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유튜브와 TV를 통해 첫 공개된 tvN 새 숏폼 예능 '뒤돌아보지 말아요''의 한 장면

지난 22일 유튜브와 TV를 통해 첫 공개된 tvN 새 숏폼 예능 '뒤돌아보지 말아요''의 한 장면 ⓒ CJ ENM


이번엔 유희열X젝스키스다. 매번 기발한 아이디어 속에 TV 5분, 인터넷 10~20분 남짓한 짧은 분량만으로도 즐거움을 선사해온 나영석 PD표 숏폼 예능이 이번엔 전혀 접점이 없는 음악인 두 팀을 소환했다.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tvN <뒤돌아보지 말아요>는 유희열이 작곡을 맡은 젝스키스의 발라드 신곡 제작기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이 기획의 발단을 살펴보려면 지난해 5월, 역시 나 PD의 숏폼 예능 <삼시네세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젝스키스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지던 이 프로그램 마지막 촬영일에 깜짝 등장한 인물이 안테나 뮤직 대표이기도 한 유희열이었다. 유튜브 생방송으로 시청자들과 소통에 나섰던 그는 분위기에 흥분한 나머지 갑자기 이런 공약을 내걸었다.  

"안테나 채널 구독자 수가 15만이 넘는다면 젝키를 위해 신곡을 주겠다!"

애초 나PD의 도저히 지킬 수 없었던, "채널 십오야 구독자가 200만 명 넘으면 이수근+은지원 달나라 여행 보내겠다" 약속의 여파로 인해 대체 수단으로 성사된 젝스키스의 <삼시네세끼>에 이어 <뒤돌아보지 말아요> 역시 경솔한 입방정(?)의 여파가 몇 달 후 프로그램으로 제작되는 초유의 기획으로 연결된 것이다.

유희열 7년 만의 작곡...김이나 작사 참여
 
 지난 22일 유튜브와 TV를 통해 첫 공개된 tvN 새 숏폼 예능 '뒤돌아보지 말아요''의 한 장면

지난 22일 유튜브와 TV를 통해 첫 공개된 tvN 새 숏폼 예능 '뒤돌아보지 말아요''의 한 장면 ⓒ CJ ENM

 
<뒤돌아보지 말아요>는 2월 5일 음원 공개를 앞두고 있지만, 촬영 시작은 지난 7월부터 이뤄진, 나PD 예능 중에선 보기 드문 초장기 프로젝트다. tvN 제작진과 유희열을 비롯한 안테나 담당자들의 회의가 이뤄질 때만해도 프로그램 제작에 대한 상세 계획도 없이 무작정 촬영을 진행했지만, 이때의 만남을 계기로 구체적인 틀이 마련되기 시작했다. 사실 지난 2014년 토이의 정규 7집 < Da Capo >이후 유희열의 신곡 작업은 잠시 멈춤에 돌입한 상태였다.  

​유희열은 수년 동안 소속사 가수들을 위한 작사, 편곡에만 참여했을 뿐 일체의 작곡을 하지 않았던 터였다. 본인이 내뱉은 말을 지키긴 해야 했지만, 갑자기 곡을 써야 하는 상황은 유희열로서도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나PD의 곡 독촉까지 몰려왔다.

"곡 독촉 받아본 적이 지금까지 두 차례 있었다. 한 번은 이문세 선배('조조할인'), 그 다음이 김장훈 형('난 남자다') 그리고 세 번째가 지금이다."

본의 아니게 이문세, 김장훈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된 나영석 PD의 외압(?)까지 몰려왔지만, 특유의 낙천적 성격으로 어려움을 유머로 승화시킨 유희열은 즉각 작업에 돌입했고 직접 멜로디를 허밍으로 부르면서 신곡을 차근차근 완성하기에 이른다.  

​이를 들은 젝스키스는 즉각 만족감을 표시한다.  평소 칭찬에 인색한 리더 은지원조차 흡족함을 표할 만큼 새 노래 '뒤돌아 보지 말아요'는 어느새 젝키의 색다른 음악성을 보여줄 기대곡으로 급부상한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고 말았다. 가사를 완성하지 못하자 유희열은 "나영석 PD가 가사 쓰면 어떻겠냐?"는 긴급 SOS 신호를 보내고 만다. 결국 김이나 작사가가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서정성과는 담 쌓은 나PD 작사 참여의 꿈은 다행히(?) 무산되었고 <뒤돌아 보지 말아요>는 그렇게 첫 회를 우여곡절 끝에 마감했다. 

한번 내뱉은 말이 가져온 나비효과
 
 지난 22일 유튜브와 TV를 통해 첫 공개된 tvN 새 숏폼 예능 '뒤돌아보지 말아요''의 한 장면

지난 22일 유튜브와 TV를 통해 첫 공개된 tvN 새 숏폼 예능 '뒤돌아보지 말아요''의 한 장면 ⓒ CJ ENM

 
​이번 신작 <뒤돌아 보지 말아요>는 그동안 방영된 나 PD표 예능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신곡 제작 과정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흥미로움을 선사한다. 그동안 나 PD는 여행(꽃보다 할배+청춘), 음식 혹은 식당(삼시세끼, 윤식당, 강식당), 온갖 게임(신서유기)을 전면에 내세웠었다. 그러나 어색함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 답은 그간 나PD 제작 예능 속 고정 출연진 중 가수의 비중이 상당히 높았던 사실을 떠올리면 금세 찾을 수 있다. 

비록 돌발적인 공약 제시 과정에서 비롯된 일이긴 하지만 유희열(알쓸신잡), 은지원(신서유기) 등을 앞세운 발라드 신곡 제작은 이들을 좋아하는 팬들로선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학창 시절 '로드파이터'를 무척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지금 너무 신기해요. 젝키 가사를 쓴다는게...제 학창 시절을 지배하셨던 분들인데"라며 감격해하는 작사가 김이나의 말처럼 <뒤돌아 보지 말아요>는 1990년대를 겪어 본 사람들에겐 추억과 반가움을 동시에 안겨준다.  

비록 장르는 달랐지만 동시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음악인들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10분짜리 예능은 어느새 토이, 젝스키스를 사랑한 팬들의 즐거움을 블록버스터 영화 수준으로 극대화시켰다.  

"곡 받으러 왔니? 너희들 스타가 되고 싶구나"라는 유희열의 너스레와 함께 제작비 마련 차원에서 "곡 중간에 PPL을 넣자"는 당돌한 제안이 난무할 만큼 예능에 걸맞은 출연자와 제작진의 밉지 않은 입방정이 오간 <뒤돌아 보지 말아요>는 또 한 번 성공적으로 TV와 유튜브 공간을 즐거운 웃음꽃으로 채웠다. 
 
 지난 22일 유튜브와 TV를 통해 첫 공개된 tvN 새 숏폼 예능 '뒤돌아보지 말아요''의 한 장면

지난 22일 유튜브와 TV를 통해 첫 공개된 tvN 새 숏폼 예능 '뒤돌아보지 말아요''의 한 장면 ⓒ CJ ENM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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