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하이가 3년 3개월 만에 정규 10집으로 돌아왔다. 타블로는 "저희 에픽하이 밖에 없는 독립적인 회사를 시작한 지 2년이 좀 넘었다"고 근황을 밝히며 "감사하게도 해외에서 늦깎이 관심을 받기 시작해 2020년 전까지 투어를 많이 돌았다"고도 덧붙였다. 

18일 오후 에픽하이(타블로, 미쓰라, 투컷)의 정규 10집 < Epik High Is Here 上 >의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위로'와 '공감'이 우리 노래의 의미
   
"지금의 코로나19 상황에서 앨범을 내는 게 맞나" 고민했다는 에픽하이. 아무래도 에픽하이는 공연형 그룹이기에 팬과 만날 수 없는 시기에 앨범을 내는 것에 많은 고뇌가 따랐던 것. 하지만 컴백을 마음먹는 데 다음과 같은 요인이 더해지며 힘을 얻었다.

타블로는 "최근 방송국에서 유노윤호씨를 만났는데 '비 형도 나오고, 형님들도 나오고, 효리 누나도 활동하고 계시고, 저도 나오니 저희 활발하게 활동하던 때가 떠오른다'고 하더라. 저희 또한 예전 생각도 나고,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는 이런 시기에 컴백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10집 앨범은 헤이즈가 피처링한 '내 얘기 같아'와 CL·지코가 피처링한 '로사리오' 두 곡이 더블 타이틀곡이다. 미쓰라는 "저희 에픽하이가 음악을 만들고 발표하면서 항상 가장 우선시되는 키워드는 위로와 공감"이라며 이번 앨범도 그것에 초첨을 맞췄다"고 소개했다.

그는 "위로와 공감이 없다면 저희가 음악을 만드는 것도, 발표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떠한 같은 경험을 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 음악이 응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미쓰라는 공황장애를 겪은 일을 고백하기도 했다. 

"제가 감당하기 벅찬 좌절감, 인간관계의 어려움, 음악적으로 최고의 결과물을 내야 된다는 부담감 등이 겹쳐서 그런지 갑자기 공황장애 증상이 찾아왔다. 이걸 겪으면서 이런 마음의 병 같은 힘든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위로해줄 음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단 생각을 했다. 또 작년은 우리 모두가 갑작스럽게 좌절감과 공포를 느꼈던 해였기 때문에 특히나 위로의 음악을 이번 앨범에 담고 싶었다." (미쓰라)

비아이가 피처링에 참여한 이유
   
이번 앨범엔 타이틀곡 2곡 외에 '레슨 제로(LESSON ZERO)', '수상 소감', '레이카(LEICA)', '정당방위(IN SELF-DEFENSE)', '트루 크라임(TRUE CRIME)', '소셜 디스턴스 16(SOCIAL DISTANCE 16)', '엔드 오브 더 월드(END OF THE WORLD)', '위시 유 워(WISH YOU WERE)'까지 총 10개 트랙이 수록됐다.

헤이즈, 지코, CL, 우원재, 넉살, 창모, 김사월, 비아이 등 화려한 피처링 군단이 눈길을 모으는데, 특히 마약 투약 혐의로 물의를 빚은 아이콘 출신 비아이가 피처링 라인업에 속해 다소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타블로는 "무엇보다 그 노래를 가장 완성에 가까운 곳으로 데려가줄 수 있는 분을 협업 상대로 찾는다. 신중할 수밖에 없는데, 비아이 군과의 작업 역시 무게감 있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 곡을 포기할 수 없을 만큼의 완성도를 비아이가 만들어준 것도 사실이다"라고 답했다. 

"이 곡을 비아이가 하면 가장 잘할 것 같았다. 앨범 작업 막바지에 이르러서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봤더니 이 곡은 이 앨범에 꼭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컷)

끝으로 타블로는 새 앨범을 내는 소감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지금의 상황 속에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게 무언지를 찾으려고 노력한다"며 "현재 요구되는 위로, 공감 등도 당연히 변할 테니까 그것에 맞춰 우리가 그런 것들을 채워줄 수 있도록, 그런 능력을 갈고 닦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게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거기에 맞춰 위로를 전달 드리려고 노력할 것 같다." (타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