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무대-아카이브K' 발라드 편에 출연한 가수들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 발라드 편에 출연한 가수들 ⓒ SBS

 
SBS가 모처럼 특별한 기획을 선보였다.  

지난 3일부터 방영중인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는 SBS가 창사 3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준비한 음악 토크쇼다. 발라드를 시작으로 댄스, 문나이트, 동아기획, 학전소극장 등 7개 주제로 나눠 한국 대중음악사를 이야기하는, 그동안 지상파 예능에선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구성이 특징이다.

첫 번째 주제로 총 2회에 걸쳐 마련된 발라드편은 '한국형 발라드의 계보'라는 타이틀로 소개되었다. 이문세를 시작으로 1980년대 중반 우리에게 발라드라는 장르를 각인시킨 명인들의 이야기와 노래를 들어보면서 그 속에 얽힌 사연을 소개하는 내용이 중심을 이뤘다.  

[GOOD] 이문세, 유재하로 시작된 한국형 발라드 핵심정리
 
 SBS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의 한 장면.

SBS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의 한 장면. ⓒ SBS

 
​그동안 '음악 예능' 하면 경연(오디션) 혹은 가창 중심의 구성이 대부분이었다. 이와 달리 <아카이브K>는 제목 그대로 기록을 보관하고 정리하는 의미를 강하게 내세우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문세, 변진섭, 신승훈 등의 음악을 듣고 자라온 기성 세대부터 요즘의 폴킴, 규현 등 신세대 음악인들을 선호하는 젊은 음악팬 모두를 발라드라는 장르로 아우를 수 있었던 건 그들이 발표한 멋진 음악에서 비롯되었다.  

​팝 음악으로부터 인기의 주도권을 찾아왔던 첫 번째 인물인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을 시작으로 변진섭의 '홀로 되다는 것은', 조성모의 '아시나요' 등이 원곡 가수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되면서 그 시절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에겐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또 임진모, 김작가 등 전문 음악 평론가들과 하광훈, 지근식 등 1980년대 현업에서 활동하던 작곡가들의 인터뷰를 곁들이면서 그들이 발표했던 음악의 가치와 의미를 정리해보는 내용 또한 흥미를 돋운다. 

​클래식에 기반을 뒀던 이영훈, 해외 팝에 심취했던 유재하의 특징을 언급하면서 작곡가 김형석 등의 입을 빌려 전문적인 설명을 첨부한 구성 역시 제법 신선한 접근이었다.

뿐만 아니라 "원래 유재하로 부터 곡을 받기로 했었다"(변진섭), "음반 발표 2주 전 급하게 박주연 작사가로 부터 가사를 받았다"(임창정) 등의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가요계 뒷 이야기도 당사자들을 통해 소개되면서 토크 예능으로서의 목적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종종 프로그램에서 파편적으로 언급되던 발라드를 '쪽집게'마냥 2회짜리 방송으로 간결하게 압축했다는 점에선 마치 '대중가요 요점정리' 같은 느낌을 주며 향후 방영될 타 장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SO SO] "이 가수는 왜 없지?" 분량 조절의 아쉬움​
 
 SBS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의 한 장면.

SBS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의 한 장면. ⓒ SBS

 
전문성을 겸비한 음악 예능으로써 <아카이브K>는 기대 이상의 호평을 받았지만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선 아쉬움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왔다. 시간 관계상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한 가수 위주로 내용이 구성되다 보니 한국 발라드 역사의 일부만 다루는데 그쳤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단 2회만으론 발라드 장르에서 혁혁한 공을 남긴 모든 이들을 아우르기 어렵다는 현실적 고충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출연 가수 위주로만 내용을 채우다 보니 자칫 이 방송에서 거론되지 않은 인물들의 가치와 업적이 낮게 평가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자아냈다. 

방송에서 ​1990년대 가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승환, 김동률 등의 존재는 딱히 찾아보기 어려웠다. 윤종신조차도 작사가 박주연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소개됐을 뿐이다. 향후 동아기획 편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이수영 이전에 발라드 여가수로 자리매김했던 이소라 등에 대한 언급도 이뤄지지 않아 아쉬웠다.

한동안 위축되었던 발라드 장르에 돌파구가 되어준 OST 분야는 출연자 백지영 한명만 거론하면서 훅 지나가버렸다. 또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던 신승훈에 대한 분량이 고작 5분 남짓에 머문 데 비해 조성모는 가창 포함 20분가량을 할애한 점은 분량 조절 실패가 아니냐는 질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밖에 일부 음악팬들은 향후 방영될 내용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낸다. 록+헤비메탈 같은 장르의 부재를 비롯해서 "동아기획은 있는데 기왕이면 신해철-015B-윤종신-김동률이 속했던 대영AV, 조동익이 이끈 하나음악 같은 1990년대 명문 레이블도 다뤄줬으면..." 등의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준비기간 2년에 대중음악인 205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방대한 자료를 마련했다고 하니, 시즌2 방영으로 이어지길 희망해본다.
 
 SBS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의 한 장면.

SBS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의 한 장면. ⓒ SBS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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