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NN 방송의 메이저리그 홈런왕 행크 에런의 부고 갈무리.

미 CNN 방송의 메이저리그 홈런왕 행크 에런의 부고 갈무리. ⓒ CNN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홈런왕 행크 에런이 세상을 떠나자 야구계를 넘어 미국 전체가 추모 물결에 휩싸였다. (관련 기사 : 메이저리그 전설의 홈런왕 행크 에런 '별세')

전날 별세한 에런은 1974년 당시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 기록이었던 베이브 루스의 714홈런을 넘어 1976년까지 755개의 홈런을 터뜨리고 은퇴했다. 또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며 메이저리그의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그러나 에런은 단순한 야구 선수가 아니었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흑인이 메이저리그 최다 기록을 세우는 것에 불만을 품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온갖 살해 협박도 견뎌낸 진정한 영웅이었다.

또한 은퇴 후에도 흑인 인권 운동과 사회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많은 존경을 받아왔다. 특히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들도 앞다퉈 추모 성명을 낸 것은 그가 어떤 인물인지를 잘 보여준다. 

최근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국정 기조로 내세운 '통합'의 상징하는 인물로 에런을 내세우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 공식 트위터 계정에 "에런은 베이스를 돌며 기록만 좇은 것이 아니다"라며 "그는 편견의 벽을 깨는 것이 우리가 하나의 국가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려줬다. 에런은 미국의 영웅이었다"라고 애도했다.
 
 행크 에런의 별세를 애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공식 트위터 계정 갈무리.

행크 에런의 별세를 애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공식 트위터 계정 갈무리. ⓒ 조 바이든 대통령 트위터

 
또한 백악관을 통해 발표한 별도의 성명에서도 "에런의 활약을 보며 나는 내가 특별한 사람을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며 "그는 미국의 백인 야구팬들이 환호한 최초의 흑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에런은 백인 우월주의, 살해 위협, 협박 편지 등에도 굴하지 않고 신성한 기록을 세웠다"라며 "그는 옳고 공정한 가치를 지지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을 직접 보여줬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에런이 남겨준 추억에 감사하는 수많은 미국인 중 한 명"이라며 "우리는 그가 보여준 더 나은 세상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에런은 우리가 본 최고의 야구 선수이고,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라며 "나와 아내는 에런의 가족과 그를 존경했던 모든 사람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라고 전했다.

에런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2008년 대선에서 승리하며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자 매우 기뻐하며 서로 가까운 관계를 이어왔다.

또한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에런은 가난 속에서 자랐고, 인종차별과 싸우며 가장 위대한 야구 선수가 됐다"라며 "그는 절대로 자신이 직면한 증오가 스스로를 잡아먹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역시 에런과 가까운 사이였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소중한 친구가 세상을 떠나 슬프다"라며 "기록과 인종 차별의 장벽을 무너뜨린 그의 놀라운 유산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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