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SBS 연예대상에서 '공익예능상(김성주)'을 수상했던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새해를 맞아 마음을 다잡고 힘차게 출발했다. 2021년 첫 번째 골목이자, 프로그램의 29번째 골목은 성남시 모란역 뒷골목이었다. 5분 거리에 있는 모란 사거리는 상권이 살아있는 반면에 모란역 뒷골목은 사람들이 없어 휑하기만 했다. '백종원 매직'이 간절한 곳이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한 장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한 장면. ⓒ SBS

 
어려운 시기 맞은 생면국숫집
 
첫 번째 식당인 '생면국숫집' 사장님은 요식업 경력만 22년 9개월의 베테랑이었다. 중간에 10년을 쉬었다는 걸 감안하면 '요식업계의 시조새'격이었다. 경기도 포천의 백운계곡에서 식당을 운영했던 사장님은 1988년 하루 최고 매출 700만 원을 기록했을 정도로 장사의 맛을 경험했었다. 하지만 그 이후 8개의 점포가 줄줄이 폐업했고, 교통사고까지 겪으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사장님은 오전 6시 30분에 출근을 해서 오전 11시에 가게를 오픈 했다. 굉장히 부지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달리 생각하면 장사 준비만 5시간 가까이 걸리는 셈이었다. 굉장히 비효율적이었다. 사장님도 걱정이 태산이었다. 이것저것 할 일은 많은데 고생한 것에 비해 매출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일 매출은 10만 원 이하로 떨어져 있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사장님은 국수에 생면을 사용했다. 생면은 건조된 면에 비해 식감이 좋은 장점이 있었다. 그런데 생면국숫집의 경우 구조적으로 주방과 제면기가 멀고 동선도 길어서 효율적이지 않았다. 또, 제면에 시간이 많이 걸려 조리 시간이 꽤나 지체됐다. 일반 국숫집에 비해 회전율이 너무 떨어졌다. 비빔국수는 약 12분이 걸렸고, 해물잔치국수는 그로부터 또 14분이 소요됐다.

그 때문일까. 사장님은 닭죽을 서비스로 준비해 손님들이 국수가 나오기 전에 먹을 수 있게 해두었다. 백종원은 맛은 괜찮다고 칭찬하면서도 국숫집에서는 해서는 안 되는 메뉴라며 당장 빼라고 했다. 보리밥과 열무김치가 입맛을 돋우는 데 반해 닭죽은 감칠맛이 강해 본 메뉴인 국수 맛을 떨어뜨린다는 이유였다. 사장님도 닭죽 때문에 국수가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제 국수를 맛볼 차례였다. 해물 잔치국수는 해산물이 넉넉하게 들어가 있어 비주얼 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맛은 낙제점이었다. 백종원은 한마디로 "면이 아깝다"며 국물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비빔국수의 양념장도 백종원의 성에 안 차긴 마찬가지였다. 사장님은 농도와 간을 맞추기 위해 닭죽을 넣었는데, 그 때문에 양념장이 미끄덩거려 식감이 불쾌했다. 

백종원은 시식 후 주방을 살펴보다가 염도가 다른 육수통이 세 개나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사장님은 국수마다 다른 육수를 사용했던 것이다. 장사를 준비하는 데 장장 5시간이 걸리는 비밀은 거기에 있었다. 비효율적인 조리 동선과 준비 방식이 문제였다. 헛웃음을 터트린 백종원은 하나의 육수로 통일하라는 숙제를 내주었다. 또, 생면의 장점을 살리는 방법도 찾아보라고 했다. 

마지막 희망 건 '육개장집'

두 번째 식당은 '육개장집'이었다. 육개장을 워낙 좋아하는 사장님은 첫 창업으로 육개장집을 열었고 어느덧 5년 차에 접어들었다. 호기롭게 개업을 했으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여파까지 겹쳐 매출은 더욱 떨어졌다. 작년 11월 기준으로 한 달에 20그릇을 파는 수준이었다. 사장님은 2월 폐업할 예정이지만, <골목식당>에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고 있었다. 

육개장집은 푸트코트에 버금갈 정도로 메뉴(음식 메뉴 11종, 사이드 메뉴 4종)가 많았다. 백종원은 "뭐여~"라며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육개장 전문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메뉴 정리가 필요할 듯했다. 그렇다면 육개장의 맛은 어떨까. 손님 중에는 '똠양꿍' 맛이 난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도 있었고, 레시피가 많이 바뀐다고 지적하는 이도 있었다. 

백종원은 육개장을 좋아하는 김성주를 불러 함께 시식을 했다. 김성주는 "뭐,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데... 뒤에 약간 쓴맛이 나는데요?"라며 갸우뚱했다. 그러자 백종원은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춰 주었다. 찌푸려졌던 김성주이의 미간이 금세 펴졌다. 사장님이 국간장만으로 맛을 잡으려 했기에 간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똥양꿍처럼 시큼한 맛이 나는 까닭은 생강향 때문이었다. 

사장님에게는 세 가지 숙제가 주어졌다. 우선, 싱거운 간을 잡아야 했다. 또, 생강이 많이 들어가는 것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었다. 사장님이 고기를 삶는 육수에도 생강을 듬뿍 넣은 탓에 시큼한 맛이 나는 것이었다. 아무리 좋은 재료라도 적당히 사용해야 하는 법이다. 마지막으로 쓴 맛을 없애야 했다. 그건 고사리를 넣은 채로 2~30분 가량 끓이는 조리 방법 때문이었다. 

백종원 놀라게 한 '김치찜짜글이집'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한 장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한 장면. ⓒ SBS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한 장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한 장면. ⓒ SBS

 
마지막 식당은 '김치찜짜글이집'이었다. 조리 과정을 먼저 확인한 백종원은 "희한하네. 음식 어디서 배웠지?"라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사장님은 겨잣가루와 월계수잎 등으로 고기 밑간을 하고 하루동안 숙성했고, 라드(돼지 지방을 녹여 얻은 반고체의 기름)를 냄비에 둘러 거기에 김치찜을 쪄서 보관했다. 백종원은 "음식 잘못 배웠네"라며 탄식을 내뱉었다.

보관도 문제였다. 사장님은 육수의 경우 손님이 많을 때는 2~3일이면 없어지고, 많지 않을 때는 보름도 간다고 설명했다. 또, 삶은 고기는 3~4일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그 말을 들은 백종원은 "그럼 냄새날 텐데"라며 우려를 표했다. 사장님은 자신의 음식을 '짜글이'라고 했지만, 사실 그 정체가 애매했다. 실제로 백종원 앞에 나온 짜글이는 국물이 찌개보다 많아서 김칫국에 가까웠다. 

백종원은 환자식처럼 심심한 김칫국이라 평가했고, 정인선은 "고기에서 똠양꿍 냄새가 나는데요?"라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과연 이 골치 아픈 상황을 백종원이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해진다. 가뜩이나 힘겨운 시기에 백종원 매직이 제대로 효과를 거뒀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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