시즌1, 2에서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시즌3에서 (메시지를) 더 많이 보여줄 수 있었던 건 멤버들이 시즌을 거치면서 몰입도나 사건을 진정성 있게 대하는 태도 면에서 점점 익숙해지고 발전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이슈, 무거운 주제가 가끔 들어가도 제대로 몰입해서 잘 풀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웃음 포인트 역시 저희가 만들어주지 않아도 끌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던질 수 있었다. 마침 이광수씨가 돌아오기도 했고."


<범바너>에서 7명의 멤버들은 사전 정보나 대본 없이, 갑자기 눈앞에 펼쳐진 문제를 풀고 사건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렇다보니 제작진의 의도와 다르게 상황이 전개되는 경우도 허다할 수밖에 없다. 조효진 PD는 "멤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이미 촬영 준비단계부터 만약을 대비한 2안, 3안을 만들어 둔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예상치 못하게 벌어졌던 에피소드들을 살짝 귀띔해주기도 했다.

"스토리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멤버들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모르니까 대안을 많이 준비해둔다. 시즌1에서 이기우씨가 도망을 치는 장면이 있다. 도망에 성공해도 사건이 연결되고, (멤버들이 이기우씨를) 잡았어도 사건으로 연결되게끔 장치를 만들어뒀다. 디테일한 중간 상황들은 정해놓지 않기도 한다. 사건을 해결하는 지점에만 여러 대안들을 마련해두는 식이다.

그래도 촬영하면서 생각했던 것과 달랐던 부분들도 있다. '이건 되게 어렵다'는 식의 멘트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던 어려운 문제를 쉽게 풀어버리기도 한다. 시즌2에 김종민씨가 어떤 방에서 전구들을 돌려서 사건을 해결한 적이 있다. 그건 사실 의미를 알고 전구를 돌려서 풀어줬으면 하는 장면이었는데, 그냥 '모양이 그런 것 같지 않냐'고 하더니 금방 풀어버렸다. 그 장면을 모니터로 보면서 당황스럽고 황당하기도 했다. 김종민씨가 그렇게 한 게 또 나름대로 상황이 재미있어졌다. 예능에서는 의도치 않은 상황이 벌어질 때 가장 좋은 장면이 많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범인은 바로 너3> 스틸 이미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범인은 바로 너3> 스틸 이미지 ⓒ Netflix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범인은 바로 너3> 스틸 이미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범인은 바로 너3> 스틸 이미지 ⓒ Netflix

 
시즌이 거듭될수록 멤버들간의 호흡도 좋아지면서 점점 재미있는 장면들이 더 많이 나오게 된다고. 두 PD들은 <범바너>가 시즌3까지 제작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멤버들의 덕이라며 공을 돌렸다. 조 PD는 "게스트가 대본대로 이끌어 주시긴 하지만 멤버들이 직접 (사건을) 파헤쳐나가야 하지 않나. 그 과정에서 상황에 대한 몰입이나 (서로) 믿어주고 맡기고 그런 케미스트리들을 정말 잘 발전시켜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유재석은 멤버들의 '케미'를 조율하고 (시청자가) 사건에 몰입할 수 있게 이끌어준다. 이승기씨 역시 시즌2부터 합류했는데 처음부터 함께한 것처럼 금방 적응해서 잘 도와줬다. 이광수씨는 시즌3에서 돌아왔을 때 분위기를 확 살려주기도 했고. 처음에 너무 적응하기 힘들어 보였던 세정씨, 세훈씨도 멤버들과 친해지면서 점점 사건에 몰입하게 되고 지금 시즌1의 모습과 비교해보면 엄청나게 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세정씨는 '<범바너>가 자신의 성장기'라고 얘기하더라. 또 박민영씨는 모든 추리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인물이다. '이거 될까?' 싶어도 (박)민영이가 있으니까 믿고 시도할 수 있게 된다. 김종민씨는 사건에 깊숙하게 들어갈 때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웃음을 던져주는 역할을 너무 잘해줬다. 멤버들에게 가장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한편 이번 시즌3는 팬들 사이에서 앞선 시즌에 비해 특히 추리가 어려웠다는 반응도 많이 나왔다. 실제로 멤버들도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단다. 고민석 PD는 "이승기씨가 '어렵다, 어려웠다'고 토로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과거 시즌1, 2에서 미숙한 추리로 우왕좌왕 했던 멤버들은 이제 능숙하게 고난도의 풀이도 척척 해내고 있다. 그러니 제작진들로서는 점점 문제를 어렵게 만들 수밖에 없는 셈이다.

"'탐정단들이 이걸 푼다고? 이렇게 빨리 푼다고?' 싶은 순간들이 많았다. 방송은 60분 정도 나가지만 실제로는 8시간에서 10시간가량 녹화한다. 멤버들이 재밌게 헤매면 방송에 나갈 수 있다. 시즌을 거치면서 멤버들의 문제 해결 능력이 굉장히 많이 발전했다. 그 와중에 물론 특출난 몇명이 있다. 누구라고 말씀드리진 않겠지만(웃음). 그 사람들이 사건을 금방 해결해나가니까, 시즌2에 비해 시즌3에서 멤버들이 느끼기에 어려웠을 수 있다. 추리 예능 프로그램의 숙명같은 문제다. 난이도는 점점 올라갈 수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범인은 바로 너3> 고민석 PD 인터뷰 이미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범인은 바로 너3> 고민석 PD ⓒ Netflix

 
시즌을 거듭하면서 성장한 것은 멤버들뿐만이 아니었다. <범바너> 시리즈를 사랑하는 팬들 역시 방송에 등장한 작은 단서들을 분석하고 나름의 의미를 뽑아내 해석을 더하거나, 결말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등 점점 더 놀라운 추리력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제작 단계에서도 의도하지 않았던 '떡밥'(작품에 숨겨놓은 내용)을 팬들이 찾아내 의미를 더하고, 그게 다음 시즌에 반영된 적도 있다고. 조효진 PD는 팬들의 피드백을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늘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본 플레이가 아니어서 멤버들은 모르고 갈 때도 있다. 뿌려놓은 '떡밥'이 방송에서 회수가 안 되는 경우도 있을 수밖에 없다. 그걸 꼭 떡밥을 회수해야 하니까 다시 가자고 할 수도 없다. 이미 멤버들이 훅 다음 단계로 달려가버려서 상황이 지나버린 경우도 많고. 그렇다보니 의도치 않은 '떡밥'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그걸 나중에 회수하기도 하고 그런 부분들은 당연하게 생긴다. 시즌2 1회에서 박민영에게 '카산드라'라는 역할이 주어지고, '멤버들이 너를 믿느냐'는 말과 함께 시작한다. 또 시즌2 마지막회에서는 편지가 배달되는데 박민영이 받은 아네모네의 꽃말이 배신이었다. 사실 팬분들이 그런 것까지 연결해서 생각해주실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약간은 저희도 의도했지만 그걸 굉장히 중요하게 봐주시고 서로 갑론을박을 하시더라. 그래서 시즌3에서 그걸 오히려 반영해서 키운 부분이 있다. 그런게 신기하고 재미있다."

시즌3 마지막 장면을 두고 팬들은 이승기(꽃의 살인마) vs. 김혜윤(활빈당)의 구도로 다음 시즌 이야기가 펼쳐지는 게 아니냐고 해석하기도 한다. 시즌4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번 시즌3를 마지막으로 <범바너> 시리즈는 막을 내린다. "이제는 다른 것들도 해보고 싶다"는 조효진 PD는 그럼에도 스핀오프 등 <범바너> 시리즈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시즌1을 기획할 때까지만 해도 이후 시즌을 예상하고 기획한 건 아니었다.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풀릴지도 몰랐고, 해왔던 것(런닝맨)에 비해 <범바너>는 감이 안 섰다. 다행히 많이들 좋아해주셔서 시즌2, 3까지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일단은 시즌을 거치면서 사회적인 이슈나 하고싶었던 이야기도 많이 담았고 이 정도면 (범바너로) 할 수 있는 것들을 거의 다 해봤다고 생각한다. 다른 것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시즌3로 프로그램을 마무리 짓는 걸로 얘기를 했다. 물론 스핀오프같은 것들은 여전히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그것도 넷플릭스와 얘기해서 구체화 시켜야 가능한 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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