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1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2021년 예능 유망주 찾기에 돌입한 MBC <놀면 뭐하니?> 16일 방영분에는 장항준(영화감독), 이진호(개그맨), 그렉(가수), 이영지(래퍼) 등 주변 추천을 받은 연예계 다양한 인물들의 출연으로 재미를 선사했다.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한 인물들이긴 하지만 고정 버라이어티 예능과는 낯선 이들은 특유의 입담을 뽐내면서 카놀라 유(유재석)를 흡족시켰고 향후 개최될 예능인들의 큰 잔치에 대한 기대치도 끌어 올렸다.  

그런데 이날 방송에서 특별하게 다가왔던 내용은 사실 따로 있었다. 후반부를 장식했던 2020 연예대상 수상자들의 만남이 그것이었다. KBS에서 감격의 대상을 차지한 김숙을 초대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카놀라 유의 '본캐' 유재석의 1990년대 일명 '베짱이' 시절의 일화를 들어봄과 동시에 예능인으로서 살아남기 힘들었던 그간의 고충, 향후 만들 방송에 대한 의견을 함께 수집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웃음꽃 만발한 '베짱이' 시절 폭로담
 
 지난 1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1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월화수목금토일 김숙을 안보고 일주일을 지나칠 수 없다", "김숙과 함께 하면 최소한 6개월에서 4년까지 죽지 않는다"라는 영길(김종민)의 소개처럼 김숙은 다작, 그리고 장기 예능의 대명사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그녀가 택한 각종 파일럿 예능이 모두 정규편성이 되었고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방영되는 등 성공의 징표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는 나름의 선택 기준을 언급하면서 겸손을 표한다.

​지금이야 내로라하는 예능 스타들이지만 개그맨으로 입문했던 1990년대 유재석과 김숙은 무명 설움 겪으면서도 꿈을 놓지 않았던 인물들이었다. 송은이, 김숙 등과 함께 출연한 1998년 KBS <코미디 세상만사> 속 코너 '남편은 베짱이'가 조금씩 반응을 얻으면서 유재석은 점차 다른 프로그램으로 발을 넓힐 수 있었다. 그런데 당시 유재석은 김숙의 폭로(?)를 빌자면 안쓰러움 그 자체였다. 다이어트를 한다는 이유로 밥 한번 안샀다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동석(데프콘), 영길의 비난이 동시에 쏟아진다.  

​"제일 선배인데... 우리들은 배고파 죽겠는데 매번 밥을 먹고왔다"라는 말과 더불어 각종 질책이 이어지자 잠시 '본캐' 유재석으로 돌아온 카놀라 유는 "내가 먹고 왔겠어?"라며 폭발하기에 이른다. 유일하게 차가 있었던 '베짱이' 유재석은 새벽 늦게 연습이 끝나면 서울 한바퀴를 돌다시피 하면서 일일히 후배들을 집까지 데려다 줬지만 그의 수중엔 기름 넣을 돈 외엔 없었기 때문이다.   

​이어 "열정적으로 연습했다. 더 재밌는 거, 주인공 베짱이 위주로" 진행되었다는 김숙의 말에 유재석은 "내가 살아야 코너가 산다"라며 진땀 흘리면서 그 시절을 회고 한다. 웃음꽃 넘치는 폭로전 덕분에 시청자들은 그들의 젊은 추억담을 함께 공유하면서 즐거운 저녁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뜨니까 변했다" 긍정적으로 달라졌다는 유재석
 
 지난 1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1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비록 온갖 유재석의 비화를 쏟아낸 김숙이지만 "그 시절 우리들의 희망이었어요"라고 고마움을 표한다. 여기에 덧붙여진 그녀의 이야기는 왜 유재석이 지금까지 인기 정상의 연예인으로 살아남았는지를 잘 표현해준다. 베짱이(유재석)만 빼고 여전히 모임을 갖는다는 당시 베짱이팀 멤버들은 자신들끼리 유재석을 두고 "사람이 바뀌었다"고 언급한다.

"원래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이라서... 그때도 착했다"라는 말에  그는 "뜨니까 변했다가 맞다. 경험을 하면서 느낀 것이 내가 이러면 안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자기 중심적이던 철없던 시절 이후의 변화를 조심스럽게 설명해줬다. 방송일이 없어서 여러 차례 그만 두려고 하던 김숙을 붙잡았던 인물도 유재석이었다. 정작 본인도 집에서 쉬고 있으면서 "숙이야, 넌 잘 될거야"라면서 건내준 응원은 결과적으로 지금 두 사람에겐 대상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개그맨 후배들도 요즘 만날 수 없다. 공연을 하건 뭘 하든 다 모일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능력은 있는데 (프로그램이 없어서) 못하는 분들이 진짜 많다"라는 그녀의 바람에 대해 유재석은 "우리가 작은 가능성이라도 열어줄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고 의지를 피력한다. 김숙 또한 일 싹 정리하고 돕겠다며 새로운 예능 판 만들기에 힘을 보태기로 약속한다.  

이날 개그맨 선후배들이 나눈 허심탄회한 대화에서 현재 <놀면 뭐하니?>가 진행중인 버라이어티 예능 부활+유망주 발굴 기획이 결코 단순히 즉흥적으로 등장한 것은 아니었음을 짐작케한다. 무명시절의 고생을 통해 느꼈던 깨달음이 그를 변화시켰고 이젠 후배들을 위해 뭔가 해줄 수 있는 자리에서 큰 일을 벌이려 하고 있다. "뜨니까 변했다"라는 부정적 옛말조차 유재석에게 만큼은 긍정적 변화의 큰 힘을 표현하는 문구가 되어줬다. 
 
 지난 1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16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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