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티 르로이> 포스터

<제이티 르로이> 포스터 ⓒ (주)영화사 빅

 
<나를 찾아줘>, <부탁 하나만 들어줘>, <인퍼머스> 등 최근 할리우드가 선택하는 영화의 소재 중 하나가 '관종'이다. 유명세를 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펼치는 기이한 이야기를 통해 묘한 공감과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작품, <제이티 르로이> 역시 이런 관종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세상 앞에 나설 기회를 얻었지만 그럴 수 없는 여성이 또 다른 자신을 만들어내다 벌어지는 일을 다룬 이 작품은 현대인의 두려움과 관심을 받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낸다.
 
미래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사바나는 오빠 제프를 따라 샌프란시스코를 향한다. 음악가로 활동 중인 제프는 자신의 여자친구 로라를 사바나에게 소개한다. 가수로 활동 중인 로라는 제프와의 음악적인 교감으로 가까워진 사이다. 셋은 함께 외출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로라는 이상한 말을 한다. '만약 그곳 사람들이 내가 제이티 르로이라는 걸 알았다면 특별한 눈으로 봐 주지 않았을까'.
  
 <제이티 르로이> 스틸컷

<제이티 르로이> 스틸컷 ⓒ (주)영화사 빅

 
제이티 르로이는 한 편의 소설로 베스트셀러 작가에 등극한 인물이다. 극도의 신비주의 작가인 그는 인터뷰도 전화로만 응할 뿐 한 번도 모습을 나타낸 적이 없다. 로라는 사바나에게서 묘하게 자신이 창조해낸 인물인 제이티 르로이를 보게 된다. 제이티는 중성적인 매력에 금발의 머리카락을 하고 있다. 군인처럼 짧은 머리카락에 중성적인 매력을 지닌 사바나에게 로라는 제이티가 되어달라 부탁한다.
 
로라의 부탁에 따라 압박붕대로 가슴을 가리고 금발가발을 쓴 사바나. 제이티가 되어 사진 촬영을 끝낸 그녀는 제이티의 소설이 영화화가 되면서 영화계 관계자들과 만나는데 이른다. 이 자리에서 사바나는 에바를 만난다.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애정공세를 하는 에바에게 사바나는 사랑을 느끼고 진짜 제이티처럼 행동하고자 한다. 이런 사바나의 모습은 거짓된 모습을 통해 거짓된 관계를 맺는 현대인이 겪는 '관심 콤플렉스'를 보여준다.
  
 <제이티 르로이> 스틸컷

<제이티 르로이> 스틸컷 ⓒ (주)영화사 빅

 
로라는 '관종'이지만 '관종'은 아니고 싶은 존재다. 에세이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처럼 인간의 마음에는 상반되는 감정이 있다. 돈은 많이 벌고 싶지만 힘들고 싶지는 않은, 죽고 싶을 만큼 힘들지만 떡볶이란 달달함은 맛보고 싶은 감정이 우리 누구에게나 있다. 로라는 자신의 불행했던 과거 때문에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지만 동시에 유명해지고 싶다. 이 유명세를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에 자신이 선망하는 대상의 모습을 만들어낸다.
 
이 존재인 제이티 르로이를 유지하기 위해 그녀는 사바나를 이용한다. 사바나의 마음에도 관종의 심리가 들어가 있다. 아직 미래를 향한 진로를 확실히 정하지 못한 그녀는 제이티 르로이가 되어 유명세를 타게 되자 그 인생을 자신의 것이라 착각한다. 특히 배우인 에바가 자신에게 애정을 표하자 스스로를 특별한 사람이라 여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인생선배 로라의 조언을 무시하며 다툼을 벌이기도 한다.
 
이 관계를 통해 영화가 조명하고자 하는 건 관종의 삶에 필요한 용기다. 로라는 자신의 모습에 대중이 실망할 것을 두려워했기에 멋있는 누군가를 만들어내고자 했고, 사바나 역시 아무것도 아닌 자신을 보여주는 게 싫었기에 제이티가 되는 걸 택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관심을 받고 싶지만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는 걸 두려워했다. 폼 나고 멋있는 대상만이 사랑을 받는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감추었다.
  
 <제이티 르로이> 스틸컷

<제이티 르로이> 스틸컷 ⓒ (주)영화사 빅

 
관종을 소재로 한 작품은 허언증과 과감한 행동을 말한다. 진솔한 자신보다는 남들이 좋아할 만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 이 작품은 타인의 사랑을 받는 대신 자신에 대한 사랑을 잃어버리는 아쉬움을 보여주며 진정한 자신이 되어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남에게 사랑받고자 노력하면 타인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공허와 외로움을 느낀다. 반면 자신을 사랑하는 용기를 지니면 언젠가 관심이 끝난다 하더라도 따뜻한 온기를 품고 살아갈 수 있다.
 
<제이티 르로이>는 베스트셀러, 할리우드, 칸영화제 등등 꿈과 같은 환상적인 요소들을 통해 허상을 표현한다. 실체 없는 허상 속에서 안개를 잡으려 해봤자 손에 잡히는 건 없다. 무엇보다 소중한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을 위해 용기 있게 앞으로 나아가는 게 올바른 것이라는 주제의식을 보여준다. 메시지에 있어서는 강한 의미를 지니지만,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말이 빨라져 산만해지는 연출은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시민기자의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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