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휴가> 이란희 감독

2020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휴가> 이란희 감독 ⓒ 서울독립영화제

 이란희 감독의 <휴가> 한 장면

이란희 감독의 <휴가> 한 장면 ⓒ 서울독립영화제 제공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는 2020 서울독립영화제의 선택은 '해고노동자'였다. 장기 농성 중인 해고노동자를 소재로 한 소재로 한 이란희 감독의 극영화 <휴가>는 대상을 수상했고, 이수정 감독의 다큐멘터리 <재춘언니>에 출여한 콜트콜텍 노동자들은 집행위원 특별상 수상자가 됐다.
 
두 영화 모두 장기간 농성을 했던 콜트콜텍 노동자들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휴가>는 올해 부산영화제 뉴커런츠 후보에 올랐고, <재춘언니>는 부산영화제 다큐멘터리상 수상작이다.
 
지난 11월 26일 개막한 46회 서울독립영화제가 9일간의 행사를 무사히 마치고 4일 저녁 CGV 압구정에서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3차 유행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사고 없이 마무리돼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가 있는 영화제로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 에도 국내상영작은 최소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관객분들이 조용하고 열심히 극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올해 전체 관객 수는 685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만 3천의 절반 정도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개최된 대부분의 영화제들이 예년 관객의 10~20%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예년 대비 50%를 웃도는 관객 수는 상당한 수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열기가 뜨거웠음을 보여줬다.
 
콜드콜텍 해고노동자 다룬 <휴가>와 <재춘언니>
 
대상 수상작인 이란희 감독의 <휴가>는 정리해고무효소송에서 최종 패소하여 농성을 쉬게 되면서 일어나는 한 해고노동자의 짧은 휴가를 담은 영화다. 독불장군상과 함께 배우에게 수여하는 독립스타상까지 차지하며 3관왕이 됐다.
 
대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단상에 올라 눈시울을 붉힌 이란희 감독은 "오랫동안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취재했던 인물이 오체투지를 할 때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예의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며 "현장에서 다큐멘터리 감독님들은 고민을 더 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제작 과정을 회상했다.
 
또한 "2010년부터 콜트콜텍 시나리오를 쓰려고 왔다갔다할 때 아저씨들과 연대하는 활동가들에게 부끄럽고 잘못도 없이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며 "영화하는 사람으로서 고민은 할 수 있지만 그래도 비켜 가고 피해갈 수 있는 부분이 있으나 여러 현장에서 다큐멘터리 감독님들은 정말로 더 많은 고민이 있을 것"이라면서 투쟁현장을 다큐 감독들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영화가 중요한 것이라면 열심히 만들겠다"고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재춘언니>의 콜트콜텍 노동자들이 호명되는 순간

<재춘언니>의 콜트콜텍 노동자들이 호명되는 순간 ⓒ 서을독립영화제

 
대상만큼이나 주목을 받은 것은 모든 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집행위원회 특별상이었다. <재춘언니>가 호명되는 순간 이수정 감독은 눈물을 흘리며 수상소감을 통해 노동자들을 선택해 준 것에 대해 감사를 전했다.
 
이수정 감독은 "지난 13년 동안 싸운 노동자들이 가장 가까웠던 사람들에게 지지받지 못할 때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13년간 버틴 분들 덕분에 그런 분들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저도 다큐를 찍을 수 있었다. 열심히 싸워주신 노동자분들을 기억해 주시고 상까지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수정 감독의 수상에는 대상을 시상하러 나온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도 별도로 축하를 전했다. 오석근 위원장은 "이수정 감독님이 울컥하는 모습을 보니까 아주..."라며 잠시 말을 생각하다가 "왜 이렇게 말씀을 드리냐면 87년 한국영화아카데미 동기"라고 말했다.
 
이어 오 위원장은 "상업영화도 아니고 독립영화 다큐영화를 하면서 부산영화제 다큐멘터리상도 받고 서울독립영화제 상을 받고 하는 게 그렇게 하는구나 싶었다"면서 "이수정 감독님이 환갑을 앞두고 저렇게 작업을 하는 것에 후배님들이 귀감을 느끼길 바라고, 개인적으로 고맙다"고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이수정 감독은 대학시절 영화서클 활동을 시작으로 한국영화운동의 중심에서 활동해 온 감독이다.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 민족영화연구소에서 활동하며 단편영화 <하늘아래 방한칸>를 만들기도 했다. 이 영화는 올해 전태일 50주기를 기념하는 서울독립영화제 아카이브전에서 상영됐다.
 
봉제공장 노동자 <실> 단편 대상
 
 2020 서울독립영화제 독립스타상을 수상한 <실버택배> 변중희 배우(왼쪽 두번째), <휴가> 이봉하 배우(왼쪽 세번째)

2020 서울독립영화제 독립스타상을 수상한 <실버택배> 변중희 배우(왼쪽 두번째), <휴가> 이봉하 배우(왼쪽 세번째) ⓒ 서울독립영화제

 
이밖에 단편 대상은 창신동의 한 봉제 공장에서 옷 만드는 노동을 해 온 여성들과 그들의 세상을 섬세하게 조명한 이나연, 조민재 감독의 <실>이 선정됐다. 전태일과 연관이 있는 창신동 봉제 공장 여성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특별하면서도 의미있는 수상이었다.
 
장편 최우수작품상은 4대 가족의 33년을 사회학자로서 조망하면서 계급의 대물림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 보는 조은 감독의 <사당동 더하기 33>, 단편 최우수작품상은 현대의 획일화된 아파트 단지 내의 소외받은 계층의 서늘한 명함과 부조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고있는 서예향 감독의 다큐멘터리 <가양7단지>, 단편 우수작품상은 어느 남녀를 둘러싼 기묘한 이미지와 변주를 초현실적으로 그려낸 박지연 감독의 애니메이션 <유령들>이 각각 수상했다.
 
신진 감독의 참신한 패기와 도전을 격려하는 새로운선택상 부문은 임솔아 작가의 <최선의 삶>이라는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10대의 한 시절을 섬세하게 담아낸 이우정 감독의 <최선의 삶>과 받았다. 친구가 자주 타던 7011버스를 탄 게 영화의 시작이라는 이상민 감독의 <7011>이 나란히 수상했다. <최선의 삶>은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2관왕을 차지한데 이어 서울독립영화제에서도 수상하면서 상복이 이어졌다.

이주영, 이상희, 전여빈 등 새로운 독립영화배우들을 발굴해온 '독립스타상'은 <휴가>의 이봉하 배우와 더불어, <실버택배>에서 고령노동자의 서글프고 아찔한 삶을 연기한 배우 변중희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다. 열혈스태프상은 강원도의 풍광을 아름답게 담아낸 박근영 감독의 <정말 먼곳>의 양정훈 촬영감독이 수상했다. 폐막식에 참석한 오석근 영진위원장은 "영화계가 힘들지만 그 바탕에는 독립영화가 있다"며 "힘내시고 영진위도 독립영화계가 발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0 서울독립영화제 폐회선언을 하고 있는 김동현 집행위원장

2020 서울독립영화제 폐회선언을 하고 있는 김동현 집행위원장 ⓒ 서울독립영화제

 
2020 서울독립영화제 수상자 명단
 
-대상 : <휴가> 이란희 감독
-최우수작품상 : <사당동 더하기 33> 조은 감독
-단편 대상 : <실> 조민재, 이나연 감독
-단편 최우수작품상 : <가양 7단지> 서예향 감독
-단편 우수작품상 : <유령들> 박지연 감독
-새로운선택상(장편) : <최선의 삶> 이우정 감독
-새로운선택상(단편) : <7011> 이상민 감독
-독립스타상 : <실버택배> 변중희 배우, <휴가> 이봉하 배우
-열혈 스태프상 : <정말 먼 곳> 양정훈 촬영감독
-집행위원회 특별상 : <재춘언니> 이수정 감독
-독불장군상 : <휴가> 이란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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