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개관한 연희동 예술영화관 라이카시네마

13일 개관한 연희동 예술영화관 라이카시네마 ⓒ 성하훈


새로운 예술영화관은 침체된 한국영화에 희망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코로나 19로 영화산업이 휘청거리면서 예술영화를 담당해온 CGV 아트하우스팀이 해체와 상상마당시네마의 운영이 중단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희동에 새로 생긴 예술영화관 라이카시네마가 13일 공식 개관했다.
 
영화산업의 총체적 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개관한 라이카시네마는 혼란 속에 희망을 안고 태어난 새 생명과 같은 느낌을 안겨줬다.
 
복합문화공간 안에 문 연 극장
 
13일 연희사거리 인근에 문을 연 라이카시네마는 코로나 19로 인해 별도의 개관 행사 없이 오전 11시 30분 첫 영화 상영을 시작으로 조용히 문을 열었다. 새로 지어진 스페이스독 건물 1층의 카페를 거쳐 지하로 내려가니 입구에 개 형상의 모형이 관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극장의 이름인 라이카는 1957년 11월 3일 구 소련이 개발한 스푸트니크2호에 태워 우주로 보내진 최초의 개의 이름이다. 입구에서 세워진 개 조형물이 극장의 상징인 셈이다.
 
 라이카시네마 입구에 있는 개 모형

라이카시네마 입구에 있는 개 모형 ⓒ 성하훈

 
극장이 개관하던 날, 연초에 시작된 한파가 풀리며 기온이 상승한 것은 개관 선물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아담한 극장에는 관객들이 다음 영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라이카시네마는 개관기념으로 기획전을 준비했고 첫날 <패터슨>과 <마미>, <라라랜드>를 상영했다.
 
이날 극장에는 모든 스태프들이 나와서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라이카시네마가 자리한 스페이스독 건물주인 서기분 대표도 만날 수 있었다. 연희동 토박이로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중년 여성인 서기분 대표는 지역에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겠다는 꿈을 스페이스독을 통해 실현했다. 스페이스독에는 카페와 창작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유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서 대표는 "개관하는 날이나 잠시 나왔을 뿐이고, 내가 주목받기는 부담스럽다"면서 "젊은 친구들이 잘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앞에 나서지 않고 조용히 뒤에서 전문가들을 돕는 역할만 하겠다는 태도였다.
 
기존에 극장을 운영해 본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예술영화 전용관을 만든다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기에 결단이 필요한 일이다. 영화계에서는 라이카시네마 개관 소식에 누가 극장을 만든 것인지 궁금증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 대표는 "복합문화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극장이 꼭 있어야 했다"며 "그래서 투자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개관을 준비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늦게 극장 문을 열었다"면서 "모든 운영은 젊은 사람들에게 맡겼다"고 덧붙였다. 극장의 운영의 책임은 공연 예술 쪽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 위탁받은 상태다.
 
개관 축하 관객 발걸음 이어져
 
 라이카시네마 내부

라이카시네마 내부 ⓒ 성하훈

 
라이카시네마는 39석(장애인석 1석 포함)의 소규모 극장이지만 1.85:1 와이드스크린에 음향 시설은 7.1채널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7.1CH Dolby Atmos Sound)를 설치했다. 아늑한 시사실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예술영화를 즐기기에 좋은 공간이다.
 
개관 기획전도 영화관의 시설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편성됐다. <라라랜드>와 <지옥의 묵시록 : 파이널 컷>은 영화관 음향 시설을 제대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영화들이다.
 
코로나19로 전체 극장이 관객 수가 급감하며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현실이지만 개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듯 라이카시네마는 개관 첫날 관객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졌다.
 
 13일 개관한 라이카시네마를 찾은 관객

13일 개관한 라이카시네마를 찾은 관객 ⓒ 성하훈

 
프로그래머 역할과 운영의 실무 책임을 맡고 있는 문유정 이사는 "코로나19로 좌석을 절반인 19석만 운영하지만 절반 정도의 상영이 예매로 매진됐다"며 "개관 첫날인 오늘도 1~2석 빼고는 준비된 좌석이 다 차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 개관했지만 영진위 예술영화관 지원사업 신청도 할 생각"이라며, "개봉 편수가 줄어들었기에 당분간은 국내 상업영화도 상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계는 어려운 시기에 개관한 라이카시네마에 격려를 보내고 있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이런 때일수록 차별화된 극장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예술영화관의 탄생을 축하했다.
 
라이카시네마는 개관 기획전으로 화제가 됐던 예술영화들을 집중 상영한다. 개봉 중인 <화양연화>를 비롯해 <멜랑코리아>,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서칭 포 슈가맨>, <레토>, <나, 다니엘 블레이크>,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윤희에게> 등 16편의 영화가 24일까지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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