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신임 감독이 독수리군단의 새로운 수장으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한화 구단은 26일 홈구장인 대전구장 사무실에서 수베로 감독의 비대면 취임식과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베네수엘라 출신 수베로 감독은 한화의 제12대 감독이자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이기도 하다. 수베로 감독은 앞으로 3년동안 독수리의 지휘봉을 맡아 팀 재건과 세대교체라는 막중한 책무를 짊어지게 됐다.
 
 카를로스 수베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신임 감독이 2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신임 감독이 2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한화이글스 제공

 
수베로 감독은 취임 일성에서 "한화라는 팀을 맡아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히며 "나의 야구철학은 항상 100%를 다해야한다는 것이다. 항상 성실하고 본인 일에 최선을 다했던 아버지를 롤모델로 보면서 자랐고, 나 역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확신과 신념을 갖고 100% 다하기 위하여 노력해왔다"고 이야기했다.

앞으로의 목표와 관련해서는 "아직 우리 팀 선수들이나 상대 팀도 실제로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당장 몇 위를 하겠다고 숫자는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목표는 올해 우리 팀이 높은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한다. 선수들이 점점 발전해야 플레이오프도 가고 우승 후보도 될 수 있는 것"이라며 다음 시즌 자신의 역할이 '육성'임에 무게를 실었다. 덧붙여 "리빌딩이라고 해서 승리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육성할 때도 이기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수베로 감독은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2008-2010)을 시작으로 트레이 힐만 전 SK 와이번스(2017-2018),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2019~)에 KBO리그 역대 4번째 외국인 감독이다. 앞선 세 명의 감독이 모두 미국 출신이라면, 수베로 감독은 베네수엘라 태생으로 최초의 남미 출신 KBO리그 감독이기도 하다.

수베로 감독은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2008-2010)을 시작으로 트레이 힐만 전 SK 와이번스(2017-2018),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2019~)에 KBO리그 역대 4번째 외국인 감독이다. 프로 최상위리그의 감독직을 맡게된 것은 KBO리그가 처음이지만, 마이너리그 다수팀과 모국 베네수엘라 대표팀의 사령탑을 역임하며 감동 경력을 쌓았다.

KBO리그는 지금까지 외국인 감독들에 대하여 대체로 좋은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다. 앞선 세 명의 외국인 감독 모두 지휘봉을 잡은 첫해, 전임자가 이끌었던 이전 시즌보다 향상된 성적을 기록했고 5할 이상의 승률로 선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첫 주자인 로이스터 감독은 암흑기를 보냈던 롯데의 지휘봉을 잡아 재임기간 3시즌내내 꾸준히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하며 '노피어(No fear)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힐만 감독은 2018년 SK를 정상으로 이끌며 최초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외국인 감독이 됐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해 KIA에서 첫 시즌을 6위로 마감하며 최초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외국인 감독이라는 아쉬운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이탈 등 악재속에서도 시즌 막판까지 5강 경쟁을 펼쳤고, 윌리엄스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평가역시 나쁘지 않았다. 또한 올해는 수베로 감독의 가세로 다음 시즌 KBO리그 최초로 2명의 외국인 감독이 동시에 활약하게 되면서 새로운 라이벌 구도의 형성도 흥행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KBO리그 외국인 감독들의 첫 해 성적>

■제리 로이스터(롯데 자이언츠)-2008시즌 69승 57패, 승률 .548, 3위, 준PO 진출(이전 시즌 성적 2007시즌 55승 3무 68패, 승률 .447 7위) 승리 +14, 순위 +4

■트레이 힐만(SK 와이번스)- 2017시즌 75무 1무 68패, .524, 5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전 시즌 성적 2016시즌 69승 75패, 승률 .479, 6위) 승리 +6, 순위 +1

■맷 윌리엄스(KIA 타이거즈) - 2020시즌 73승71패 승률 .507, 6위 가을야구 진출 실패(이전 시즌 성적,2019년 62승80패2무, 승률 .437, 7위) 승리 +11, 순위+1

■ 카를로스 수베로(한화 이글스)– 2021시즌 ??(이전 시즌 성적 2020시즌 46승95패3무, 10위)


또한 그동안의 외국인 감독들은 기존의 국내 사령탑들과는 차별화되는 수평적인 리더십과 소통능력, 팬 친화적인 마인드, 메이저리그식 운영 시스템의 도입 등으로 KBO리그의 문화를 바꾸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 구단과 야구팬들 역시 외국인 감독에게 성적 못지않게 기대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수베로 감독 행보에 대한 우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의 행보가 상당히 가시밭길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냉정히 말해 한화는 역대 외국인 감독들이 지휘봉을 잡은 팀중 가장 약체팀이다. 로이스터의 롯데나 힐만의 SK는 이전 시즌 성적은 좋지않았지만 멤버 구성은 오히려 좋은 편이었다. 외국인 감독의 부임 시기와 리더십이 때마침 전성기에 접어들던 주축 선수들의 잠재력이 폭발하던 시점과 맞물리며 시너지효과를 낸 측면이 있다. KIA도 최소한 중위권으로 5강진출 정도는 충분히 노려볼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팀이다.

반면 한화는 지난해 리그 최하위팀이고 다음 시즌 전력도 10개구단 중 가장 떨어진다는 게 객관적인 평가다. 수베로 감독 부임 이전에 구단이 이미 팀 쇄신작업을 단행하며 잠재력있는 유망주들은 어느 정도 확보했지만, 포지션별로 리그에서 손꼽힐만한 선수는 부족하다. 마무리 정우람 정도를 제외하면 연승을 끊어줄 에이스도, 장타력있는 거포도, 확실한 3할타자나 수비 스페셜리스트도 없다.

스토브리그에서 외부 FA 영입도 소득이 없었고, 외국인 선수들마저 이름값보다 '가성비' 위주의 영입에 주력했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이미 바닥을 찍었기에 어차피 더 내려갈 곳이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외국인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왔다고 해서 팀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을지 우려의 시각이 큰 이유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다른 외국인 감독들보다는 오히려 한화의 역대 감독들과 수베로 감독의 상황을 비교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한화는 암흑기가 시작된 2000년대 후반 이후 '삼김이한'으로 불리는 총 5명의 국내 감독(김인식-한대화-김응용-김성근-한용덕) 들이 거쳐갔다. 이름값이 높은 노장 감독도 있었고,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도, 구단 내부사정과 문화에 밝은 레전드 출신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한화에서만큼은' 누구도 성공하지 못하며 '감독들의 무덤'이라는 오명까지 따라붙게 됐다. 이는 단지 감독들만의 역량 부족으로 떠넘기기 어렵다. 구단 운영의 연속성과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구조적인 문제부터 돌아봐야 할 대목이다.

수베로 감독이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를 기대하기 전에, 한화 구단이 수베로 감독을 얼마나 잘 뒷받침해 줄 수 있을 것인지, 수베로 감독의 능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살펴보는 게 우선이라고 할 수 있다. 수베로 감독과 한화의 새로운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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