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가요계는 상상 이상의 사건들로 연일 팬들을 놀라게 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 속의 일로만 여겨졌던 한국 가요의 '빌보드 1위 등극'이 이젠 꿈이 아닌 현실이 되는가 하면 각종 공연, 행사 등이 대거 취소 또는 연기되거나 온라인 형태로 진행되는 등 코로나19 여파 속에 온갖 어려움도 한꺼번에 몰려왔다.

각종 방송에선 그동안 외면 받던 트로트 가수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모처럼 부흥기를 맞이한 반면 그렇지 못한 인디 장르 또는 무명 음악인들은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등 부익부 빈익빈 상황도 목격되고 있다.

그 누구보다도 쉼 없이 2020년을 달려온 음악인들과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고자 각종 사건 및 현상 등을 시상식 형식으로 나눠 정리해봤다. 

올해의 음악인 : BTS
올해의 노래 : Dynamite​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방탄소년단(BTS)은 지난해에 이어 2020년 역시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 여름 발표한 'Dynamite'로 한국 가수 최초 빌보드 Hot 100 싱글 차트 1위에 올라선데 이어 'Savage Love', Life Goes On' 또한 그 뒤를 이어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영어 가사곡 뿐만 아니라 한국어 가사로도 세계 시장을 점령했다는 점에서도 방탄소년단은 대한민국 가요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5장 연속 빌보드 200 앨범차트 정상 등극 등 발표하는 작품들마다 각종 신기록을 수립하고 있다. BTS의 현재를 만들어준 데 한 몫을 담당했던 해외 순회 공연은 아쉽게도 중단되었지만 매번 접속 폭주를 몰고오는 온라인 공연, 수백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가 말해주듯 BTS는 2020년 누구보다 가장 열심히 한해를 보낸 인물들로 손꼽을 만하다. 

올해의 MVP : 임영웅
올해의 약진 : 오마이걸

 
 임영웅, 오마이걸

임영웅, 오마이걸 ⓒ 뉴에라프로젝트, WM엔터테인먼트

 
TV조선 <미스터트롯>이 방영되기 전만 하더라도 그의 이름, 음악을 알아주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프로그램 종영 이후 임영웅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시청률 30%를 돌파한 오디션 예능의 우승자로서 각종 CF 섭외가 쇄도하고 '이젠 나만 믿어요', 'Hero' 등의 싱글을 비롯해서 <사랑의 콜센타>, <뽕숭아학당> 등 음악 프로에서 그가 부른 곡들이 대거 음원 순위에 등장했다. 팝, 록, 라틴 스타일의 곡들도 자유자재로 소화하는 등 과거 트로트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점에서도 임영웅의 등장은 큰 의의를 지니고 있다.

데뷔 5주년을 맞은 걸그룹 오마이걸의 약진도 2020년 가요계가 거둔 수확 중 하나다. 매년 발표하는 곡, 음반마다 양질의 내용으로 호평을 받긴 했지만 대중들의 주목도에선 아쉬움을 남겨왔다. 그런데 올해 만큼은 예외였다. '살짝 설렜어', 'Dolphin'을 동반 히트 시키면서 대형 그룹들 틈바구니 속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흔히 데뷔 2~3년차 동안 큰 인기를 모으지 못한다면  그 이후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팀들이 부지기수인 아이돌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감안하면 '대기만성'의 모범사례라 할 수 있다. 좋은 음악에 대한 믿음이 팀의 존재 가치를 높여주는데 일조했다. 

올해의 증가 : 음반 판매량
올해의 감소 : 각종 행사, 직캠

 
 블랙핑크의 'The Album', 백현의 'Delight'는 각각 여성 그룹과 남자 솔로 가수 단일 음반으론 사상 첫 100만장 판매고를 달성했다.

블랙핑크의 'The Album', 백현의 'Delight'는 각각 여성 그룹과 남자 솔로 가수 단일 음반으론 사상 첫 100만장 판매고를 달성했다. ⓒ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2020년 가요계에선 디지털 음원 시장을 역행(?)하는 현상이 목격되었다. 바로 기록적인 음반 판매량이 그것이다. 가온차트를 운영하는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1일~12월12일까지 음반 판매량은 무려 4000만장을 넘어섰다.(상위 400위 기준) 이는 지난해 2459만장과 비교해서 64% 이상 늘어난 수치다.   

7년전 2013년 826만장이 팔렸던 이래 CD를 중심으로 한 음반 판매고는 소폭의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2016년 1000만장을 넘어섰고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NCT 등 다양한 그룹들이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면서 케이팝의 위상과 인기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비록 예전처럼 콘서트를 통한 만남의 기회는 사라졌지만 팬덤의 소비 욕구가 음반 구매로 이어지면서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의 주문을 부채질하기에 이른다. 

​반면 각종 공연은 2020년 들어 거의 사라지다시피했다. 대규모 인원 운집이 불가능해지면서 각종 기업 및 지자체 주최 행사 역시 마찬가지로 올스톱되고 말았다. 코로나 확산세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9~10월 무렵 일부 대면 형식 콘서트와 행사가 간간히 열리긴 했지만 더 이상 지속되지 못했고 온라인 방식으로 대체하거나 아예 공연을 취소하는 등 어려움은 가중되었다. 대외 행사가 없다보니 지난 수년 동안 유튜브 공간 등을 통해 인기를 얻었던 팬들의 '직캠 영상' 역시 자연히 소멸되다시피했다.  

올해의 홍보 수단 : 각종 챌린지
올해의 방송 음원 : 놀면 뭐하니​

 
 지코'아무노래', 놀면뭐하니 '환불원정대'

지코'아무노래', 놀면뭐하니 '환불원정대' ⓒ KOZ엔터테인먼트, MBC

 
매년 엄청난 숫자의 신곡들이 쏟아지지만 대중들의 눈도장을 받는 음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저마다 자신들만의 매력, 장점을 알리기 위해 각종 홍보에 전념하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올해 들어선 인스타그램, 틱톡 등 각종 SNS의 숏폼 영상물을 활용한 '챌린지' 방식 홍보가 봇물처럼 이어졌다.  

유명 가수의 노래에 맞춰 재미난 율동을 15초 안팎 길이로 담아 각 계정에 등록하면 이용자들도 이를 퍼가거나 따라하는 방식으로 확산을 시도한다. 지난 1월 발매된 지코의 싱글 '아무 노래'는 가장 성공적인 챌린지 사례로 손꼽힌다. 틱톡에만 수십 만개 이상의 관련 영상물이 등장할 만큼 그 파급력은 상상 이상의 결과로 이어졌고, 챌린지는 '아무 노래'의 뜨거운 인기를 견인한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드라마 OST, 오디션 등 방송 프로그램 기반 음원들이 큰 인기를 얻은 것 역시 2020년 가요계의 주목할 만한 현상 중 하나다. 올해 상반기 방영된 <이태원 클라스>,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은 높은 시청률 속에 각종 삽입곡 역시 동반 인기를 얻었다.

그동안 음원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트로트는 <미스터트롯>의 폭발적인 성공에 힘입어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고 하반기 들어선 전통의 힙합 오디션 <쇼미더머니9>가 모처럼 관심을 모으면서 각종 순위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MBC <놀면 뭐하니?>가 탄생시킨 '싹쓰리', '환불원정대' 등 프로젝트 그룹의 신곡들은 발표와 동시에 인기 정상에 오르는 등 놀라울 정도의 사랑을 받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