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투병생활을 해오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5일 별세했다.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유가족과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투병생활을 해오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5일 별세했다.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유가족과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가운데가 백기완 선생 장례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양기환 대표). ⓒ 공동취재사진

 
15일 영면한 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에 대해 한국 영화계도 일제히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전양준 전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문과 한글로 "우리 사회의 민주화 운동과 통일운동에 반평생을 헌신해 오신 민초 백기완 선생님의 서거를 애도합니다"라며 국내외 인사들에게 백기완 선생의 소식을 알렸다.

선생의 빈자리가 이 사회에 크게 남을 것
 
생전 백기완 선생은 영화인들과도 깊이 교류해 왔다. 시사회 참석은 물론이고 제작 중인 영화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블랙머니>를 연출한 정지영 감독과 제작자인 질라라비 양기환 대표 그리고 이은 명필름 대표 등은 설날이 되면 백기완 선생을 찾아 세배를 드리기도 했다.
 
평소에도 백기완 선생을 모시고 다니는 역할을 맡았던 양기환 대표는 3년 전인 2018년 2월 15일에 백기완 선생을 찾아 세배했던 추억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하면서 "노동자·민중의 눈물이 비가 되어 척박한 대지를 적시는 오늘 아침입니다"라고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양 대표는 장례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다. 

최재원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은 "1986년 모교에서 선생님의 강연을 들으며 처음 뵈었다"라며 "가깝게 뵌 적은 거의 없지만 선생님의 책인 <자주고름 입에 물고 옥색치마 휘날리며>는 나의 첫 번째 사회과학 서적이었고, 현실적인 문제에 허덕일 때마다 (백기완 선생님이) 늘 현장에서 흰옷을 입고 민중과 함께 하시는 모습을 보며 (나를) 추스르고 돌아보고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가는 세월이야 어쩌겠냐만, 이런 어른들이 돌아가시고 난 자리를 메울만한 든든한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선생님의 빈 자리가 이 사회에 크게 남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2012년 이수정 감독(오른쪽)의 <깔깔깔 희망버스> 시사회에 참석한 백기완 선생

2012년 이수정 감독(오른쪽)의 <깔깔깔 희망버스> 시사회에 참석한 백기완 선생 ⓒ 이수정 감독 제공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이수정 감독은 "우렁찬 목소리, 자신만의 화법으로 민중을 이끌던 백기완 선생님을 이젠 못 뵌다 생각하니, 한 시대를 떠나보내는 듯 가슴이 휑하다"라며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아무것도 아닌 저도 백 선생님과 가까이 선 적이 있었고, 선생님은 제 다큐에 자주 출연을 하셨다"라며 "주인공은 아니지만 든든한 바람막이처럼, 바위처럼, 큰 산처럼 배경이 되어주셨다"라고 기억했다.
 
지금도 유일한 민중후보, 시대의 선생
 
이송희일 감독은 "1992년 백기완 선대본에서 일했다"라며 "선거날, 노모의 손을 잡고 투표장에 갔던 게 첫 인연이고, 나에게는 지금까지 유일한 민중 후보고 시대의 선생이었다"라고 고인을 기렸다.
 
1992년 대통령선거 당시 백기완 선대본에서 활동한 영화인으로는 <노무현입니다> 제작자인 최낙용 대표도 있다. 최 대표는 당시 백기완 후보의 부산 선거대책본부 소속으로 부산 영남 유세 기획책임을 맡았고 부산 유세 사회를 맡기도 했다.
 
김조광수 감독과 동성 결혼한 김승환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백기완 선생님께서는 지난 2013년 9월 7일 서울 청계천 광통교에서 열린 저희 결혼식에서 시민사회 대표로서 축사를 해주셨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요즘은 분위기가 바뀌었지만, 당시만 해도 꽤 많은 시민단체가 사회운동적 의미에서 공개적으로 치른 저희 결혼식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백기완 선생님께서 축사를 해주시면서 많은 시민단체의 생각을 바꿔주셨다"면서 "백기완 선생님의 축사가 저희 부모님을 비롯하여 집안 어른들이 저희 부부를 인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빈소가 마련돼 있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빈소가 마련돼 있다. ⓒ 공동취재사진

   <서울의 비밀>을 연출한 이영미 감독은 "1987년에 많은 시민들 앞에서 사자후를 토하시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한다"라며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큰 족적을 남기신 백기완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추모했다.
 
이안 춘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김영덕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 등도 "모진 가시밭길 벗어나 부디 영면하시기를 바란다"라며 백기완 선생을 기렸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사무국장을 역임한 한결 프로듀서는 "민초(民草) 백기완 선생님의 시대정신과 한민족에 대한 사랑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정윤희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블랙리스트 위원장은 백기완 선생님이 평소 강조했던 "혁명이 늪에 빠지면 예술이 앞장서는 법이다"이라는 말을 인용해 "그렇게 살겠다"고 다짐하며 백기완 선생의 영면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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