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명 진행자 래리 킹의 사망을 보도하는 CNN 갈무리.

미 유명 진행자 래리 킹의 사망을 보도하는 CNN 갈무리. ⓒ CNN

 
미국의 전설적인 토크쇼 진행자 래리 킹이 사망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각) 킹이 설립한 오라 미디어는 성명을 내고 "우리 회사의 공동 설립자이자 진행자, 그리고 친구인 킹이 오늘 아침 87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밝히지 않았으나, 지난 3일 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 위독한 상태로 입원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20여 일 만이다. 

CNN의 제프 저커 사장은 "우리의 동료였던 킹의 죽음에 슬퍼한다"라며 "킹과 함께한 25년간 우리는 세계적인 방송사가 되었고, 그가 무척 자랑스럽다"라고 밝혔다.

킹과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러시아 관영 러시아 투데이(RT) 방송 보도본부장 마르가리타 시모니얀도 "킹의 죽음은 엄청난 손실"이라며 "그는 방송계의 전설이며, 대단한 유머 감각을 가진 섬세하고 멋진 사람"이라고 애도했다.

마이애미의 작은 라디오 방송국에서 경력을 시작하며 지역 스타가 된 킹은 1985년 CNN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토크쇼 '래리 킹 라이브'를 진행하며 전국적인 인기를 얻었다. 특히 '멜빵 바지'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제럴드 포드를 시작으로 미국의 모든 대통령을 인터뷰했으며 마거릿 대처, 블라디미르 푸틴, 토니 블레어 등 세계 각국의 정상들도 만났다. 또한 빌 게이츠, 오드리 헵번, 마이클 조던 등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까지 다양하게 인터뷰했다. 

거물과 대중 사이를 잇는 '가교' 
 
 미 방송 진행자 래리 킹의 사망을 알리는 래리 킹 트위터 계정 갈무리.

미 방송 진행자 래리 킹의 사망을 알리는 래리 킹 트위터 계정 갈무리. ⓒ 오라 미디어

 
'래리 킹 라이브'는 25년간 총 6천여 편을 방송하고 2010년 종영하고 킹도 방송계를 은퇴했지만, 미국 유력 일간지 <USA투데이>에 20년 넘게 칼럼을 쓰고 멕시코와 러시아 방송계에서도 활동했다.

그러나 심근경색과 협심증으로 여러 차례 심장 수술을 받던 킹은 2017년에도 폐암에 걸려 수술을 받았고 당뇨병까지 앓아왔다. 

이처럼 오랫동안 투병 생활을 하며 미국 의료보험 체계가 부실하다고 생각한 킹은 돈이 없어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사람들의 병원 치료를 지원하기 위해 '래리 킹 심장 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전역을 휩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 가족과 측근을 통해 알려졌고, 고령인 데다가 기저 질환까지 앓고 있어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한 대로 결국 이날 숨을 거두고 말았다.

AP통신은 "킹이 진행한 '래리 킹 라이브'는 단순한 방송 프로그램 이상의 의미였으며, 킹은 '거물'들이 대중에게 친숙히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가교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래리 킹 코로나19 토크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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