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설 명절을 맞아 6남매(아들 5명, 딸 1명)를 둔 부모가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를 찾았다. MC들은 기립박수로 6남매를 키우는 부모의 노고에 경의를 표했다(자녀 수와 애국심을 등치시키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대단한 일이라는 건 분명하다). 6남매의 아침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그래도 육아 노하우가 있는 엄마는 뚝딱뚝딱 아이들을 케어했다. 

아빠는 새벽 5시부터 카페로 출근했고, 엄마는 미취학 자녀들을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차례로 보냈다. 방학 중인 첫째와 둘째, 셋째는 카페로 데려와 공부를 시켰다. 여기까지만 봐서는 금쪽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 부모는 서로를 아끼고 배려했고, 아이들은 장난기 많고 사랑스러웠다. 맏아들은 동생들을 살뜰히 돌봤고, 동생들은 형을 잘 따랐다. 

문제의 알까기 놀이를 통해 우리는 금쪽이를 찾을 수 있었다. 형과의 게임에서 진 넷째는 합의한 벌칙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펜으로 얼굴에 그림을 그리는 벌칙이 싫었던 넷째는 화장실로 들어가더니 문을 잠그고 "하지 말라"며 소리를 꽥꽥 질렀다. 엄마와 아빠가 귀가하자 금쪽이는 겨우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지만, 기분이 상해 뾰루퉁한 상태였다.
 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형들은 금쪽이가 벌칙을 안 받으려 한다고 일렀고, 금쪽이는 그런 적 없다고 버텼다. 아빠는 개입을 포기했고, 엄마는 중재에 나섰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금쪽이를 탓하고 말았다. 가족들 중 그 누구도 마음을 알아주지 않자 금쪽이는 속상했다. 마음이 풀리지 않은 금쪽이는 혼자 베란다에 나갔고, 첫째는 장난으로 분위기를 풀어 보려 했으나 금쪽이는 형에게 있는 힘껏 악을 썼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는데요, 있어요!"

엄마는 금쪽이가 유독 불편하다고 털어 놓았다. 다른 자녀들과 달리 스킨십도 달갑지 않다고 했다. 왜 그런 걸까. 엄마는 임신 당시 역아였던 금쪽이로 인해 힘들었고, 임신성 당뇨 때문에 식단조절까지 하느라 힘겨웠다고 말했다. 또 태어난 후에는 워낙 울어서 감당이 안 됐다고 덧붙였다. 이미 육아에 지칠대로 지쳐있던 상태에서 생겨버린 넷째가 엄마는 버거웠다. 

징징거리거나 소리지르는 걸 유독 싫어하는 엄마에게 그런 행동을 자주 하는 금쪽이는 기질적으로 맞지 않은 아이였다. 또 엄마는 금쪽이가 동생들이 태어난 후에는 시샘이 많아져 일부러 동생들에게 못되게 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어느 정도 부정적인 시선이 느껴졌다. 오은영은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라 덜 친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금쪽이는 영유아기를 어떻게 보냈을까. 생후 6개월부터 어린이집에 보내느라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이 2시간 정도에 그쳤다.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도 가장 적었다. 애착관계가 잘 형성됐다고 보기 어려웠다. 그렇다면 금쪽이는 어떤 아이일까. 금쪽이는 스킨십을 싫어했는데, 그건 몸이 닿는 벌칙을 받을 때 기겁하는 데서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촉각이 예민한 아이라는 뜻이다. 

한편, 6남매 가족들은 명절을 맞아 윷놀이 판을 벌였다. 편을 나눠 재미있게 놀던 중 금쪽이의 울음이 터지고야 말았다. 룰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지만 아무도 편을 들어주지 않자 떼를 쓰다 판을 엎어버린 것이다. 금쪽이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은 하나로 뭉쳐 금쪽이를 놀려댔고, 속상해 하는 금쪽이가 귀여워 웃었다. 한번 마음이 상한 금쪽이는 좀처럼 화를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아빠는 결국 호통을 쳐 금쪽이를 눌렀고, 엄마는 금쪽이 탓을 하며 놀이를 마무리지었다. 악의는 없었으나 그 양상이 마치 '미운 오리 새끼'를 보는 듯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금쪽이가 유치원에서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었다. 동생들을 잘 배려했고, 똑부러지게 생활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질문은 '금쪽이는 왜 집에서만 그럴까?'로 맞춰져야 했다. 

오은영은 '성인 애착 유형 검사'를 실시한 결과, 엄마의 경우 회피와 불안이 높은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불안정 혼란 애착 유형'이었다(원래 안정적인 애착 관계가 형성되는 경우가 더 적다). 금쪽이와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엄마가 자라왔던 환경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었다. 맏딸이었던 엄마는 아픈 동생을 신경쓰느라 분주했던 부모 밑에서 자랐다고 고백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그러다가 막내가 태어나자 관심과 애정이 그쪽으로 쏠려버렸다. 의젓했던 어린 시절의 엄마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고 짐이 되지 않으려고 선뜻 애정을 갈구하지 않았다. 오은영은 이런 경우를 '허구의 독립'이라고 정의한다고 했다. 그와 같은 어른들의 특징은 "너 나이가 몇 살인데, 그 정도는 알아서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라 덧붙였다. 

오은영은 엄마와 금쪽이의 기질이 양극단이라 분석했다. 금쪽이는 모험형 기질을 갖고 있었다.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에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개의치 않고 하는 유형이었다. 반면 엄마는 자극을 추구하기보다 안정을 중시하는 기질이었고, 불안과 위험에 대해서 회피하는 성향이었다. 엄마에게 금쪽이는 안개 같은 아이였고, 물음표였다. 그러다 보니 충돌이 잦을 수밖에 없었다. 

"엄마가 (나를) 사랑해 주는지 안 사랑해 주는지 모르겠어. (나를) 싫어하는 거 같아. 엄마가 나를 사랑해줬으면 좋겠어. 1등으로 사랑해 줬으면 좋겠어."

또, 금쪽이는 타인의 감정 자극에 예민했다. 부정적 감정이 특히 민감하고 영향도 많이 받았다. 그 정도가 타인에 비해 심해서 긍정적일 때는 더할 나위 없이 활발했지만, 예민해지는 순간 관계를 대립으로 인식했다. 게다가 형제들 사이에 끼어 있어 부모의 사랑을 오롯이 받지 못한 부분도 금쪽이에게 상처였다. 심지어 엄마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 같다고 느끼고 있었다. 

오은영이 제시한 금쪽처방의 핵심은 '금쪽이 이해하기'였다. 온 가족이 함께 노력해야 할 일이었다. 우선 놀이를 할 때 승부를 겨루는 건 금지하라고 조언했다. 금쪽이는 급하고 충동적인 기질이 있는 데다 경쟁 상황에서 공격성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윷놀이처럼 승패가 갈리는 건 최악이었다. 오은영은 도미노 게임처럼 서로 협동할 수 있는 놀이를 하도록 추천했다. 

그리고 이유를 불문하고 금쪽이가 울며 악을 쓰면 말없이 그냥 안아주라고 당부했다. 그동안 미운 오리 새끼마냥 겉돌았던 금쪽이의 외로운 마음을 달래주는 게 우선이었다. 바로잡을 부분이 있다면 그 후에 하면 될 일이었다. 또 금쪽이와 둘만의 비밀 쪽지를 주고 받으며 정서적 유대감을 키우도록 했다. 엄마와의 안정적인 관계가 구축되자 금쪽이는 서서히 변화했다. 

'아이는 금세 부모를 용서하고 마음의 문을 연다'는 오은영의 말은 사실이었다. 엄마의 노력을 경험한 금쪽이는 이제 엄마가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것 같다며 해맑게 웃었다. 이제 금쪽이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그의 옆에는 언제나 든든하게 함께 해줄 다섯 형제들과 엄마 아빠가 있을 테니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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