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원하던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한 나성범

염원하던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한 나성범 ⓒ NC 다이노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에 성공한 김하성과 더불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던 나성범이 당초 예상과 어긋나게 메이저리그 팀들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지난 11일 귀국했다. 30개 구단 중 나성범과 계약 의사를 밝힌 팀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무응찰이라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고 말았다.

나성범의 성적이나 현재 기량보다는 그를 둘러싼 외부 조건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그가 지난해 KBO리그에서 보인 타격 생산력(OPS 0.985)만 따지면 샌디에이고 행 계약을 따낸 김하성(0.920) 이상이었지만 2019시즌 중 당한 십자인대 부상의 여파로 지명타자로 많이 출전했던 이력이 문제였다.

유격수를 포함해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김하성과 비교해 수비 포지션에서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부상 재발에 대한 우려와 89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인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무관중 경기가 지속되면서, 메이저리그 구단 역시 긴축재정 체제에 돌입한 것도 문제였다. 아마도 나성범이 신인 시절 포지션인 중견수로 꾸준히 출장했고, 메이저리그가 과거처럼 정상적으로 시즌이 치러졌다면 포스팅 응찰 결과가 긍정적이었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ML 도전 실패 후 SNS를 통해 직접 심경을 전한 나성범

ML 도전 실패 후 SNS를 통해 직접 심경을 전한 나성범 ⓒ 나성범 SNS

 
이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결과적으로 나성범은 2021시즌에도 NC 다이노스에 남게됐다. 나성범의 입장에선 오랜 기간 염원한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이 무산되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지만 디펜딩챔피언 NC로서는 나성범 공백이라는 전력 누수를 막을 수 있게 되어 한숨을 돌리는 상황이다.

실제로, NC는 나성범의 공백을 우려해 FA 시장에 나온 공격력 좋은 선수의 영입을 검토했을 정도로 고민이 적지 않았다.

0.324의 타율과 34홈런 112타점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5.64를 기록한 핵심 타자의 공백은 어떤 방법으로 대체하기 어렵다. NC 입장에선 2021시즌도 나성범과 함께하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다시 현실이 됐다.

※ 2020시즌 NC 팀 내 홈런 순위
 
 20시즌 나성범은 34홈런을 기록하며 NC 팀내 최다 홈런을 기록했다.(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20시즌 나성범은 34홈런을 기록하며 NC 팀내 최다 홈런을 기록했다.(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ML 도전 가능성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라도 나성범은 이제 2년 연속 통합 우승이라는 목표를 정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NC는 지난 2020시즌 내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고, 이어진 한국시리즈에서도 2010년대 후반 최강팀으로 평가받는 두산을 상대로 투타에서 완벽한 우위를 보이며 창단 첫 우승트로피를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NC가 2020시즌에 이어 2021시즌에도 통합 우승을 달성한다면, 단순히 한두 번의 우승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 집권을 통해 왕조로 갈 수 있는 밑거름을 마련할 수 있다.

나성범 역시도 쉽진 않겠지만 포스팅 재도전이나 FA 자격 취득 이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다시 모색할 수도 있다. 2021시즌 동안 외야 주전으로 자주 나서며 약점인 볼넷 삼진비율(0.32)을 개선한다면 정상화된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관심을 보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나성범의 잔류로 2년 연속 통합 우승 가능성이 높아진 NC(출처: 최감자/야매카툰)

나성범의 잔류로 2년 연속 통합 우승 가능성이 높아진 NC(출처: 최감자/야매카툰)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한 달여 가까이 진행된 나성범의 도전은 아쉽게도 수확 없이 끝났다. 그러나 2021시즌에도 나성범과 함께할 수 있는 NC 입장에선 우승 전력을 그대로 온존하며 새 시즌을 맞을 수 있는 스토브리그 최고의 수확을 거둔 셈이다. 

ML 진출이라는 오랜 꿈을 이루지 못하고 절치부심하고 있는 나성범이 새로운 왕조를 꿈꾸는 NC를 2년 연속 통합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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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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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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