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뉴스공장 홈페이지

김어준의 뉴스공장 홈페이지 ⓒ TBS

 
3년 연속 1위다. 시사프로그램으로서는 전례 없는 기록이다.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뉴스공장) 얘기다. 최근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2021년도 1라운드 서울·수도권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 <뉴스공장>은 점유 청취율 11.8%를 기록,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뉴스공장>은 지난해 1라운드 11.9%, 2라운드 14.7%, 3라운드 11.9%, 4라운드 12%의 청취율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1라운드 역시 1위 자리를 지켜냈다. 2위는 SBS <두시탈출 컬투쇼>(10.1%), 3위는 SBS <김영철의 파워FM>(8.3%)이었다.

<뉴스공장>은 시사 프로그램으로서는 드물게 2018년 2라운드에서 최초로 1위에 오른 이후 3년 내리 1위라는 전무후무한 역사를 써가는 중이다. 이에 힘입어 TBS FM은 주중 채널 점유청취율에서 14.7%를 기록, MBC 표준 FM(14%)을 제치고 SBS 파워FM(24.9%)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물론 시청률이 방송과 방송사를 평가하는 잣대의 전부는 아니다. <뉴스공장>의 경우, TBS(정식 명칭은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프로그램 중 지난 3년 간 법정제재 건수(6건)가 가장 많았다. 보수야당은 이런 횟수를 바탕으로 <뉴스공장>의 폐지를 주장했지만, 실상은 조금 달랐다.

종편3사가 TBS보다 심하면 더 심했지 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지난해 9월 TBS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발표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2018년 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방송사별 법정제재 건수를 비교하는 반박 자료를 냈다.

방송사 별로는 SBS가 1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MBC 15건, TV조선과 KBS 각각 14건, 채널A 12건, MBN 11건, YTN 8건, TBS 7건, JTBC 3건 순이었다. JTBC를 제외하고 TBS 제재 건 수는 여타 종편의 절반 수준이었다.

"2018년 8건으로 종편 가운데 가장 법정제재가 많았던 MBN은 지난해(2019년) 2건, 올해 2건으로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인 반면, TV조선과 채널A는 2018년 각각 3건에서 지난해 각각 5건, 6건으로 점차 증가 추세다. 특히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는 올해 들어서만 법정제재 2건을 받았고, 현재 전체회의에 상정된 '김복동 장학금' 보도까지 포함하면 3건으로 늘어나게 된다.

같은 방송사 <뉴스쇼>도 올해 법정제재 1건을 추가해 2018년 이후 4건으로, <뉴스공장>에 이어 2위다. TV조선도 <뉴스9> <뉴스퍼레이드> <뉴스특보> 등 올해 들어서만 법정제재 건수가 7건에 이른다."(2020년 9월, <오마이뉴스>, <중앙일보 '김어준 방송 때리기'에... TBS "종편은요?"> http://omn.kr/1ozni 중에서)


그런데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 달 반 앞으로 다가오면서 도리어 TBS를, <뉴스공장>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층 더 거세지고 있다. 15일 <뉴스공장>에 출연한 국민의힘 예비후보인 조은희 서초구청장 또한 마찬가지였다.

블랙리스트를 능가하는 퇴출 공약

"우리 국민의힘에서는요, 교통방송 없애야 된다고 하는 사람도 많아요. 저는 그 정도는 아니고, 균형추를 좀 잡아라."(조은희 서초구청장 국민의힘 예비후보)

조 예비후보 말마따나 다른 후보들의 발언 강도는 훨씬 독했다. 역시 보수야권 후보로 뛰고 있는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말부터 일찌감치 페이스북 글 등을 통해 "김어준씨는 적어도 공영방송에 등장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지금 같은 TBS에는 재정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역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후보인 오신환 전 의원 또한 지난 5일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에서 "TBS 교통방송의 사이비 어용방송인들을 퇴출시키겠다"고 선언하며 이를 아예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고, 최근 국민의힘 본경선 후보에서 탈락한 김근식 경남대 교수 역시 앞서 대동소이한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반면, 여당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입장은 상이했다.

"TBS는 이미 허가가 된 지상파 라디오 방송이고요. 그것을 시장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어떤 한 방송을 시장이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그런 발상 자체가 과거에 독재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그런 발상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16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 중에서)

꽤나 강도 높은 비판이었다. 박 전 장관은 TBS를 향한 이 같은 보수야권의 압박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발언"이라고 규정한 뒤, "방송이라는 건 시청률로 시민들의 호응도를 말해주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그 교통방송이 요즘 청취율이 굉장히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만큼 시민들의 호응도가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조은희 구청장이 다시 반박에 나섰다. 같은 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서였다.

"교통방송이 친민주당, 친문 방송인 것을 애써 외면하는 것은 박 후보의 자유일 것입니다. 하지만 서울시장은 공정하고, 균형 잡힌 방송을 들을 권리를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정직해야 합니다."

공정성은 반드시 요구돼야 할 방송의 기본 덕목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요구도 일말의 자격을 필요로 하는 시대가 아닌가 싶다. 그런 자격은 도통 균형감을 발휘할 줄 모르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일 터다. 앞서 언급한 방심위의 법정 제재 건수는 빙산의 일각이다.

이들 보수야권 후보들이 이전 권위주의 정권에서 "비오는 날은 소시지"와 같은 뉴스를 내보내며 정부 비판에 소홀한 채 편향된 보도만 일삼던 과거 MBC나 박근혜씨를 향해 "형광등 100개의 아우라"란 자막으로 찬양했던 TV조선을, 검언유착 의혹의 당사자인 채널A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6개월 영업정지를 당한 MBN의 편향성을 TBS와 같은 기준으로 비판했었는지 의문이다.

사실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들이 방송사 폐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그걸 공약에 내거는 것 자체가 역사의 퇴행이자, 해당 정치인들의 퇴행적 사고를 방증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블랙리스트 뛰어넘는 수준

사실 '표현의 자유'는 여야의 문제도, 진보보수의 문제도 아니다. 미국이 수정헌법 1호를 '표현의 자유'로 내건 까닭이 무엇이겠는가. 그런데 해당 정치인들이 특정 미디어재단의, 특정 방송인의 퇴출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들이 향후 '표현의 자유'를 운운하는 것에 설득력이 실리겠는가.

시선을 확장해 볼까. 이들 보수야권 예비후보들의 이러한 이른바 '찍어내기'는 권위주의 정부에서 자행된 숱한 블랙리스트 사건을 연상케 한다. 아니 대놓고 퇴출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암암리에 자행된 블랙리스트 사건을 뛰어넘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반면 해당 예비 후보들이 과거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취한 적이 있는 의문이다. 언제 이들이 광화문광장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국가 책임 촉구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피해자들의 상황을 진지하게 들여다 본 적이 있는가.

이와 관련, 사단법인 평화나무(이사장 김용민)는 16일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의 방송편성 자유와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일부 정치인들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17일) 고발한다"며 "공공재인 방송, 특히 서울특별시민의 자산인 TBS를 표적 삼아 선거 득표나 지지율 상승을 위한 소모성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은 명실상부한 범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으로부터 촉발된 TBS를 둘러싼 논란이 또 다른 양상을 맞게 됐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월 TBS가 지난해 11월부터 진행해온 '100만 구독 캠페인 #1합시다'가 사전선거운동 위반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고, 이에 선관위는 "선거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평화나무의 고발과 경찰 조사가 보궐선거를 앞두고 거세진 TBS 관련 논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뉴스공장>을 3년 연속 청취율 1위로 만들어준 시청자들은 이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있게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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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어제는 영화기자, 오늘은 시나리오 작가, 프리랜서 기자. https://brunch.co.kr/@hasungtae 기고 청탁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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