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 25일 오후 13시 40분

지구온난화(기후위기)를 생각할 때 대개 우리는 화석연료 공장들과 자동차 배기가스를 우선 문제 삼는다. 대체로 사람들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을 그것으로 규정한다.

그런데, 정말로 그런지, 제대로 한 번 따져보자고 제안하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요컨대, 화석연료나 자동차 배기가스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런 것들의 책임을 면제하자는 건 아니다. 기후위기를 전반적으로 다시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더 신속하고 더 효과적인 대책을 세우자고 환기하는 다큐멘터리다. 작품의 제목은 <카우스피라시(Cowspiracy)>, 러닝타임은 1시간 30분(2014년 제작).
 
영화 포스터:  <카우스피라시>

▲ 영화 포스터: <카우스피라시> ⓒ 넷플릭스

 

<카우스피라시>는 여러 논문 및 환경보고서들의 팩트체크에서 출발한다. 일례로 2009년 월드워치 보고서에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내뿜는 것)이 축산업(51%)이라는 통계가 있다. 그에 반해 교통은 13%로 보고됐다. UN보고서상에도 수치에 조금 차이가 있지만 지구온난화의 주범을 축산업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축산업이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직접 지목되는 이유 중 하나는 식용가축들이 소화과정에서 배출하는 메탄가스 때문이다. 식용가축 개체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메탄가스는 더 많이 배출된다.

그러면 환경단체들은 축산업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하여 어떤 대응을 하고 있을까? 지구 위 동물의 98%가 가축이고(양식장의 생선들 포함), 나머지 2%만이 야생동물이라는 점이 지구온난화를 얼마나 치명적으로 가속화하는지 과연 충분히 홍보하고 있을까? 좀 놀라운 일이지만, 환경단체들은 지구온난화라는 주제에 관한 한 화석연료와 자동차 배기가스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축산업에 대해서는, 유구무언이다.

환경단체가 눈을 감는 이유
 
영화 스틸컷: <카우스피라시>

▲ 영화 스틸컷: <카우스피라시> ⓒ 넷플릭스

 
축산업이 야기하는 온실가스, 환경파괴, 생물다양성 훼손 문제를 환경단체들이 몰라서가 아니다. 환경단체들이 그쪽을 향해 눈을 살짝 감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만약 환경단체들이 축산업을 기후위기 주범으로 놓고 비판할 경우, 육식을 즐기는 후원자들을 잃게 될 것이 눈에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환경단체들은 단체의 생존을 위하여 타협한 건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제일 중요하고 더 신속히 효과를 볼 수 있는 해결방안(축산업에 대한 엄격한 규제)보다는, 차선책에 집중하게 되었다. 즉 화력발전 줄이기, 자동차 덜 타기, 전기와 물 아껴쓰기 등에 치중하는 것이다. 물론 차선책도 해결책이며, 여기에도 인력과 노력이 투여되어야 하는 건 맞다. 그렇지만, 그러느라 시급하고 강력한 최우선 해결방안이 뒤로 밀렸다. 환경단체의 생존법이라 해야 할지. 

영향력 있는 큰 환경단체들이 거론을 자제하는 와중에 다큐멘터리 감독은 축산업계를 개인적으로 파헤친다. 결국 그는, 지구인 중에서 육식인구만을 위해 운영중인 공장식 축산업은 물론이거니와 목장식 축산업도 비판할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되었다. 목장은 넓고 평평한 목초지를 필요로 한다. 목장을 건설하려면 산을 깎고 숲을 밀어야 한다. 목하 지구온난화 속도를 늦춰주고 있는 숨통 격인 원시림이 사라지는 주된 원인은 가축의 적정한 사육공간과 그들의 식량공급지(경작지) 확보 때문이다.

소 한 마리는 하루에 63-68Kg의 풀을 먹고(우리 시대 한국인 1명의 1년 치 쌀소비량 무게에 맞먹음), 130L의 물을 마셔야 한다. 소 한 마리가 아니라 소 떼를 기를 소 목장을 운영하려면 거대 규모의 목초지가 필요하다. 막대한 용량의 물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대기오염과 수질오염(배설물)을 감수해야 한다. 

마침내 다큐멘터리 감독은 어느 순간, 촬영을 지속할 것인가 멈출 것인가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한 저널리스트는, 다큐멘터리 내용에 시비를 거는 줄소송이 나타날 것이며 그 소송비용을 감당할 수 없으리라 충고한다. 어쩌면 기업들과 FBI에게 쫓기게 될지도 모른다는 염려도 덧붙인다. 축산업을 문제 삼다가 살인청부업자에게 살해당한 수녀님, 그리고 테러의 타깃이 되어 희생된 브라질의 환경운동가들 이야기도 그의 두려움을 부추긴다.

그러나 두려움과의 사투 끝에 다큐멘터리 감독은, 엄청나게 두렵지만 침묵할 수 없다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지구인 중에서 오직 육식인구만을 위해 숲이 사라지고, 물이 오염되며,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는 것에 대하여 누군가는 진실을 말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영화 말미, 감독은 채식의 가능성을 여러 방향으로 모색한다. 인간은 동물성 단백질을 반드시 섭취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반대로, 지구온난화로 지구가 훼손되면, 인간은 더 이상 생존을 할 수 없다.

이제 인류는 지구온난화를 멈추기 위해 적합한, 제대로 된 행동을 해야 한다. 방향과 우선순위를 잘 잡아야 한다. 시간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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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nah Arendt의 행위이론과 시민 정치(커뮤니케이션북스, 2020)] 출간작가 | ‘문학공간’ 등단 에세이스트 | ‘기억과 치유의 글쓰기(Writing Memories for Healing)’ 강사 | She calls herself as a ‘public intellectual(지식소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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