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는 전문가가 비전문가는 볼 수 없는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일련의 프로세스에 있다. 물론 지적을 당한 당사자가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문제를 개선해 나가는 과정도 흥미롭다. 일종의 성장 드라마라고 할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드라미틱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지만 핵심적인 포인트는 아니다. 

솔루션 프로그램이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는 까닭은 그것을 우리 삶에도 적용시킬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3년째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요식업 종사자에게 교과서처럼 여겨질 뿐 아니라 요식업과 무관한 다수의 시청들에게는 자신(의 문제점)을 돌아볼 보조 교재로 활용된다. 간접 경험을 통해 배움을 얻는 것이다. 

두 번째 솔루션 원만히 진행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한 장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한 장면. ⓒ SBS

 
성남시 모란역 뒷골목을 찾아간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두 번째 솔루션은 원만히 진행됐다. 다시 찾아간 생면국숫집은 백종원의 조언을 스펀지 빨아들이듯 수용했다. 사장님은 식전 서비스로 제공됐단 닭죽을 빼고, 그 대신 모든 메뉴의 가격을 1000원 낮췄다. 닭죽이 사라진 효과는 잔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손님들은 국수를 남기지 않았다. 사장님의 일도 훨씬 수월해졌다. 

사장님은 세 가지 버전으로 나눠져 있던 육수도 하나로 통일했다. 번거롭고 불필요한 방식이었다. 잔치국수의 맛도 합격점을 받았다. 기본기에 충실하다는 평가였다. 황태국수는 지난 번 방문 때 먹었던 해물잔치국수보다 훨씬 낫다는 칭찬을 받았다. 다만, 목이버섯은 국수와 어울리지 않았고, 달걀 고명은 매번 부치기 어려워 빼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지적을 받았다. 

생면국숫집의 가장 큰 문제는 비효율적인 주방 동선이었다. 생면의 장점은 건면보다 월등한 스피드와 맛인데, 제면기가 구석에 있어 동선이 꼬이는 바람에 조리 시간이 많이 걸렸다. 사장님은 주문이 들어온 후 5분이 지나서야 면을 삶기 시작했다. 그건 있는 장점을 상쇄하는 일이었다. 면 뽑기, 삶기, 헹구기의 모둔 작업을 한 공간에서 할 수 있는 동건을 짤 필요가 있었다. 

백종원은 주방 내 반찬통 테이블의 면적을 줄여 제면기 공간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 지금은 주방과 홀을 막고 있는 초록색 벽을 투명 유리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사장님이 생면을 삶는 모습을 손님들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미였다. 백종원은 사장님에게도 몇 가지 숙제를 더 내줬다.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나갈 수 있도록 육수를 만들고, 황태국수의 매운 버전을 연구해 보라고 했다. 

육개장집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사장님은 생강을 아예 빼기로 결정했고, 쓴맛의 주범이었던 고사리도 빼버렸다. 대신 시래기를 넣은 버전을 준비했다. 과연 맛은 어떨까. 한 입 먹어 본 백종원은 무언가를 느끼고 김성주를 소환했다. 하지만 김성주는 시래기가 들어간 육개장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업그레이드 된 기존의 육개장의 깊은 맛에 푹 빠졌다. 

육개장의 맛은 흠집을 데가 없었다. 백종원은 지금의 맛을 꾸준히 유지하면 방송의 힘이 없어도 맛집 등극이 가능하다며 극찬했다. 다만, 밑반찬 없이 깍두기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며 모든 정성을 육개장에 올인하라고 조언했다. 또, 제육 볶음, 돈가스 등 다른 메뉴를 다 빼버리라고 했다. 남은 건 대량으로 조리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었다. 100인 분의 육개장을 끓이는 게 다음 미션이었다. 

"어디서 이런 걸 배웠어요? 겨자 무지하게 넣었네. 왜 이런 짓을 해요, 좋은 고기 갖다가?"

새로운 출발선 선 김치짜글이집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한 장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한 장면. ⓒ SBS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한 장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한 장면. ⓒ SBS

 
가장 난코스였던 김치찜짜글이집도 본격적인 솔루션이 시작됐다. 김치찜짜글이에 들어간 고기를 먹고 뱉어버렸던 백종원은 주방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정체불명의 고기 향, 그 원인을 찾기 위해 분주했다. 냉장고 안에는 1인분씩 소분된 냄비들이 쌓여 있었다. 요리하는 입장에서 조금 편할지는 몰라도 음식이 조리된 상태로 꽤 오래 보관돼 있어 신선도 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계속해서 백종원은 플라스틱 통 안에 들어 있는 정체불명의 액체를 발견했다. 김치전 반죽이었다. 사장님은 언제 만들었는지 기억도 하지 못했다. 아무런 관리 없이 그저 보관 중이었다. 대용량 김치찜도 플라스틱에 보관돼 있었다. 한 번 할 때마다 30kg씩 대용량으로 조리하고 보관한다고 했다. 열흘이 더 갈 때도 있다고 했다. 맛은 둘째 치고 변질 우려가 있었다. 

냉장고 위쪽에는 김치찌개 육수가 보관돼 있었는데, 살얼음이 얼어 있었다. 냉동된 육수를 좀 전에 꺼내놓았기 때문이다. 백종원은 냉면 육수도 아닌 김치찌개 육수를 누가 얼려서 보관하냐고 다그쳤다. 얼음이 섞여 있으면 염도 조절이 어렵다고 했다. 계속 냉장고를 뒤지던 백종원은 정체불명 고기 향의 원인을 찾아냈다. 두둥! 겨자를 넣고 숙성시켜 놓은 고기였다. 
 
아침에 만들었지만 이미 물이 흥건했다. 거품까지 나왔다. 변질되고 있었던 것이다. 백종원은 한숨을 크게 내쉬며 기본부터 차근차근 다시 시작해보자고 제안했다. 사장님은 결혼과 출산 후 아르바이트를 다니며 어깨너머로 배운 노하우를 접목시켜 긴 연습 끝에 레시피를 만들었지만, 안타깝게도 제대로 된 방법은 아니었다. 하지만 새로운 출발선에서 다시 시작할 기회를 잡았다. 

차근차근 솔루션의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생면국숫집과 육개장집과 다시 처음부터 단계를 밟아야 할 김치찜짜글이집. 백종원과 함께 성장할 사장님들의 성장 스토리가 더욱 기대된다. 물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도 우리 삶의 영역에서 함께 한걸음 나아가게 되지 않을까. 그게 솔루션 프로그램의 묘미니까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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