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국내 프로스포츠 팀 단장이 팬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코치와 해설위원을 경험하면서 재치 있는 입담을 뽐냈던 이가 단장직을 맡자, 이런 문화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LG 트윈스 차명석 단장의 이야기다.

차명석 단장은 KBO리그 10개 구단 단장 가운데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소셜 미디어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끊이지 않는 팬들의 댓글과 DM도 살펴보고 있고, 커뮤니티 등에서 팀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땐 직접 게시물을 올려 견해를 밝히기도 한다.

여기에 야구팬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플랫폼 중 하나인 유튜브를 통해 팬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엘튜브는 소통이 하고 싶어서'라는 제목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중이다. LG 팬들의 궁금증을 세세하게 풀어주면서 다른 팀 팬들 사이에서도 차 단장의 라이브 방송을 주목한다.
 
 매 달 한 번씩 유튜브로 팬들을 만나는 차명석 단장의 소통은 23일에도 진행됐다. 올해 첫 라이브 방송으로, FA 차우찬 협상과 2021시즌 연봉협상, 스프링캠프 진행 계획 등을 팬들에게 설명했다.

매 달 한 번씩 유튜브로 팬들을 만나는 차명석 단장의 소통은 23일에도 진행됐다. 올해 첫 라이브 방송으로, FA 차우찬 협상과 2021시즌 연봉협상, 스프링캠프 진행 계획 등을 팬들에게 설명했다. ⓒ LG 트윈스 공식유튜브

 
KBO리그서 유일하게 유튜브 라이브로 소통하는 차명석 단장

차명석 단장은 2019년 올스타 브레이크 당시에도 공식 유튜브와 KBS 스포츠가 운영하는 <이광용의 옐카3>에도 출연해 눈길을 끌었지만, 일회성에 그쳤다. 구단 유튜브가 생중계한 연습경기에서도 해설을 맡긴 했으나 시즌 중에는 팬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주기적으로 차명석 단장이 유튜브에서 팬들과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나눈 것은 지난해 8월이 처음이었다. 이 라이브 방송을 시작으로 매달 한 번씩 임용수 캐스터와 함께 구단 공식 유튜브에서 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특히 단 한 번도 빠뜨리지 않고 꾸준히 라이브 방송을 열었다. 구단 프런트의 도움이 컸지만, 특히 2위까지 상승세를 타던 팀이 4위까지 추락해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던 10월 31일에도 취소 없이 팬들을 랜선으로 만났다.

팀의 분위기가 크게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차명석 단장은 팬들의 이야기를 듣길 원한다. 표면적인 부분만 알고 팀의 속사정까지 알 수 없는 팬들을 위해서 차명석 단장이 직접 카메라 앞에 앉는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꾸준히 1천 명이 넘는 팬들이 라이브 방송에 접속하고, 실시간 동시 접속자 수가 2천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다른 구단들이 하지 않는, 오직 LG만 하는 신선한 시도다.
 
 차 단장은 23일 방송이 끝나기 전, 2월에도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도 팬들은 차 단장의 소통을 기대하고 있다.

차 단장은 23일 방송이 끝나기 전, 2월에도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도 팬들은 차 단장의 소통을 기대하고 있다. ⓒ LG 트윈스

 
시즌과 비시즌 가리지 않는 소통...팬 궁금증 해소해준다

23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된 2021년 첫 라이브 방송에서도 팬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가장 먼저 외국인 선수들의 입국 문제를 언급한 차명석 단장은 "라모스는 빠른 시일 내로 입국할 것 같고, 수아레즈는 비자 발급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내용은 역시 FA 차우찬과의 협상이었다. 차 단장은 "충분히 검토해서 구단이 선수 측에 조건을 제시했고, 현재 선수와 에이전트가 고민하고 있다. 최대한 빨리 도장을 찍어서 함께 운동할 수 있길 바란다. 차우찬이 올해도 LG 트윈스와 함께 야구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봉협상 때 가장 늦게 도장을 찍겠다고 한 임찬규에 대해서는 "재치가 있고 말재주가 좋아서 팀 분위기가 떨어질 때 이런 선수들이 분위기를 살려주는 것은 인정한다. 좌우지간 임찬규는 작년처럼만 해줬으면 좋겠다. 아프지 않고 로테이션을 돌아주길 바란다"고 선전을 기원했다.

이 밖에도 내야진 교통정리를 비롯해 류지현 감독과 의견을 주고받은 올 시즌 구상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했다. 또한 팬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올 시즌부터 원정 유니폼에 선수 이름을 기재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응원단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차 단장은 라이브 방송이 끝날 즈음에 스프링캠프가 진행되는 2월에도 라이브 방송 계획이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공식 유튜브 구독자 10만 명 돌파로 받은 실버 버튼을 보여주면서 '구독자 20만 명이 넘으면 사비로 모기업의 스타일러 제품을 두 분에게 드리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지금과 같은 소통이 향후에도 이어진다면, 차 단장의 공약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나머지 9개 구단 팬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차명석 단장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이 2021시즌에도 LG 팬들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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