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의 부부관찰 예능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이 연일 화제의 중심에 오르내리고 있다. 예능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유명 정치인들의 연속 출연에서부터, 고정 출연자를 둘러싼 반복되는 구설수에 이르기까지, 유명세만큼이나 논란도 동시에 몰고 다니는 형국이다. 

지난 12일 방송된 <아내의 맛>에는 예고한 대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출연했다. 한 주 전에 등장한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2주 연속 정치인 게스트의 출연이었다. 박영선 장관은 MBC 앵커 출신의 언론인이자 4선 국회의원, 현직 장관으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정치인 중 한명이다. 박 장관은 과거 2018년 tvN <인생술집>에 나온 적이 있지만, 리얼리티 예능에서 가족과 일상까지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영선 장관은 방송에서 남편인 국제변호사 이원조씨와 함께 등장해 평범한 일상을 공개했다. 남편과의 첫 만남과 러브스토리, MBC 최초 여성 특파원이 된 과정, 대학가요제에서 본선까지 진출했던 의외의 경력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공직자로서 항상 일에 바쁜 아내를 대신하여 매니저로 변신한 남편 이원조와의 다정한 일상, 부부가 차안에서 트로트를 즐겨 들으며 가수 임영웅에 대한 팬심을 유쾌하게 밝히는 장면들도 눈길을 끌었다.

한 주 전에 방송된 나경원 전 의원도 방송에서 처음으로 가족들을 공개하여 큰 화제가 됐다. 특히 딸 김유나씨와의 애틋한 모녀 케미가 호평을 받기도 했다. 

예능에서 보기 힘든 유명 여성 정치인들의 방송 출연은 높은 화제성과 함께 시청률로도 이어졌다. 5일 나 전 의원이 출연한 회차는 닐슨코리아 기준 프로그램 자체 최고 시청률 인 11.2%를 기록했다. 박 장관이 출연한 12일 회차도 9.6%로 역시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방송 다음 날까지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단에 두 사람을 비롯하여 가족들의 이름까지 오르내리는 등 엄청난 방송효과를 실감케했다.

하지만 2주 연속 정치인들의 예능 출연을 두고 비판적인 반응도 나온다. 두 사람이 모두 올해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이라 타이밍상으로도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선 파급력이 큰 예능 방송에서 여야를 떠나 특정 후보를 조명해주는 자체가 공정성을 훼손하는 선거 개입이 될 수 있다는 문제제기가 나온다. 예능 방송이 유명 출연자들의 '이미지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다.
 
 12일 방송된 <아내의 맛>의 한 장면

12일 방송된 <아내의 맛>의 한 장면 ⓒ TV조선

 
'정치인의 방송출연' 외에도 <아내의 맛>에 대한 논란은 또 있다. 이 프로그램은 부부예능을 대표하는 관찰예능으로 오랫동안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한편으로 무리한 설정과 자극적인 에피소드로 끊임없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최다 출연자인 함소원-진화 부부가 대표적이다. 18살 차이 연상연하이자 한중 국제커플로 화제가 된 함소원-진화 부부는 <아내의 맛>에 장기 출연하면서 지금까지 '부부간 불화설' '베이비시터 갑질' '자녀 훈육 문제' 'ATM기기 독점' '중고거래 비매너' 논란 등으로 수차례나 구설수에 오르내린 바 있다.

12일 회차에서는 함소원 부부의 자녀인 '혜정이 실종사건'이 발생했다. 맞벌이에 바쁜 함소원-진화 부부가 스케줄 때문에 혜정 양을 이웃집에 잠시 맡겨놓았고 서로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아 아이의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으며 소동이 일어나는 상황을 담았다. 결국 오해로 인한 해프닝으로 밝혀지기는 했지만 두 부부는 이 사건으로 또다시 부부싸움까지 벌이며 큰 갈등을 빚었다. 

사건 자체는 어떤 가정에서나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해프닝이었지만, 많은 시청자들이 이 장면을 불편하게 느낀 이유는 '하필 또 함소원 부부'였기 때문이다 함소원-진화 부부가 출연할 때마다 반복되는 과도한 '가정사 갈등' 에피소드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매우 높다. 부부간의 유쾌한 일상과 공감대를 그려내는 다른 출연자들과는 달리 유독 함소원-진화 커플이 출연할 때마다 부부싸움이나 이기적인 언행 등으로 불편한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그려진다. 앞서 함소원은 방송 출연에 따른 악플에 대한 부담감을 여러 차례 호소하기도 했지만, 정작 이후로보 변화된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이밖에도 <아내의 맛>은 부부관찰예능을 표방했으면서도 부부와 관계없는 트로트 신동들을 출연시킨다던지, 화제성 있는 출연자와 비인기 출연자간의 빈익빈 부익부 '편파 분량' 논란, 진정성이 의심되는 부자연스러운 설정 연출 의혹 등으로 지속해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당장의 관심몰이를 통하여 시청률을 높이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그와 비례하여 프로그램을 둘러싼 비호감 이미지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출연자들의 '이미지 홍보'와 '노이즈 마케팅' 논란 사이에서 불안한 외줄타기를 거듭하고 있는 <아내의 맛>의 현 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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