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이적 후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획득한 김현수 ⓒ LG 트윈스
KBO리그 스토브리그의 최대 화제는 FA다. 하지만 모든 FA 자격 선수가 FA를 신청한 것은 아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는 25명의 FA 자격 선수 중 16명만이 FA 승인을 신청했다.
FA 자격을 갖췄으나 신청하지 않은 9명의 선수 중 LG 트윈스의 좌익수이자 주장인 김현수가 포함되었다. 그는 2018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해 FA 자격으로 LG 트윈스와 4년 총액 115억 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김현수는 국가대표 보상 일수로 인해 LG에 몸담은 지 3년만인 2020시즌 종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했다. 하지만 FA 신청을 하지 않고 LG와의 남은 1년 계약 기간을 지키기로 결정했다. 그는 2021시즌을 완주한 뒤에 FA를 신청할 전망이다.
LG는 김현수 덕분에 연말 KBO(한국야구위원회)의 공식 시상식장에서 '빈손'을 모면했다. 정규 시즌 MVP와 신인왕은 물론 개인 타이틀까지 LG는 한 명의 수상자도 없었다. 하지만 김현수가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에서 2위 득표로 수상에 성공했다.
▲ LG 김현수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 LG 김현수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두산 베어스 시절 김현수는 4회에 걸쳐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으나 LG 이적 후에는 첫 수상이다. LG는 2017년 지명타자 골글러브를 수상한 박용택 이후 2년간 수상자가 없었으나 올해 김현수로 인해 3년 만에 수상자가 나왔다.
김현수는 올 시즌 타율 0.331 22홈런 119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920을 기록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4.87로 팀 내 야수와 투수를 통틀어 1위였다.
하지만 김현수는 한때 타율 1위 및 타점 1위를 기록했으나 개인 타이틀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정규 시즌 마지막 달이었던 10월에 타율 0.207에 홈런 없이 10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584에 그친 탓이다.
매년 가을에 약했던 김현수가 정규 시즌 막판에 침묵하자 과연 포스트시즌까지 부진이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타율 0.167에 홈런 및 타점 없이 OPS 0.334,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250 1홈런 2타점 OPS 0.958을 기록했다.
전 소속팀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OPS가 외형적으로는 인상적이었으나 2경기에서 합계 5개의 삼진을 당할 정도로 세부 내용이 좋지 않았다. 별명인 '타격 기계'의 면모는 끝내 보여주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김현수의 정규 시즌 막판 및 포스트시즌의 부진은 LG의 정규 시즌 4위 및 준플레이오프 탈락에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다.
▲ 3년 연속 LG의 주장을 맡게 된 김현수 ⓒ LG트윈스
일각에서는 김현수의 가을 부진이 체력적 부담 탓이라 진단한다. 그는 정규 시즌 144경기 중 142경기에 출전해 619타석을 소화했다. KBO리그 6위이자 팀 내 1위에 해당하는 타석 수였다. '고액 연봉 선수는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한다'는 류중일 감독의 지론이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외야진이 매우 두터운 LG에서 김현수의 체력 안배가 불가능했던 것인지 강한 의문이 남는다. 1988년생 김현수도 서서히 배려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LG의 신임 류지현 감독은 김현수를 주장으로 지명해 그는 3년 연속 주장의 중책을 맡게 되었다. 이적 후 팀 분위기를 바꿨다는 평가를 듣는 김현수가 2021년 LG의 우승 도전에 앞장선 뒤 첫번째 계약에 준하는 'FA 대박'을 다시 한번 터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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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