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은 곳을 꿈꾸는 kt와 리빌딩을 진행중 인 롯데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은 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롯데의 내야수 신본기와 투수 박시영을 kt 위즈로 보내고 군복무 중인 kt의 우완 최건과 2022년 신인 드래프트 2차3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1군 경력이 비교적 풍부한 중견급 선수 2명을 내주고 미래를 내다 본 유망주와 신인 지명권을 받아온 국내에선 흔치 않은 '현재와 미래의 트레이드'다.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된 최건은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전체 11순위)로 kt에 입단해 1군에서 단 3경기에 등판했던 프로 경력이 짧은 유망주다. 반면에 kt로 이적한 신본기와 박시영은 프로에서 각각 9년과 13년을 보낸 중고참 선수들이다. 신본기와 박시영은 결과적으로 롯데에서 핵심 선수로 자리를 잡지 못한 만큼 새 팀인 kt에서는 반드시 달라진 면모를 보여야 한다.

롯데의 '선행왕' 신본기, 마법사들의 '슈퍼 유틸리티' 될까

부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부산에서만 학교를 다닌 신본기는 어린 시절부터 롯데를 동경하며 자란 '부산 토박이'다. 신본기는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의 2라운드(전체14순위) 지명을 받으며 어린 시절부터 그리던 거인 유니폼을 입게 됐다. 마침 신본기가 입단할 당시 롯데는 내야의 세대교체를 해야 할 시점이었고 동아대 시절부터 깔끔한 수비와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다고 평가 받은 신본기는 충분히 주전 경쟁이 가능했다.

하지만 신본기는 건실한 수비에 비해 프로 입단 후 3년 동안 타율 .212(410타수87안타)에 그칠 정도로 타격의 한계가 뚜렷했다. 2014 시즌이 끝난 후 경찰 야구단에 입대한 신본기는 2016년 95경기에 출전해 타율 .353 116안타3홈런51타점95득점의 성적으로 퓨처스리그 최다안타와 득점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성장세를 보였다. 신본기는 전역 후에도 25경기에서 타율 .309(81타수25안타)를 기록하면서 롯데의 새로운 내야수 후보로 떠올랐다.

2017년 128경기에 출전하며 미국으로 떠난 황재균의 자리를 메운 신본기는 2018년 139경기에 출전해 타율 .294 11홈런71타점55득점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 듯 했다. 하지만 신본기는 롯데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작년 시즌 타율 .256 1홈런26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급기야 올해는 안치홍과 딕슨 마차도의 가세, 한동희의 성장으로 롯데 내야에서 자리를 잃고 말았다.

신본기가 이적할 kt 역시 1루수에 강백호, 2루수에 박경수, 유격수에 심우준, 3루수에 황재균이라는 확실한 주전들이 포진해 있다. 하지만 kt는 박경수가 내년이면 한국나이로 38세가 되고 심우준은 아직 군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당장 주전 자리를 넘보기는 쉽지 않겠지만 롯데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을 잘 살린다면 유틸리티 내야수로서 신본기가 설 자리는 충분하다. 

신본기는 낮은 연봉을 받던 신인급 선수 시절부터 꾸준한 기부와 봉사를 했던 선수로 유명하다. 심지어 경찰야구단 복무시절에는 휴가를 나와서 봉사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탄탄한 기본기와 성실한 플레이,여기에 착한 심성까지 겸비한 신본기는 성적만 좀 더 올라간다면 첫 포스트시즌 진출로 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수원에서도 부산 못지 않게 뜨거운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오래된 기대주' 박시영, 수원에서 '마지막 승부'

박시영은 실력이나 성적보다는 특이한 이력으로 먼저 유명해진 선수다. 2008년 롯데 입단 후 팀이 가을야구 단골손님이 되면서 1군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던 박시영은 2013년 현역으로 군에 입대했다. 공교롭게도 박시영이 복무한 곳은 미군들이 많이 주둔해 있던 최전방의 공동경비구역. 박시영은 상대적으로 좋은 시설에서 미군들과 캐치볼을 통해 몸을 만들면서 선수복귀를 준비할 수 있었다.

입대 전까지 1군 2경기 등판이 경력의 전부였던 박시영은 2016년 1군에서 42경기에 등판해 2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5.40이라는 유의미한 성적을 올렸다. 롯데가 5년 만에 가을야구에 복귀한 2017년에는 47경기에서 2승3패5홀드6.47의 성적을 기록했고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3경기에 등판했다. 정확히 프로 입단 10년 만에 드디어 1군의 핵심 투수로 거듭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박시영의 상승세는 여기까지였다. 2018년 21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8.54로 부진에 빠진 그는 작년과 올해도 나란히 1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결국 박시영은 구승민, 박진형 등 기존의 필승조는 물론이고 루키 최준용에게도 밀리며 1,2군을 들락거리는 추격조 투수로 전락했다. 그리고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고향인 인천과 조금 더 가까워진 수원 연고의 kt로 이적하게 됐다.

올 시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kt의 불펜 전력은 결코 만만치 않다. 묵직한 공을 던지는 마무리 김재윤을 비롯해 홀드왕 주권이 버티고 있고 베테랑 이보근,유원상,전유수 등도 제 역할을 하며 kt 불펜의 경쟁력을 더했다. 하지만 kt의 이숭용 단장은 시속 140km 중후반대의 빠른 속구와 위력적인 스플리터가 kt 불펜에 충분히 도움이 될 거라며 박시영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박시영은 롯데 시절 통산 6.18의 저조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239이닝 동안 212개의 탈삼진을 기록했을 정도로 성적에 비해 구위가 뛰어난 투수로 평가 받았다. 롯데에서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한 박시영은 kt 유니폼을 입고 있는 1,2년 동안 달라진 성적을 보여주지 못하면 긴 선수생활을 보장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수원에서 새 출발을 하는 2021 시즌이 프로 14년 차를 맞는 박시영에게 더욱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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