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유튜브와 TV를 통해 동시 공개중인 tvN '빽사이코러스'.  기존 '코미디 빅리그'의 인기 코너 '사이코러스'를 독자적인 디지털 콘텐츠로 확대시켜 인기를 얻고 있다.

매주 일요일 유튜브와 TV를 통해 동시 공개중인 tvN '빽사이코러스'. 기존 '코미디 빅리그'의 인기 코너 '사이코러스'를 독자적인 디지털 콘텐츠로 확대시켜 인기를 얻고 있다. ⓒ CJ ENM

 
현재 유일한 TV 코미디 프로그램인 tvN <코미디 빅리그>(아래 '코빅')에서 최근 주목받는 코너를 꼽자면 1순위는 단연 '사이코러스'일 것이다. 지난해 7월 첫 등장한 이래 매주 유명 초대가수의 라이브 무대에 황당무계한 코러스를 선사함과 동시에 일명 '저세상 텐션'(?)으로 충만한 B급 유머를 쉴 새 없이 구사하는 '사이코러스'는 <코빅> 코너로는 보기 드물게 유튜브 24시간 스트리밍으로 별도 서비스될 만큼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짧게 나눠진 클립 영상 조회수도 100만뷰 이상 기록하는 등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사이코러스'는 과거 1980년대 댄스곡 'Harlem Desire'를 불렀던 런던 보이즈의 의상을 그대로 재현한 양미리(양세찬 분), 황태(황제성 분)의 정신 없는 활약에 힘입어 인기 가수라면 꼭 한 번 들러야 하는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다. 오랜만에 새 음반을 발표한 이승기마저 신곡 홍보를 위해 출연할 만큼, 이 코너는 이제 <코빅>에 없어서 안 될 존재로 사랑받고 있다.

야외로 나간 <코빅> 인기 코너​
 
 매주 일요일 유튜브와 TV를 통해 동시 공개중인 tvN '빽사이코러스'.

매주 일요일 유튜브와 TV를 통해 동시 공개중인 tvN '빽사이코러스'. ⓒ CJ ENM

 
이러한 성원에 힘입어 양미리+황태 2인조는 최근 TV 화면 밖으로 영역 확장에 나섰다. 지난 17일부터 매주 일요일 유튜브 및 TV로 동시에 선보이는 디지털 콘텐츠 <빽사이 코러스>로 또 한 번 브레이크 없는 웃음 질주에 돌입했다. 하지만 기존 '코빅' 속 내용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유명 가수들을 섭외해 양미리, 황태와 호흡을 맞춘다는 기본 틀은 동일하지만 <빽사이코러스>을 출연자들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로 웃음 만들이게 나선다. 

첫 번째로 등장한 황광희에겐 "음방(음악방송)에서도 모시기 힘든 역대급 가수"라는 제목 하에 완곡 독창의 기회를 부여했다. 과거 '제국의 아이들' 시절 3~4초 분량에 그칠 만큼 노래와는 거리가 멀었던 황광희는 그들을 만나 티키타카 호흡 속에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다비치 원곡)를 오토튠(음정 보정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멋지게 소화했다. 지난해 솔로곡 '취기를 빌려'로 음원 순위를 강타했던 산들(B1A4)을 위해선 올해 입대를 앞둔 그의 상황을 반영해 군인 용품 전문점과 임진각을 찾아 나섰다. 

<빽사이코러스>는 "스타로 만들어주겠다"라는 약속과 더불어 웃음 반 노래 반 열창 무대를 마련해주며 열심히 "구독! 좋아요"를 외치는가 하면, 영하 20도 강추위도 참아가며 끊임 없이 PPL 구애를 시도한다.

첫 회 촬영 전 회의에서 "황광희"라는 PD의 말을 "한강"으로 잘못 알아 듣고 무작정 대규모 제작진을 이끌고 엉뚱한 곳을 찾아가는가 하면, 녹화 장소로 빌린 이발소로 온 고객 전화를 초대손님 황광희가 대신 받아 면도 예약 접수까지 받는 돌발 상황까지 겹치면서 <빽사이코러스>는 스튜디오 녹화에선 보여줄 수 없는 재미를 만들어낸다. 

'부캐' 열풍 활용... 위축된 코미디의 영역 확장
 
 매주 일요일 유튜브와 TV를 통해 동시 공개중인 tvN '빽사이코러스'.

매주 일요일 유튜브와 TV를 통해 동시 공개중인 tvN '빽사이코러스'. ⓒ CJ ENM

 
"일당 3만 원 받고 일한다"고 능청스럽게 말하는 '21세기 덤앤더머' 양미리-황태 콤비의 <빽사이코러스>는 최근 방송가의 유행이라면 가리지 않고 총동원하는 나름 최첨단(?) 제작 방식을 지향한다. 개그 프로그램이라면 반드시 필요한 출연진의 코너 속 캐릭터를 요즘 '부캐' 열풍에 접목시켜 별도의 독립된 유튜브용 프로그램으로 확장시킨다. 이를 통해 TV 환경이 주는 제약에서 살짝 벗어난 <빽사이코러스>는 더욱 자유분방한 웃음을 만들면서 기존 <코빅>과의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방송은 인조 솜으로 만든 점퍼를 거위털이라고 속인 뒤 출연진에게 입혔다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된 양미리-황태에게 응징 당하는 PD의 모습도 가감없이 보여준다. 또 장비가 파손됐다고 하소연하는 카메라 감독이 등장했을 때는 중고거래사이트 관련 기발한 자막까지 덧붙이며 요즘 유튜브 시청자들과 눈높이는 맞추려고 한다. 더불어 <빽사이코러스>는 기존 개그 코너에선 사용 자체가 쉽지 않았던 속도감 있는 편집, 각종 자막을 적극 활용하며 독립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가능성을 점점 키워가고 있다. 

현재 지상파와 케이블 TV에서 코미디 프로그램의 위상은 예전같지 않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사이코러스> 코너에 기반을 둔 스핀오프 <빽사이코러스>의 등장은 제법 의미심장하다. 

유튜브 등 디지털 콘텐츠의 급성장 속에 기를 펴지 못하던 코미디 프로그램이 도리어 자신들을 위협하던 공간으로 직접 뛰어들면서 활로를 모색하고 나섰다. 이들의 시도가 현재 위축된 한국 TV 코미디의 반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바라본다. 
 
 매주 일요일 유튜브와 TV를 통해 동시 공개중인 tvN '빽사이코러스'.

매주 일요일 유튜브와 TV를 통해 동시 공개중인 tvN '빽사이코러스'. ⓒ CJ ENM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빽사이코러스 코미디빅리그 사이코러스 양세찬 황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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