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이승우가 2018 아시안게임 16강 이란전에서 골을 넣은 이후 포효하고 있다.

▲ 이승우 이승우가 2018 아시안게임 16강 이란전에서 골을 넣은 이후 포효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코리안 메시' 이승우가 벨기에 무대를 떠나 다시 새로운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승우의 소속팀 신트트라위던은 24일(한국시간) 로열 엑셀 무스크롱과 2020-2021 벨기에 프로축구 주필러리그 21라운드 홈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이승우는 이날도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피터 마에스 감독이 새 사령탑에 오른 뒤 이승우는 지난해 12월 13일 샤를루아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이후로는 더이상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벨기에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이승우가 치명적 실수를 범해 동료의 퇴장과 경기 패배에 빌미를 제공하면서 감독의 눈밖에 났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실제로 이승우는 12월 20일 쥘터 바레험전부터 7경기 연속 아예 교체 명단에서조차 사라지며 사실상 전력외로 분류된 모습이다. 이승우는 최근 터키-이스라일-스페인 2부리그에 이르기까지 유럽 여러 리그의 구단들과 임대-이적설 등이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조만간 팀을 떠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하여 선택한 벨기에행이지만 결과적으로 이승우가 신트트라위던에서 보낸 2년은 그리 행복하지 못했다. 2019-2020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헬라스 베로나를 떠나 신트트라위던으로 이적한 이승우는 공식전 13경기 출장에 그쳤고 공격포인트는 2골에 불과했다.

이적 첫 시즌 2경기 출전에 그친 이승우는 2020-21시즌 초반에는 주전으로 올라서며 벨기에 진출 1년 만에 데뷔골을 기록하는등 비로소 진가를 발휘하는 듯 했으나, 이후 팀성적 부진 속에 본인도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이승우를 신임하던 케빈 머스캣 감독마저 경질되며 다시 입지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이승우의 축구스타일이 체력이 강하고 거친 벨기에 리그와는 맞지않았던데다, 이승우 역시 리그 적응이나 훈련태도에서 여러 가지 구설수에 휘말리며 감독과 구단의 신임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럽의 최고 명문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한때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유망주였던 이승우지만, 현재는 유럽무대의 선수경력을 넘어 아예 성인무대 생존 여부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위기에 몰려있다. 바르셀로나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베로나-벨기에 신트트라위던까지 벌써 3개리그를 거쳤지만 이승우가 유스 시절과 연령대별 대표팀 정도을 제외하면, 오로지 성인무대에서 제대로 된 경쟁력을 보여준 사례는 전무하다.

98년생인 이승우는 어느덧 23세가 됐고 더 이상 경험을 쌓아야할 유망주가 아니라 증명이 필요한 성인 선수다. 이미 유럽에서는 이승우과 비슷한 또래에 1군무대에서 자리를 잡아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이승우의 벨기에행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실패로 굳어지고 있다. 어디로 가느냐의 선택의 차이일뿐, 이적 자체는 이미 시간 문제다. 지금 현재 이승우에게 가장 중요한 새 팀의 조건은, 첫째도 둘째도 이승우가 경기에 꾸준히 나서면서 그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팀을 선택해야한다는 점이다.

현재 이승우를 위하여 가장 좋은 선택지는 한국행이지만, 선수 측이 유럽무대에서의 도전을 여전히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나마 차선책은 스페인 리그로의 복귀로 보인다. 이승우는 최근 터키 임대를 거절했고 이스라엘 몇몇 상위 클럽과도 연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승우로서는 먼저 이탈리아와 벨기에에서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결과적으로 이승우가 베로나와 신트트라위던에서 실패한 것은 자신의 스타일과 맞지않는 리그와 팀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경기 외적으로 봤을 때도 이승우가 익숙하지않은 새로운 환경과 문화에서 적응력에 문제를 드러낸 것이 사실이다. 리그 수준이나 팀의 위상이 낮다고해서 이승우에게 무조건 출전기회가 돌아가지는 않는다는 뼈저린 교훈도 몸소 확인했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는 이번 이적에서 또다시 경험해보지못한 리그와 팀에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소속팀이 리그 우승권이거나 유럽클럽대항전에 나가는지 여부는 지금의 이승우에게는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조건이 절대 아니다. 차라리 2부리그라 할지라도 이승우가 유스 시절부터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고 리그 스타일과 문화, 언어 등에 이미 익숙한 스페인리그에서 뛰는 것이 앞으로의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더 나아보이는 이유다.

또한 이승우가 이적과 함께 새로운 팀에서 가장 먼저 증명해야할 것은, 단지 축구 실력만이 아니라 경기장 안팎에서의 '프로의식'이라고 할수 있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주목받던 시절부터 경기 매너나 멘탈, 언행, 훈련 태도 등을 놓고 숱한 구설수에 휘말려왔다. 이승우가 연령대별 대표팀에서 한창 맹활약하며 기대를 모으던 시절에는 크고작은 논란조차도 '해외문화에 익숙한 젊은 선수의 자신감과 개성'으로 이해해줘야한다는 반응도 많았고, 한때는 이승우를 무조건적으로 감싸고 옹호하는 극성팬들도 상당했다.

하지만 이승우가 국내뿐 아니라 유럽에서조차 비슷한 문제로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있다는 것은 본인도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유럽이라고 해서 서열과 규율을 따지지 않는 것은 절대 아니며, 무엇보다 경기장에서 실력으로 보여주지 못하는 선수에게는 오히려 평가가 더 가혹한 곳이 유럽이다.

이승우는 벨기에에서 연습경기중 팀동료에게 거친 태클로 부상을 입히는가하면, 상대 선수와 신경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비신사적인 행동을 저질러 비난을 받기도 했다. '부트발 벨기에' 등 일부 현지 언론은 "이승우가 바르셀로나 시절의 과거에만 빠져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물론 현지 언론의 악의적이고 차별적인 보도까지 모두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다른 한국인 유럽파에 비하여 유독 이승우에게만 인성 문제와 관련된 논란이 계속해서 벌어진다는 것은, 진실 여부를 떠나 선수의 장기적인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라도 결코 가볍게 볼만한 현상이 아니다. 이승우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국내에서도 이른바 '돼지불백' 풍자가 유행하는 등 이승우의 이미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악동이라고 해도 실력이 정말 좋은 선수라면, 구단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다독여가면서라도 쓰지않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이승우가 성인무대에 나선지 몇 년이 되도록 소속팀의 유럽 감독들조차 대부분 그를 크게 중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는 부분이다. 머스캣 감독처럼 어쩌다 이승우에게 기회를 줬을때도 개인이든 팀으로서든 성과가 크게 좋았던 것도 아니다. 이 부분은 결국 본인이 스스로 변화된 모습을 증명하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불신의 꼬리표로 남을 수밖에 없다.

불행중 다행은 그래도 여전히 이승우의 영입을 원하는 유럽팀들이 꾸준히 나올만큼 아직은 선수의 잠재력 대한 기대치는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한때 손흥민-이강인 등과 함께 한국축구의 주역이 될 것이라던 팬들의 기대감에 비하면 아쉬운 현실이기는 하지만, 다시 일어서기에 늦은 시점은 아니다. 다만 축구실력은 물론 태도와 멘탈에 있어서도 이제는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만 재기도 가능할 것이다. 축구선수로서의 인생은 짧고, 시간이 언제까지 이승우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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