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15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곧 학교에 들어가야 할 나이의 남자아이가 화가 나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해 행동을 하고, 엄마를 때리는 공격성을 보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15일 방송된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에 찾아온 엄마의 걱정도 그것이었다. 엄마를 많이 걱정해주는, '딸 같은 아들'이라는 8살 금쪽이는 언젠가부터 엄마에게 공격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금쪽이는 미용실에서 엄마의 파마 시술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처음에는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주기도 하고 장난을 치며 시간을 보냈지만, 시간이 오래되자 점점 지루해졌다. 그런 금쪽이가 잠깐 밖에 나가자 엄마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날이 춥다며 기어코 미용실 안으로 데려오더니 잠바를 입으라고 했다가 잠시 후에는 강압적인 어투로 "앉아, 기다려! 나가지 마!"라고 지시했다. 

오은영 박사는 엄마의 말은 '이중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앞뒤가 다른 메시지는 아이를 혼란스럽게 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쪽이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엄마의 말을 들으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어차피 엄마의 지시는 손바닥 뒤집듯 금방 바뀔 테니 말이다. 자연스레 엄마에 대한 신뢰감이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육아를 하는 양육자에겐 치명적이다. 

어쩔 수 없이 엄마 옆에 앉은 금쪽이는 심통이 났는지 몸을 앞뒤로 흔들기 시작했다. 엄마는 그런 금쪽이를 제지하기 시작했다. 다칠까봐 걱정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금쪽이의 입장에선 과한 통제라고 느껴질 상황이었다. 기분이 나빠진 금쪽이는 엄마의 손을 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자신의 허벅지를 내려치고 손톱으로 얼굴을 긁었다. 볼이 빨개지도록 자해 행위를 계속했다. 

 
 15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15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이 손이나 치워. 어딜 씨..."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고 싶은 엄마와 기분이 잔뜩 상한 금쪽이 간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엄마에게 팔을 잡힌 금쪽이는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럴수록 엄마는 더욱 강하게 금쪽이를 제어하려 했다. 갈등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엄마는 아빠에게 전화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겁에 질린 금쪽이는 엄마를 막기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던 걸까. 

금쪽이가 자해 행동을 시작한 건 5살 때부터였다. 처음에는 장난이라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해가 갈수록 점점 더 과격하게 변했다고 했다. 엄마는 이혼을 한 후 더욱 심해진 경향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자해 행동이 있냐는 정형돈이 질문에 뺨을 세게 때리기도 한다고 대답했다. 영상으로 본 금쪽이는 굉장히 위태로워보였다. 금쪽이의 자해 행동은 무엇 때문일까. 

오은영은 자해에는 수많은 이유가 있는데, 금쪽이이 경우에는 감정 상태와 연관을 지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쪽이는 정서 발달 과정에 있는데, 이는 후천적인 영향이 중요하기 때문에 부모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했다. 금쪽이가 다양한 감정을 자각하고, 이를 적절히 표현하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세심한 훈육이 필요했다. 그건 오롯이 부모의 몫이었다.

그렇다면 아이가 화가 났을 때 부모의 올바른 대처법은 무엇일까. 오은영은 아이가 느끼는 불편한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말로 해결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지 않으면 표현 방법을 몰라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자해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지 못해 스스로 힘들뿐더러 자해를 하면 부모가 놀라 상황이 빨리 정리되기 때문이기도 했다. 

모자간의 갈등은 빈번하게 발생했다. 공책 등 학용품을 사러 간 문구점에서 금쪽이의 시선을 끈 건 당연히 장난감이었다. 그러나 엄마는 "갖고 싶은 건 나중에"라며 금쪽이를 제지했다. 금쪽이는 필요한 걸 먼저 사면 장난감도 사줄 거라 생각하고 엄마의 말을 따랐다. 잠시 후 금쪽이가 장난감을 골라 왔지만, 엄마는 "그런 거 사러 온 거 아니잖아"라고 단호히 거부했다. 

화가 난 금쪽이는 엄마를 때리기 시작했다. 금쪽이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엄마는 다시 아빠에게 전화를 건다고 협박(?)했고, 금쪽이의 행동은 더욱 과격해졌다. 분명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오은영은 주 양육자가 엄마인데 문제 상황에서 아빠한테 전화를 하면 현장에서의 지도력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엄마도 전화를 하고 나면 때리는 힘이 더 세진다며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방법이라 인정했다.
 
 15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15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한편, 대립 상황에서 금쪽이는 엄마의 손을 잡으려고 필사적으로 행동했다. 앞서 미용실에서도 다투다 말고 엄마에게 안아달라고 했던 상황이 비슷했다. 금쪽이는 뭔가 불안한 듯했다. 목적 없는 감정 싸움은 쉽사리 끝이 나지 않았고, 화가 난 엄마도 냉랭해졌다. 금쪽이는 엄마의 화가 풀리기를 기다렸지만, 엄마는 쉽사리 마음을 풀지 않았다. 결국 금쪽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오은영은 무엇이 문제라고 봤을까. 우선, 엄마는 걱정이 많은 편이었다. 대부분의 걱정이 그러하듯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 대한 앞선 걱정이었다. 그러다보니 엄마 입장에서는 모든 일이 온통 훈육거리처럼 여겨졌다. 오은영은 한 번에 하나씩만 가르쳐 보자고 제안했다. 또,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지 말라고 조언했다. 아이의 반응에 일일이 맞대응하면 대치 상황이 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현재 엄마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수용적 자세'였다. 아이가 원하는 걸 모두 들어주라는 의미가 아니라 아이의 감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주라는 얘기였다. 오은영은 설령 싸우던 와중이라도 금쪽이가 손을 잡아달라고 요청하면 잡아주라고 했다. 그건 엄마를 기필코 이기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려는 제스처였다. 그럴 때는 그냥 잡아주면 될 일이다. 

금쪽이는 엄마가 분리수거를 하러 가는 짧은 시간도 떨어져 있으려고 하지 않았다. 떨어져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엄마는 기다리라고 지시했고, 금쪽이는 이를 거부하며 소리를 질렀다. 주먹을 꽉 쥐고 위협적으로 휘두르기도 했다. 또다시 대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엄마와 떨어지는 공포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무력감이 금쪽이를 벼량 끝으로 몰고 가고 있었다. 
 
 15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15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엄마도 속상하긴 마찬가지였다. 매일마다 반복되는 말다툼도 안타까웠지만, 평범한 가정을 만들어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죄책감도 컸다. 만약 이혼 가정이 아니었다면 불안감 없는 아이로 키울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엄마는 차마 아이에게 눈물을 보일 수 없어 다용도실로 들어갔고, 금쪽이는 엄마가 문을 열어주지 않자 애원하며 울기 시작했다. 

잠시 후 금쪽이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 무릎을 꿇고 손을 들었다. 엄마를 힘들게 한 자신에게 스스로 벌을 내린 것이다. 금쪽이도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금쪽이의 모습에 스튜디오는 눈물바다가 되고 말았다. 엄마가 방에 들어간 건 '타임 아웃'으로 감정을 추스르기에 좋은 방법이기는 했지만, 불안감이 높은 금쪽이에게는 엄마와의 소통 단절과 사랑 거절로 받아들여졌다. 

"금쪽이는 가장 무서운 게 뭐야?"
"엄마가 어디 갔다 오는 거... 엄마가 없으면 안 되니까... 6살 때였나? 시장에서 엄마는 은행 간다고 했는데 엄마 잃어버려서 울면서 갔어요."


사실 금쪽이는 엄마를 잃어버렸던 기억 때문에 엄마가 없는 상황이 너무도 공포스러웠던 것이었다. 이제야 금쪽이의 행동이 이해됐다. 금쪽이는 엄마를 떠올리면 화난 표정이 생각난다며 자신이 짜증내고 주먹질해서 그런 거라고 대답했다. 잘못된 행동이라는 걸 알지만, 마음대로 고쳐지지 않는다고 했다.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을 몰랐던 금쪽이는 결국 죄책감에 자해와 자학을 반복했던 것이다. 
 
오은영은 시작은 아이를 잘 키우려는 마음이지만, 엄마의 불안과 걱정이 높아지면 제지하고 통제하려는 경향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아이의 '자생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한계와 보호에 기준을 마련해야 했다. 또 한 번에 한 가지만 가르치라는 대전제 하에 아이의 마음을 수용하는 자세를 견지하라고 조언했다. 엄마는 '진정-포용-대화'로 이어지는 갈등 3단계 해소법을 배워나갔다. 

또 자해 방지를 위해 '놀이 테라피'를 적극 권장했다, 엄마는 금쪽이를 도자기 체험 공방에 데려가 촉감 놀이를 하도록 했다. 엄마와의 즐거운 시간을 통해 금쪽이의 공격성은 한층 완화됐다. 불안한 마음을 달래줄 '안심 주머니'도 금쪽처방 중 하나였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 자신의 물건을 보며 불안을 가라앉히는 훈련의 일환이었다. 금쪽이는 안심 주머니를 통해 엄마의 부재를 이겨냈다.

엄마는 끊임없이 노력했다. 영상을 보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했고,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불철주야 공부했다. 금쪽이가 화를 내도 그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애썼고, 차분하게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도록 도왔다. "부모의 위대함에 언제나 고개를 숙"인다는 오은영의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됐다. 결국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존재는 부모이고, 아이를 바꾸는 건 부모니까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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