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간판 아나운서로 활동했던 신동진 아나운서가 지난해 12월 말 명예퇴직했다. 신 아나운서는 1996년 MBC에 입사해 뉴스, 시사프로그램뿐 아니라 예능에도 출연하며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2012년 MBC 언론인들의 공정방송 파업 후엔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지난 4일부터 평일 오후 6시 국회방송 <뉴스N>의 앵커를 맡은 신 아나운서는 기상캐스터로도 활동하는 강아랑 앵커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신 아나운서의 프리랜서 생활은 어떨지 궁금해 지난 26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신 아나운서와 나눈 일문일답.

- 4일부터 국회방송 <뉴스N> 앵커를 맡으셨잖아요. 4주째인데 적응은 잘 하셨나요?
"어느 정도 적응은 좀 한 것 같은데, 제작진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네요. 처음보다는 많이 익숙해졌고, MBC에서도 12월 둘째 주까지도 하다가 나왔기 때문에 뉴스라는 장르가 어색하진 않아요. 또 제가 뉴스 진행하는 걸 좋아해요. 그날 뉴스와 현안의 앞뒤 맥락을 다 이해하려면, 그날 발생한 일 외에도 그 전에 벌어진 것까지 찾아서 업데이트 해야 해서요. 매일 공부도 하고 서칭도 하면서 재밌게 준비하고 있어요."

- 24년 근무하던 MBC와 시스템 차이가 있나요.
"원래 조명이나 시스템을 설치하려면 천장이 높아야 하는데, 여긴 방송국 건물로 쓰려고 지은 게 아니라서 천장이 높지 않아요. 아무래도 이전보단 조명이나 시설이 화려하진 않아요. 하지만 규모나 이런 것보단 사안에 대해 잘 파악하는 것이나 인터뷰이들로부터 내용을 좀 잘 이끌어내는 방법 등 거기에 더 많이 신경을 써요."

- 프리랜서 생활은 어때요?
"아무래도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할 때보다 여유가 있어서, 아이를 볼 시간이 많아졌어요. 아직은 바쁘지 않아서 그렇게 지내고 있어요. 바빠야 되는데요(웃음)."
 
 <뉴스N>의 한 장면

<뉴스N>의 한 장면 ⓒ 국회방송

 
- 프리랜서로 나온 아나운서들 중엔 따로 기획사에 들어가기도 하던데,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기획사에 들어갈 생각이 있어요. 근데 내가 알아보고 그러진 않았어요. 나이가 있어서 '나를 필요로 하는 기획사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약간 좀 수줍기도 해요. 프리랜서로 나왔으면 얼굴 두껍게 해서 여기저기 연락도 해야 된다는데 기획사 알아보는 것도 안 했어요. 자연스럽게 방송 이곳 저곳에 노출되면 '신동진 아나운서가 프리랜서구나'라는 걸 알게 되어서 연락이 올 수도 있죠."

- MBC 마지막 근무하던 날 어떠셨어요?
"마지막 근무가 29일이었던 것 같은데, 마지막 날이라고 너무 감정이입 하지 말고 즐거운 마음으로 다녀와야지란 생각을 가지고 집에서 나왔어요. 그날 MBC 아나운서 협회에서 감사패를 만들어 줬어요. 12월 한 달 동안 사람들이랑 인사도 하고 회사 물품도 반납하면서 서서히 정리를 다 해서인지 마지막 날은 오히려 홀가분했어요."

- 아쉬움은 없었나요?
"아쉬움은 있죠. 젊었을 땐 마음이 좀 급했던 것 같아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면 마음 급하게 먹지 않고 차근차근 기본도 닦고, 책도 좀 많이 읽고, 사람들하고도 지금보다 더 다양하고 깊게 교류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방송도 좀 더 열심히 할 걸, 그런 생각도 들었고요. 젊었을 땐 자꾸 엉덩이가 들썩들썩 해서 방송 끝나면 사람들하고 놀고 싶고 그랬거든요. 초반부터 더 잘 쌓기 위해 노력할 것 같아요."

- <뉴스N> 앵커는 어떻게 맡게 된 건가요.
"원래 국회방송 뉴스는 15분짜리였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국장님이 SBS 기자 출신이신데, 1년 전 이맘때 1시간짜리 <뉴스N>을 만드신 거예요. 그래서 김만흠씨와 강아랑씨가 앵커를 맡은 거죠. 근데 김만흠 앵커가 작년 가을에 입법조사처장으로 가셨어요. 때문에 자리가 나서 제가 그 자리 들어가게 됐죠. 제가 명퇴 신청하고 확정되고 한 게 12월 초거든요. 그 직후 국회 방송에서 연락이 왔어요."

- 연락을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어요?
"좋았죠. 일단 나올 때 프리랜서로 언제쯤 방송을 시작할 수 있을지 정해놓은 건 아니라서, 좀 막연했어요. 그런데 나오기 20일 정도 남겨 놓고 제안이 왔죠. 프로그램이 매일 하는 방송이다보니, 든든했다고 할까요? 나오자마자 바로 일을 할 수 있어서 기분 좋았죠."

- 바로 일이 잡히니 좋았겠지만, 한편으로 쉬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을 것 같아요. 
"아니오. 지금 아기 때문에 어디 여행할 수도 없고 또 코로나 때문에 그냥 집에서 쉬는 것밖에 없거든요. 지쳐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충만해 있던 상황이라 (바로 일을 시작한 게)좋았어요. 못 쉬고 이런 것에 대한 아쉬움은 별로 없어요."

- <뉴스N>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50분짜린데 앞의 절반은 스트레이트와 리포트가 나가고 또 뒤에 절반은 매일 코너 바뀌어요. 보수 진보 두 분의 전직 의원이나 진보 보수 매체 해설위원이 나와 토론하는 '맞짱토론' 코너도 있고, 각 당의 국회의원이나 대변인에게 특정 이슈에 대해 물어보는 전화 인터뷰가 있는데 그건 제가 혼자 진행해요. 그리고 '파워인터뷰'란 코너가 있어요. 국회의원 한 명을 섭외해 어떤 현안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질문을 하죠."
 
- 준비는 어떻게 하셨어요?
"사전 리허설을 한 번 했고, 그 외엔 특별하게 준비한 건 없었던 것 같아요."

- 아무래도 해오던 거라서 그럴까요?
"포맷이 다르긴 한데, 그건 어차피 해 보면서 익히는 거고 일단 뉴스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았어요. 제가 25년 차 때 (MBC) 나온 건데 그중 TV 뉴스를 절반 했어요. 마지막 나올 때까지 데일리로 (뉴스를) 했기 때문에 크게 어색하지도 않았고, 특별히 뭘 준비해야 된다거나 그런 생각이 좀 덜 했던 것 같아요."

- <뉴스N> 첫날 앵커석에 앉았을 때 어떠셨어요?
"일단 스튜디오 분위기가 달랐죠. 내가 프리랜서로서 첫 방송을 한다는 느낌이 오더라고요. 그리고 시그널이나 나오는 뉴스 시작할 때 오프닝 음악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다르잖아요. 오랫동안 MBC의 그런 것들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다른 뉴스 배경음악이 나오고 또 국회 안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방송하는 것이 처음엔 좀 낯설었죠. 근데 2~3주 해보니 늘 내가 다니는 익숙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처음보다 많이 익숙 해졌어요."

- 앵커 멘트 쓸 때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시나요?
"앵커 멘트는 거의 방송 시작할 때쯤, 굉장히 드라이하고 팩트 중심의 글로 나와요. 그래서 특별히 제가 손을 보지 않아요. 제는 기자가 나와서 진행하는 '이슈 분석'이란 코너를 할 때와 전화 인터뷰, 출연자 인터뷰를 중점적으로 신경을 써요."

-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타사 시사 방송 라디오든 TV든 계속 보면서 다른 데는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저는 저만의 분위기로 가려고 해요. 뉴스긴 하지만, 선을 넘지 않는 한에서 출연자들의 긴장도 풀어주고 해야 해요. 대본에 질문이 있긴 하지만, 가끔 아리송한 것들이 있어요. 그런 것들은 제가 손을 보고, 이해를 돋기 위해 덧붙일 게 있으면 덧붙이고요. 대본에 없어도 특정 질문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면 그것에 대해 더 물어보기도 하고요. 

국회 뉴스는 다른 뉴스와 차별되는 지점이 있는데, 중립하고 균형이 되게 중요해요. 그래서 여당 의원이 나오거나 야당 의원이 나오거나 질문으로 인해 출연자를 당황하게 만들거나 하지는 않으려고 해요."

- 강아랑 앵커와의 호흡은 어떠세요?
"강아랑 앵커가 기상캐스터라고 하니 사람들은 날씨만 생각하기도 하는데, 뉴스 진행을 아주 잘 하더라고요. 그리고 일단 오디오 좋고 발음 좋아요. 이 프로그램에서 강아랑씨의 역할이 커요. 특히 읽는 것을 많이 소화하는데, 강아랑씨가 (읽는 걸) 기존의 아나운서 못지않게 해요. 그리고 그 전에 아나운서를 잠깐 했던 경력도 있고요. 성격이 아주 밝아요. 제가 처음 며칠 동안 포맷이나 이런 걸 좀 어색해 했는데, 옆에서 잘 도와줘서 적응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 앞으로 계획은 뭔가요?
"특별하게 세운 계획은 없고, 다 순리대로 하려고 해요. 일단 방송 기회가 좀 많이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100세 시대라 수명이 길어졌잖아요. 방송을 되도록 오랫동안 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하기 위해선 지금 방송을 많이 해놔야 나중에도 오래 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라디오 방송도 좀 했으면 좋겠어요. 또 광고 있잖아요. 광고를 찍고 싶고요. 나중에 학교에서 후학들에게 내가 그동안 경험했던 방송 노하우라든가 또 그런 것들을 이야기 해주고 싶기도 해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한마디 부탁드려요.
"앞으로 저도 더 좋은 방송인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할 테니 따뜻한 시선으로 많이 응원해 주시면 좋겠어요. 저도 더 좋은 방송인이 되기 위해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고 거기 부응하기 위해 최선 다하려고 합니다."
신동진 국회방송 뉴스N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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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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